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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Nov 27. 2017

누구맘대로 결혼해!절대 안시킬꺼야!

가벼운 역사 이야기 :  영국의 알렉산드라 왕비와 세 딸들

덴마크의 알렉산드라, 영국의 왕비, 빈터할터 그림


영국의 알렉산드라 왕비는 매우 다정다감한 여성이었다.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9세는 사실 왕위계승권과는 약간 떨어져있던 인물이었다. 하지만 복잡한 덴마크 왕위계승 문제와  제 1차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전쟁이후 강력한 왕위계승후보자로 떠올랐으며, 덴마크 왕가와 가까운 친척관계로 역시 왕위계승권리를 주장할수 있는 헤센-카셀 가문의 루이제와 결혼하면서 왕위계승권을 확고히 했었다.

하지만 왕위계승자가 되기전 크리스티안 9세는 가난한 방계 왕가의 왕족이었으며, 덴마크 군인으로 살아가면서 군인 월급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이때문에 비록 왕족이었지만 크리스티안 9세의 자녀들은 중산층처럼 살았고 딸들은 어머니를 도와집안일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이런 생활은 가족들을 매우 가깝게 만들었고 화목하게 지내게했다. 그리고 알렉산드라는 이런 가족들과의 삶에서 행복을 느꼈으며, 다정다감한 성품으로 남편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여성으로 성장했다.




크리스티안 9세와 가족들



알렉산드라의 삶을 바꾼것은 그녀의 황홀한 미모였다. 알렉산드라는 당대 유럽의 최고 미녀중 하나였으며, 이미 바람기 다분했던 아들때문에 속썩이던 앨버트 공과 빅토리아 여왕은 며느리감으로 알렉산드라를 지목했다. 여왕과 부군은 알렉산드라의 미모에 흡족해했고, 아들이 아름다운 부인을 얻는다면 바람기가 줄어들것이라 여겼다. 사실 빅토리아 시대의 이상적인 부부였던 빅토리아 여왕 부부는 아들이 여왕의 백부들이나 숙부들처럼 왕가의 법령에 적합한 여성과 결혼하지 않고, 정부들과 지내면서 후계자로써의 의무를 소홀히 할것을 걱정했었고 이에 아름다운 알렉산드라를 며느리감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알렉산드라와 에드워드 7세


아름다운 알렉산드라의 미모는 그녀를 당대 최강의 국가였던 영국의 장래 왕비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생들이 그리스 국왕,러시아 황후가 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었다. 딸들을 시집 잘 보내려고 평생 노력했던 알렉산드라의 어머니 루이제 왕비는 아마 딸의결혼을 매우 흡족해 했을 것이다.


결혼식때 알렉산드라와 에드워드 7세



하지만 알렉산드라의 결혼은 처음부터 매우 위태롭게 시작했다. 그녀가 시집오기 전 시아버지가 될 앨버트 공이 사망했고, 여왕은 이 모든 책임을 장남에게 돌렸다. 여왕은 남편이 결정했던 아들의 결혼을 그대로 진행했지만, 막 과부가 된 자신과 갓 신혼인 며느리의 처지를 비교하면서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시켰다. 또 여왕의 딸들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물론 시월드의 최고는 시어머니였다. 여왕은 장남을 못마땅해했고, 이때문에 며느리도 못마땅해했다. 


남편이 죽은뒤 막내딸인 베아트리스와 함께 있는 빅토리아 여왕



게다가 그녀의 남편인 웨일즈 공 역시 알렉산드라가 원하는 남자는 아니었다. 알렉산드라와 에드워드 7세는 서로 취향이 달랐는데 알렉산드라는 다정다감한 남자를 원했지만, 에드워드 7세는 사교생활을 즐겼고 특히 즐거운 나이트라이프를 사랑했다. 게다가 알렉산드라는 아름답고 다정다감하지만 재치있거나 매우 영리하거나 한 여성은 아니었다. 하지만 웨일즈공은 재치있고 영리한 여성을 좋아했었다. 게다가 알렉산드라는 아이들을 낳으면서 점차 건강이 나빠졌는데 특히 막내를 낳은 뒤로는 의사가 더이상 아이를 갖는것은 그녀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로 알렉산드라의 남편인 웨일즈공은 대놓고 정부를 얻을수 있게 되었다. -0-;;;


에드워드 7세, 웨일즈 공 시절



아마도 이런 상황은 알렉산드라가 자신의 자녀들에게 집착하는 계기를 만들었을 것이다. 알렉산드라는 자신의 아이들을 매우 사랑했고 아이들은 다정다감한 어머니에게 사랑을 되돌려줬다. 그리고 아마 이런 상황은 그녀가 애정을 기대했던 남편 대신에 아이들에게 계속 집착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알렉산드라와 에드워드 7세는 의외로 일치하는 교육관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을 행복하게 뛰어놀도록 내버려둬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알렉산드라는 어린시절 행복했던 기억때문이었고, 에드워드 7세는 어린시절 불행했던 기억때문이었다. 어린시절 중산층 처럼 살았던 알렉산드라는 느슨한 교육을 받았고, 이것은 어린시절의 행복과 연결되었다. 에드워드 7세는 왕위계승자로 어린시절부터 중압감에 시달렸다. 여왕 부부는 아들 교육 스케줄을 아주 엄격하게 짰는데, 앨버트 공의 조언자였던 스토마커 남작은 그 스케줄을 보고 아이를 잡을거라고 충고했다고 전해질 정도였다. 게다가 에드워드 7세는 책으로 삶을 배우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는 직접 사람이나 일에 부딪혀서 그를 통해 배우는 인물이었는데, 에드워드 7세의 부모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했고 에드워드 7세의 어린시절은 스트레스 가득한 삶이었다고 한다.(에드워드 7세는 어린시절 자기보다 똑똑한 누나가 왕위계승자가 아니라 자기가 왕위계승자라는 사실에 당황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알렉산드라



하지만 이런 방목스타일은 당연히 아들을 잡았던 빅토리아 여왕의 눈에 찰 리가 없었고 결국 두 손자의 교육에 개입했고, 알렉산드라는 사랑하는 아들들을 떠나보내야만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딸들이 남아있었다. 딸들의 교육은 어머니의 몫이었으며, 왕위계승권리와도 어느정도 떨어져있었기에 알렉산드라는 딸들은 절대 안 뺏기려 했었다. 


하지만 알렉산드라의 딸들 역시 다른 딸들 처럼 자신만의 왕자님을 찾아가려했다.


알렉산드라의 세딸들, 대중에는 수줍은 성격이라고 알려져있었지만, 가족들끼리 있을땐 매우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이었다고 합니다.


알렉산드라의 큰딸이었던 루이즈는 어머니로부터 제일 먼저 도망갔다.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아버지의 측근이었던 파이프 백작 알렉산더 더프였다. 그는 에드워드 7세보다 여덟살 어렸는데, 루이즈는 그와 결혼하길 원했다. 물론 에드워드 7세는 딸이나 누이들이 신하들과 결혼하는 것을 원치 않았지만, 엄한 어머니에서 자상한 할머니로 바뀌어가던 빅토리아 여왕은 손녀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한다. 게다가 알렉산더 더프는 아들의 측근들 중에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인물이기도 했다고 한다. 루이즈는 결혼하고 나서 궁정에도 잘 오지 않았고 오직 남편과 두딸과 조용하고 행복한 삶을 살았다고 한다.


남편과 두 딸과 함께 있는 루이즈



큰딸이 시집갔지만 알렉산드라에게는 아직 두 딸이 남아있었다. 물론 알렉산드라도 딸들의 결혼을 아예 막은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자녀들이 떠나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남편에 대한 실망감은 딸들의 결혼을 절대 장려하지 않게 만들었다. 


알렉산드라의 막내딸인 모드는 자신보다 세살 어린 사촌인 덴마크의 칼 왕자와 결혼했다. 사실 모드는 올케 언니의 남동생에 마음을 두고 있었지만 잘생긴 바람둥이였던 그는 모드를 거절했다. 모드가 남편감으로 독일 왕자를 데려왔다면 그녀의 어머니인 알렉산드라는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 다른 영국 귀족을 데려왔다면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에게 허락받을수 있는 남편감을 데리고 온 것이었다. 덴마크의 칼 왕자는 알렉산드라의 오빠인 프데레릭 8세의 둘째아들이었다. 그는 모드보다 세살이 어렸으며, 어린시절부터 둘은 가족모임에서 만나서 서로를 잘 아는 사이였다. 알렉산드라는 이 결혼이 자신의 가족과 친정을 더 잘 묶어줄것이라 여겼을 것이며, 웨드워드 7세는 딸이 "적당한 왕가의 왕자"와 결혼하는데 흡족했을 것이다. 


모드와 노르웨이의 호콘 7세 그리고 둘의 아들인 올라프 


이렇게 막내딸도 떠나버리자 알렉산드라에게는 이제 둘째딸인 빅토리아 알렉산드라(토리아)만 남게 된다. 자녀들이 다 떠나버리자 알렉산드라는 이 둘째딸도 떠나버릴것을 두려워했으며 딸의 결혼을 더욱더 장려하지 않았다. 여러 혼담이 오가게 되지만 알렉산드라는 반대했으며, 지은죄가 많았던 에드워드 7세는 아내의 고집을 꺽지 못했다.


결국 토리아는 평생 엄마 옆에서 어머니와 함께 지내면서 미혼으로 남았다.


영국의 빅토리아 알렉산드라, 알렉산드라 왕비의 둘째 딸


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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