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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Jan 15. 2018

두 황제의 손녀, 두 대공의 아내(5)

작센-코부르크-고타의 빅토리아 멜리타 : 다섯번째 이혼

20세기가 시작하는 1901년 1월 영원할것 같았던 빅토리아 여왕의 치세가 막을 내렸다. 격동의 20세기는 유럽의 모든 왕족들에게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였는데 이 변화를 가장 빨리 경험한 이중 하나가 바로 더키였다.


빅토리아 여왕의 장례식 행렬


더키는 에르니와의 불행한 결혼 생활을 참고 살아야만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할머니 빅토리아 여왕 때문이었다. 그런데 빅토리아 여왕이 사망하자 이제 더키의 이혼을 말릴만한 사람이 없었다. 게다가 더키가 이혼을 원한 더 절실한 이유가 있었다. 그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던 것이다.

더키는 1896년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에 참석했다가 러시아쪽 사촌들을 다시 만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외사촌인 키릴 블라디미로비치 대공을 다시 만났고 이후 그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그녀는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상 이제 자신의 이혼을 말릴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으며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할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더키의 외삼촌인 블라디미르 대공 가족들, 가운데 앉은 남자가 키릴 블라디미로비치 대공


더키는 할머니의 장례식이 끝난뒤, 짐을 싸서 딸에게 "잘있으라"고 키스한뒤 어머니 집으로 돌아가버렸다. 그리고 에르니에게 이혼을 요구했다.


더키


이것은 당대 최고의 스캔들이기도 했다. 당대 유럽 왕족들은 이혼이라는 것을 상상하기 너무 힘들었다. 애정이 없어도 남편이 미워도 사회적 지위와 체면때문에 마지못해 살았고 공식적으로 별거는 할지라도 이혼은 절대 하지 않으려 했다. 이혼을 하는 것은 본인들은 물론 본인들의 아이들에게 매우 치명적으로 작용했었다. 더키의 사촌이자 시누이인 알릭스와 결혼했던 니콜라이 2세는 더키가 이혼하려한다는 소식에 어머니인 황태후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둘의 아이를 생각한다면) 차라리 그들이 죽는 편이 더 낫다"라고 언급할 정도였다. 


더키의 어머니인 마리야 알렉산드로브나는 딸의 이런 행동에 당황했다. 그녀 역시 니콜라이 2세와 다름없는 그시대 왕족이었기에 딸이 이혼을 요구하는 것은 용납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더키는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과 더키의 성적 취향을 언급하면서 이혼을 원한다고 했고 결국 마리야는 어머니로써 딸의 이혼을 지지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마리야마저 친척들에게 비난받는 계기가 되었는데 친척중 한명은 마리야가 이혼을 원하는 것이 자신이 반대한 결혼이었기 때문이라고 할 정도였다.


니콜라이 2세 대관식때 마리야 알렉산드로브나와 그 가족들


친척들 대부분은 먼저 이혼을 요구한 더키를 비난했다. 에르니는 그저 이 소동에서 도망가서 그저 일이 잠잠해지기만을 바랬다. 결국 이혼에 대한 모든 일과 비난은 더키가 모두 떠안아야했다. 훗날 에르니는 이혼에 대해서 자신과 더키가 이혼한것은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이야기했지만, 이때 그는 그저소동에서 도망가있었을 뿐이었다. 아마 더키가 이혼할때 유일하게 마음속으로 지지했던 사람은 더키의 큰시누이였던 헤센의 빅토리아 였을 것이다. 헤센의 빅토리아는 훗날 "그때도 생각했고 지금도 생각하지만 둘이 이혼하는 것이 최선이었다"라고 언급했었다. 하지만 빅토리아를 제외한 다른 시누이들은 모두 이 사건에 대해서 더키가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특히 더키의 막내 시누이였던 알렉산드라 황후는 더키를 오래도록 적대적으로 여기게 되었을 것이다.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황후


결국 1901년 더키와 에르니는 정식으로 이혼했다. 둘의 외동딸이었던 엘리자베트는 미성년일때는 일년중 반은 어머니와 나머지 반은 아버지와 살게 되었고 성년이 된후에는 스스로 어디에 살것인지 결정할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더키는 큰 스캔들을 일으키면서 이혼했다. 하지만 모두의 반응처럼 이혼녀로써 더키의 삶은 에르니와 함께 할때만큼 힘든 일이기도 했다.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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