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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Jan 17. 2018

두 황제의 손녀, 두 대공의 아내(6)

작센-코부르크-고타의 빅토리아 멜리타 : 여섯번째 이혼후의 삶

더키가 에르니와 이혼을 원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촌이었던 키릴 블라디미로비치 대공과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더키와 키릴이 이루어지기에는 너무나 험난한 상황이었다.


키릴 대공과 더키가 이뤄지기 힘들었던 중요한 이유는 두가지였는데 먼저 둘이 사촌간이라는 것과 두번째는 키릴이 황위계승권에 너무 가깝다는 것이었다.

러시아 황실 가족들은 정교회를 믿었는데 정교회에서는 사촌간의 결혼을 인정하지 않았다. 만약 러시아 황실에서 사촌간결혼을 하길 원한다면 짜르의 특별한 허락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 황제였던 니콜라이 2세는 더키와 키릴의 결혼을 절대 허락해주지 않을 것이었다. 니콜라이 2세가 사랑하는 아내인 알렉산드라 황후는 자신의 오빠와 이혼을 한 더키에게 적대감을 가지고 있었고, 알렉산드라 황후는 절대 더키가 러시아 황실 가족의 일원이 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만약 키릴이 짜르의 허락 없이 결혼 할 경우  최악의 상황으로는 그의 모든 지위와 재산 그리고 황위계승권까지 박탈당할 우려가 있었다. 당시 니콜라이 2세에게는 아들이 없었으며 이때문에 니콜라이 2세의 동생인 미하일 다음으로 계승권을 가진 사람들이 니콜라이 2세의 숙부였던 블라디미르 대공과 그의 아들들이었다. 이때문에 키릴은 당시 황위게승 서열 제 3위였으며 만약 니콜라이 2세와 미하일에게 아들이 태어나지 않는다면 황위는 키릴에게 돌아갈 가능성마저 있었다. 이런 중요한 황위계승자였기에 키릴은 함부로 결혼할수 없었으며 짜르가 허락하지 않는 결혼을 더욱더 할수는 없었다.


키릴 블라디미로비치 대공


이런 상황은 키릴과 더키가 힘든 사랑을 이어가게 만들었다. 키릴의 부모인 블라디미르 대공과 미헨 대공비는 "야심이 크다"라고 알려진 인물들이었다. 이런 그들에게 아들의 사랑은 어이없는것이기도 했다. 미헨 대공비는 아들이 진정으로 더키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둘이 결혼하는 것은 반대했다. 그녀는 심지어 아들에게 더키를 사랑한다면 더키와 계속 연애 감정을 가지고 만나는 것은 상관 없지만 결혼만은 다른 누구와 하라고 할 정도였다. (쉽게 말하면 정부로 두라는 이야기죠 --;;;)


네 자녀들과 함께 있는 미헨 대공비, 왼쪽 남자가 키릴


결국 러시아에서는 키릴을 더키와 멀리 떼어놓으려 했고 해군이었던 키릴을 극동지방으로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더키는 키릴이 떠나기전 잠시 만날수 있었는데 이것은 외삼촌이자 키릴의 아버지였던 블라디미르 대공의 배려덕분이기도 했다.


더키는 키릴과의 힘든 사랑은 물론 다른 삶도 힘들었다. 더키는 딸인 엘리자베트와의 관계도 좋지 못했다. 에르니는 세상에서 딸을 가장 사랑했으며, 아버지의 애정을 듬뿍 받고 자랐던 어린 엘리자베트는 이런 좋은 아버지를 떠나버린 어머니를 이해할수 없었다. 엘리자베트는 법원의 명령대로 일년의 반은 어머니와 살고 일년의 반은 아버지와 살았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더키가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는데 너무나도 어려움을 겪게 했다. 반년만에 만난 딸은 아버지와의 삶을 더 좋아했기에 어머니와 서먹한 사이였으며 반년동안 딸을 돌보며 좀 친해질 무렵에는 다시 딸을 너무나 사랑하는 아버지 곁으로 돌아가서 어머니에 대한 좋은 감정을 다지 잊어버렸기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나가 전해져오는데, 에르니와 함께 있다가 더키에게로 가야하는 엘리자베트가 가기 싫다고 숨어버린 적이 있었다고 한다. 에르니는 딸을 찾았고 "엄마도 너를 사랑한단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딸을 달래려했다고 한다. 그러자 엘리자베트는 "엄마는 말로만 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빠는 저를 진짜로 사랑하시잖아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아빠와 함께 있는 엘리자베트


키릴은 멀리 떠나있었으며, 딸인 엘리자베트와의 관계는 발전이 없었던 더키는 매우 힘든 상황을 견뎌야했다.

하지만 더키에게는 더 힘든 상황이 닥쳐오고 있었다.


이혼후 딸 엘리자베트와 함께 있는 더키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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