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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Sep 08. 2015

빅토리아 여왕과 추위

가벼운  역사이야기... 열세번째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은 추위에 대해 매우 독특한 의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여왕은 모든 질병이 더위로부터 일어난다고 여겼으며 "차가운 공기"야 말로 진정으로 건강에 좋은 것이라고 주장했죠.

여왕의 이런 믿음에 근본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은 여왕의 주치의였던 제임스 클락이었습니다. 클락경은 여왕이 어린 시절 장티푸스에 걸렸을 때 여왕을 치료한 후 여왕이 믿고 신뢰하던 의사가 됩니다. 그는 "차가운 공기"야 말로 만병통치약이라 여겼으며 더운 공기의 해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설파하고 다녔습니다.  클락경을  절대적으로 신뢰하던 여왕은 무조건 차가운 공기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주변에 강요했죠.



빅토리아 여왕


덕분에 여왕의 집은 너무나도 추웠고 한겨울에도 창문이 활짝 열려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어린 시절 베아트리스 공주는 자신의 가정교사에게 "창문(window)"는 바람이 드나드는 곳이라고 이야기할 정도였습니다. 여왕은 찬바람 쐬는 것을 좋아했고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을 더 좋아했죠. 주변의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왕은 비바람이 불 때도 마차를 타고 산책했으며 이럴때면 여왕 주변의 시녀들과 시종들 모두 비바람에 꽁꽁 얼정도였다고 합니다.

또한 여왕은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에게도 이런 자신의 건강법을 강요했는데, 여왕의 며느리 중 한 명이 임신해서 나른함과 무기력함에 빠져있자 여왕은 화를 내면서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 집의 난방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고 합니다.  여왕이 주로 머물던 발모랄 성에 대해서 한 신하는 "죽음과 같은 차가움"이라고 묘사했으며 여왕의 아들인 버티(에드워드 7세)는 "찬바람이 엄청 불던 곳"이라고 이야기했었죠.



여왕의 딸인 앨리스 공주, 어머니의 독특한 건강법때문에 어머니곁에 있던 딸들인 었던 앨리스와 베아트리스는 젊은시절부터 류머티즘이 있었습니다.



여왕은 심지어 차가운 공기의 잇점에 대해 도덕적 철학적 관념까지 부여할 정도였죠. 여왕은 러시아에서 반란 세력들이 많아지는 것은 9월부터 5월까지 집의 창문을 봉해놓고 살기에 차가운 공기를 쐬지 않아서 그렇다고 주장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런 여왕의 행동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은 여왕의 막내딸인 베아트리스였습니다. 베아트리스는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와 늘 함께 행동했는데 여왕은 딸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춥고 비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산책 다녔고 베아트리스는 그런 어머니 곁에 늘 머물렀죠. 이 때문에 베아트리스는 20대 때 이미 심각한 류머티즘에 걸려있었고 어쩔 수 없이 따뜻한 곳을 찾아 요양을 다녀야 했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베아트리스는 어머니 생전에 거의 어머니 곁을 떠날 수 없었기에 고통을 견디면서 살아야 했죠.



여왕과 베아트리스 공주


사진출처

위키 피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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