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틸다 : 황제의 연인(2017)

실제인물나온다고 실화냐!!!!

by 엘아라
러시아의 황태자 니콜라이 알렉산드로비치 대공(니콜라이 2세)와 헤센의 알릭스의 약혼사진, 1894년


왕실 이야기를 열심히 보는 사람들에게 니콜라이 2세와 알렉산드라 표도로브나 황후(헤센의 알릭스)의 사랑이야기는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니키와 써니의 러브스토리는 정략결혼의 압력과 외할머니 빅토리아 여왕의 반대, 러시아 황실 가족의 반대를 극복한 결혼이었죠. 1894년 약혼이 발표되기 직전까지 누구도 결혼을 장담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여왕의 장녀이자 독일의 황후였던 프린세스 로열 빅토리아는 약혼 발표전날 자신의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니키와 알릭스는 가망이 없다라고 이야기할정도였습니다.)


1894년 헤센 대공의 결혼식때 모인 왕실 가족들, 결혼식 다음날 알릭스와 니콜라이의 약혼이 발표됩니다.


이런 아름다운 러브스토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 마틸다: 황제의 연인은 그야말로 "역사왜곡의 극치"라는 생각을 하게하는 영화입니다. 오죽했으면 보면서 "저거 볼셰비키가 만든거야?"라는 생각을 할정도였다고 할까요.

영화 포스터

영화의 주인공인 마틸다 크세신스카는 러시아 황실 발레단의 뛰어난 발레리나였으며 그녀는 실제로 결혼전 니콜라이 2세의 정부이기도 했었습니다. 니콜라이 2세가 알릭스와 결혼하면서 관계를 정리했는데 니콜라이는 마틸다의 후원자로 오촌이었던 세르게이 미하일로비치 대공에게 부탁했었습니다. 세르게이 대공은 마틸다에게 열성적이었는데 마틸다는 이후 니콜라이의 사촌이었던 안드레이 블라디미로비치 대공과 관계를 가졌습니다. 더 재미난것은 그녀가 세르게이 대공과의 관계도 정리하지 않았고 안드레이대공과 삼각관계를 유지했는데 심지어 두 남자도 이 사실을 알았고 마틸다의 아들이 태어났을때 서로 자기 아들이라고 이야기할정도였습니다.

이런 야망녀에 팜므파탈의 여성인 마틸다와 니콜라이 2세의 관계를 다룬 이야기가 바로 이 마틸다: 황제의 연인이라는 영화였습니다.


실제 마틸다 크세신스카


문제는 영화 시작은 마틸다가 야망녀의 모습으로 그려졌었습니다만 뒤로 갈수록 순정파 마틸다로 변신했드랩니다. 이 파트에서 이미 어이상실했드랬죠. 후에 황실의 눈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두 대공을 자신의 손아귀에 쥐고 좌우할정도였는데 황태자를 물었는데 왠 순정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 심각한것은 니콜라이가 마틸다에게 이성을 잃어서 "알릭스가 아니면 결혼을 안하겠다"라고 해서 결국 결혼 승락을 받았다는 사실은 어디다 가져다 버렸는지 알릭스는 그냥 정략결혼상대인 독일 공주로 나오더군요. 게다가 알릭스랑 니콜라이가 약혼한것은 황제가 죽기 얼마전인데 이미 황제가 멀쩡할때부터 약혼녀 운운하고, 니콜라이는 마지못해서 그녀와 약혼한듯묘사됩니다.(...말이 되냐고-0-;;;황실에서 알릭스는 죽어도 안된다고 신부후보로 민 여자가 얼마인데...-0-;;)


게다가 니콜라이가 결혼을 앞두고 갑자기 마틸다랑 결혼하겠다고 폴란드 족보를 뒤지는 어이상실사태도 나오더군요.(...아무리 폴란드 왕가 출신이라도 망한 왕가를 어지간히 황실에서 받아들이겠냐고요. 말도 안되는 소리를 막해대는...)


....그리고 황제가 죽은뒤 알릭스가 러시아로 온뒤의 이야기는 더욱더 어이상실한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알릭스가 신비주의에 빠지게 된 계기는 아들을 원하는 황실에 줄줄이 딸만 낳은데다가 아들을 낳았는데 혈우병 환자라서 완전히 이성을 상실하게 된 계기 때문이었거든요. 그리고 알릭스에게 신비주의를 소개시켜준 사람들이 러시아 대공비들이었던 몬테네그로 공주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알릭스가 처음부터 신비주의에 빠진것처럼 나오더라구요. =-= 그래서 알릭스를 미친여자처럼 묘사하더군요. 질투 + 신비주의에 미친 여자로 묘사하는데 이거 뭐지!!를 또한번 외쳤드랩니다.


알렉산드라 표도로브나 황후, 궁정 예복을 입음 모습, 빅토리아 여왕의 손녀들중 예쁜 손녀였던 알릭스는 러시아에서 맘고생하는 바람에 나중에 미모가...ㅠ.ㅠ


여기에 가장 압권은 바로 니콜라이가 마틸다를 위해서 뜬금없이 황위랑 알릭스를 버리고 도망가려는 내용입니다. 거기에 황태후가 막 축복해주고요. 니콜라이 2세가 황위를 포기한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는 둘째로 치고라도 설마 마리야 표도로브나 황태후가 절대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후에 미하일 대공이 혁명때 형인 니콜라이 2세가 퇴위한 뒤에 그 스스로 황위계승권을 포기했을때 불같이 화를 냈었던 인물인데 말입니다. 게다가 마틸다가 죽은줄알고 상심해서 도로 황위를 잇는이야기는 아하하..각본가가 문제가 있는것아니야..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소소한 어이상실은 마틸다가 황실가족들앞에서 대놓고 니키라고 부르는 장면입니다.궁정에서 저럼 바로 쫓겨나야정상이거든요. 알렉산드르 2세의 귀천상혼한 부인인 유리예프스카야 공비가 공식석상에서 남편을 사샤라고 불렀다가 여자들이 다 등돌렸다는 소리도 있는데 말입니다. 지위가 인정되고 황제가 막 대놓고 권력을 부여한 정식 부인한테도 저러는데 감히 정부가 저렇게 하는것은 용서가 안되는 일이죠.


영화중 발레 장면, 발레장면은 멋진 장면이 많았습니다.


또 뜬금없이 왠 미친인간하나를 끼워넣는것도 무슨 생각인지 말입니다. 물론 뒤에 그가 마틸다를 납치해서 죽이려했고 그때문에 니콜라이가 마틸다가 죽은줄 알았다...라는 이야기를 하려했던듯했는데 진짜. 왠 미친 스토커하나가 연약한 여자를 해치는 스토리는 진짜 팜므파탈의 마틸다와는 전혀 안어울리더군요.


물론 긍정적인 부분도 몇개있는데 이를테면 황실가족 열차사고때 알렉산드르 3세가 열차의 철제기둥을 버텨서 가족들을 구한 이야기나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때 사람들이 몰려서 인명사고가 난 이야기등은 꽤 괜찮게 묘사했긴합니다.


..솔직히 "화면이 멋져요"라는 평가를 읽었고 실제로 예고편의 대관식 장면 같은 것을 보면서 "아 그래 화면이라도 걸질거야"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내용의 어이상실때문에 하나도 기억이 안날정도였습니다.


영화에서의 대관식 장면


영화사의 광고문구중 하나가 "러시아에서 개봉을 금지 당했다"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이야, 내가 봐도 어이상실인데 러시아 사람들이 보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겠는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니콜라이 2세 가족들이 정교회의 성인으로 시성되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정교회신자들한테는 더욱더 열받는 영화일수도 있을것입니다.


차라리 팜므파탈의 마틸다가 황태자도 홀렸지만 그가 자신을 버리자 그에 굴하지 않고 도덕적 결벽증이 있다고 여겨지는 황후 앞에서 두 남자의 마음을 가지고 놀면서 떵떵 거리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묘사했다면 훨씬 더 멋진 영화가 되었을것인데 말입니다. 아니면 차라리 혁명의 전조로 나약한 니콜라이와 그를 가지고 노는 마틸다..정도로 묘사했어도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안드레이 대공과 세르게이 대공 그리고 아들과 함께 있는 마틸다, 두 대공은 서로의 존재를 알고서도 묵인했고, 마딜다는 두 대공사이를 오가면서 잘먹고 잘살았습니다.

영화 보면서 "이거 볼셰비키가 만든거냐 왜이래?"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러기에는 또 알렉산드르 3세를 너무 괜찮게 묘사하드랩니다. 이건 또 무슨 경우인지.....


영화는 실제 인물과 그 인물의 표면적 관계만 사실이라고 영화 내용을 실화라고 말하는 것은 진짜 너무한것아닌가요? 영화는 영화일뿐이라고 말한다면 "실화"라는 이야기는 빼야하는 것이죠.


좋은 소재를 그저그런 신파극으로 만든 감독과 각본가에게 진정으로 화가 날지경입니다.

마틸다는 순정녀가 아니라고요!!!!!!평생 권력을 등에 업고 잘먹고 잘살았던 사람이라고요!!!

니키의 유일한 사랑은 써니라고요!!!!!

sticker sticker


사진출처

1.다음 영화 중 "마틸다 - 황제의 연인"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25065

2.위키 미디어 커먼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라비린스-미궁(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