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노어 루즈벨트 (2) 부모와 어린시절
애나 엘리노어 루즈벨트는 엘리엇 루즈벨트와 그의 아내인 애나 홀의 첫째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첫번째 이름은 어머니의 이름을 딴 "애나"였지만 보통은 두번째 이름인 엘리노어라는 이름으로 불러서 "엘리노어 루즈벨트"라는 이름으로 널리알려지게 됩니다.
엘리노어 루즈벨트는 사실 미국에서 매우 유명한 가문출신이었습니다. 공화국이고 이민자의 나라인 미국에도 사실 여러 상류층 가문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엄청난 부를 얻었거나 아니면 오래도록 정치에 관여하면서 가문의 이름을 알렸고 이들 가문들은 마치 유럽의 왕가들이 혼맥을 형성하듯이 자기네들끼리 혼맥을 형성하기도 했었습니다.
루즈벨트 가문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뉴암스테르담"(지금의 뉴욕)으로 이주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연히 뉴욕을 중심으로 사업을 했으며 이를 발판으로 루즈벨트 가문은 점차 정계로도 진출하게 됩니다. 재미난 것은 이 가문은 두개의 분가로 나뉘는데 공화당 출신으로 대통령이 되었던 시어도어 루즈벨트 쪽 분가와 민주당 출신으로 대통령이 된 프랭클린 루즈벨트 쪽 분가로 나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두가문을 잇는 사람은 재미나게도 바로 시어도어 루즈벨트의 조카이자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아내였던 엘리노어 루즈벨트였다는 것입니다. (물론 엘리노어 루즈벨트와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거의 엄청나게 먼 친척관계였습니다. 18세기에 이미 나뉘어졌는데 시어도어 루즈벨트와 프랭클린 루즈벨트의 6대 조부가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엘리노어의 아버지인 엘리엇 루즈벨트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주니어와 그의 아내인 마르타 블로크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사업가였으며 어머니는 남부 출신의 매우 아름다운 여성으로"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인 스칼렛 오하라에 영감을 준 여성중 한명이었다고 합니다. 재미난 것은 남북전쟁때 부부는 서로 반대편을 지지했다고 합니다. 엘리엇 루즈벨트의 큰형은 "테디"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미국의 26대 대통령인 시어도어 루즈벨트였습니다.
엘리노어의 어머니는 애나 할로 발렌틴 할 주니어와 그의 아내인 메리 리빙스턴 루드로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부유한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났으며 스스로도 사업가이기도 했었습니다. 애나의 어머니인 메리 리빙스턴 루드로는 뉴욕의 또다른 유명한 상류가문중 하나였던 리빙스턴 가문의 후손이었습니다. 이들 역시 전형적인 뉴욕의 부유한 상류층간의 결혼이었습니다.
엘리노어의 부모 역시 전형적인 뉴욕의 부유한 상류층 간의 결혼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결혼은 불행했던 결혼이었죠. 결혼초부터 엘리노어의 아버지인 엘리엇은 알콜 중독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은 아마도 엘리노어의 어머니에게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게다가 엘리노어의 아버지는 대놓고 바람을 피우기도 했었는데 1891년에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엘리노어의 어머니 역시 호사스러운 파티를 수시로 여는 등의 일을 해서 시집식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했었으며, 불행한 결혼생활과 편두통과 우울함으로 인해서 자녀들에게 함부로 말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자신의 딸인 어린 엘리노어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고 해서 딸에게 'Granny'라는 별명으로 부를정도였습니다. 이것은 엘리노어에게 어린시절의 큰 상처로 남게 됩니다.
하지만 엘리노어에게 이런 부모와 함께 지내던 시간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엘리노어가 8살때 어머니인 애나는 디프테리아로 사망합니다. 그리고 아버지인 엘리엇 역시 엘리노어가 10살때 알콜중독이 심해지면서 건물에서 뛰어내려서 자살기도를 합니다. 이 자살기도는 바로 성공하지 못했지만 결국 며칠후에 사망하게됩니다.
아마 엘리노어에게 부모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어머니가 죽은 다음해이자 아버지가 죽기 전해인 1893년에는 남동생이 성홍열로 죽는 것을 경험하기도 했었죠. 이런 가족들의 죽음은 어린시절부터 불행한 가족생활을 지켜봤었던 엘리노어에게 더욱더 큰 슬픔으로 다가왔을 것이며 매우 우울한 어린시절을 보냈을 것입니다.
엘리노어는 부모가 죽은뒤 남동생과 함께 외할머니와 함께 지내게됩니다. 엘리노어나 그녀의 남동생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어려움은 없었을 것이며 특히 동생을 아꼈다고 알려졌던 백부인 시어도어 루즈벨트 역시 어려서 부모를 잃은 조카들에 대해서 호의적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없다는 것은 아무래도 아이들에게는 큰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특히 엘리노어는 남동생인 할에게 어머니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었습니다. 이것은 엘리노어의 아버지가 그녀에게 죽기전에 부탁한것이었죠. 동생을 어머니처럼 돌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훗날 엘리노어의 남동생인 할이 아버지처럼 알콜 중독이 된것을 보면 어린시절의 상처가 쉽게 회복될수는 없었을 듯합니다.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