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도피로 결혼하지 말자(2)

가벼운 역사이야기 :러시아의 마리야 파블로브나 여대공

by 엘아라

러시아의 마리야 파블로브나 여대공은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2세의 손녀로 알렉산드르 2세의 막내아들인 파벨 대공의 딸이었습니다. 마리야 여대공은 어린시절 어머니를 여의었는데 그녀의 어머니인 그리스의 알렉산드라 공주는 둘째 아이인 드미트리를 조산하고 사망했었습니다.


러시아의 마리야 파블로브나 여대공


어린시절부터 어머니 없이 자란 마리야는 아버지를 무척이나 따랐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아버지인 파벨 대공은 곧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으며 자녀들보다 새로운 사랑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녀는 귀족출신의 유부녀였었는데 파벨 대공의 아들을 낳은후 이혼을 했습니다. 파벨 대공은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했지만 황제는 이를 허락하지않았죠. 결국 파벨 대공은 황제의 허락없이 귀천상혼해버렸고 황제는 파벨대공을 추방합니다.


파벨 대공과 두번째 아내


이렇게 되자, 파벨 대공의 형으로 조카들인 미라야와 드미트리를 매우 아꼈던 세르게이 대공은 조카들의 상속권리를 걱정합니다. (러시아에서 귀천상혼하면 일반적으로 상속권을 박탈당합니다.) 그래서 세르게이 대공은 조카들의 상속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 조카들을 자신이 데려왔으며 결국 둘을 입양하기까지하죠.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했던 마리야는 아버지와 떨어지게 된것에 대해서 매우 우울하게 생각합니다. 겨우 12살이었던 그녀는 황실 가족들이 자신과 아버지를 떨어뜨려놓은 것이라고 여겼었죠. 물론 백부인 세르게이 대공이 자신과 동생을 너무나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긴 했지만 그녀의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세르게이 대공과 두 조카들인 마리야와 드미트리


마리야의 백부인 세르게이 대공은 마리야가 15살 무렵 폭탄테러로 사망합니다.세르게이 대공이 죽은뒤 파벨 대공은 아이들을 데려가고 싶다고 했지만 황제는 세르게이 대공의 아내였던 엘라 대공비가 아이들을 계속 키우게 했었죠. 이것은 마리야에게 아마 더 큰 불만으로 나타났을 것입니다.


마리야는 백모인 엘라 대공비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었습니다. 엘라 대공비는 아마 폭풍우치는 사춘기 소녀였던 마리야를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신앙심이 깊었던 엘라는 남편이 죽은 시점에서 수녀가 되기로 생각했었는데 마리야와 드미트리가 자신의 길을 찾을때까지 수녀가 될수 없었습니다. 사실 드미트리는 다른 러시아 대공들처럼 어린시절이라도 군대로 가면 됐습니다만, 딸인 마리야는 시집갈때까지 기다려야했었습니다.

세르게이 대공이 죽은 후 상복을 입고 있는 엘라 대공비와 마리야와 드미트리



엘라는 서둘러 마리야의 신랑감을 찾게 됩니다. 사춘기 소녀로 많은 사람을 원망하던 마리야를 감당하기가 힘들었을 것이며 또 스스로도 수녀가 되길 바랬기에 마리야를 서둘러 시집보내려했을수 있습니다. 엘라는 마리야에게 온화한 남자를 찾아줘서 마리야의 성품이 좀더 온화해지길 바랬다고 합니다.

그리고 1907년 러시아에 한 왕자님이 옵니다. 그는 스웨덴의 빌헬름 왕자였으며 바로 마리야의 신랑감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서 훗날 마리야는 엘라가 자신을 집에서 내쫓아버리려고 서둘러 결혼시키려 했다고 표현했습니다. 어쩌면 마리야가 그렇게 느낄수 있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겨우 17살밖에 안된 마리야가 빌헬름의 청혼을 받고 망설이고 있을때 엘라가 서둘러 대답하라고 강요했었다고 이야기했었으니가요.


마리야와 엘라, 이 사진을 보면 왠지 마리야와 엘라의 관계를 잘 묘사한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리야 역시 이 결혼에 대해서 아주 화를 내지는 않았었습니다. 그녀는 답답한 백모집을 떠나서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스웨덴의 빌헬름 왕자와 결혼을 하게 되죠.


마리야와 드미트리 그리고 빌헬름, 결혼전, 결혼전 사진들을 보면 마리야의 표정이 좀 부드러운데 결혼후 사진이랑 다릅니다.


하지만 이 결혼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빌헬름과 마리야의 성품은 너무나도 달랐는데 빌헬름은 너무나 조용한 사람이었고, 마리야는 이런 빌헬름의 성격을 참지 못했었습니다. 또 매우 엄격한 스웨덴 왕실에서 마리야는 적응하기 힘들어했었죠.


아들인 레나르트와 남편 빌헬름과 함께 있는 마리야.


결국 마리야는 견디지 못했으며, 남편인 빌헬름이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중요시해서 불행한 결혼을 참으려했던것과는 달리 마리야는 참지 않았습니다. 마리야는 불행한 결혼을 원치 않는다고 하면서 이혼을 요구했고 결국 마리야와 빌헬름은 이혼을 했었습니다.당대 많은 이들은 왕족으로써의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고려하지 않고 살았던 마리야에 대해서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마리야가 너무 무책임하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더하기

마리야는 훗날 아들에게 자신이 평생동안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왔던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줬었다고 합니다. 레나르트는 어린시절에는 어머니를 거의 만나지 못했고 남처럼 느껴졌었지만 나이가 들어서 어머니와 자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좀더 가까워지게 됩니다. 어쩌면 마리야의 외로움에 대해서 아들인 레나르트가 어느정도 이해할수 있었서였을 수도 있을듯합니다. 그 역시 어린시절 어머니가 멀리 떨어져서 거의 만나지 못하고 자랐었으니까요.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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