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그다드 카페 중 Calling you
어린시절 나는 점차 밤에 잠을 안자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밤에는 늘 듣던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다. 바로 정은임의 영화음악실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영화음악과 더불어 여러 영화이야기를 해주던 프로그램이었다. 뭐랄까 라디오에서 듣던 영화이야기는 실제로 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설레는 감정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오래도록 들었고 수많은 영화들에 대한 이야기등을 알게 되었다. 사실 아는 영화의 상당수는 본적이 없는 영화가 더 많았다. (정은임씨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에 왠지 많이 우울했던 기억도 난다.)
그리고 늘 영화 장면을 상상하면서 영화내 삽입된 음악을 듣는것은 뭐랄까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이기도 했었다.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 대한 배경 설명등이나 어떤 장면에 나온다는 말을 듣고 내가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은 뭐랄까 실제 영화를 보는것보다 더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 꽤나 핫한 영화 노래들이 있었다. 사람들이 자주 신청하는 곡들이었고 들어보면 신청할만하다고 느끼는 곡이기도 했다. 그중에 좋아하던 노래중 하나가 바로 영화 바그다드 카페에 나오던 Calling you이다.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때 느낌이 잊혀지지 않는데 뭐랄까 늘어지는 느낌이 마치 한여름에 숨이 턱턱 막히는 그런 느낌의 노래였다.
당연히 라디오로 처음 들었던 이 영화와 노래에 대해서 내가 가지는 생각은 황량한 곳에서 숨이 턱턱막힐것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흘러서 나는 이 영화를 직접 보게 될 기회가 생겼다. 아마 교양 수업시간에 봤던것같은데 (정작 무슨 수업이었는지 기억이 잘 안난다.) 그리고 이 영화가 내가 가지고 있던 그 느낌과는 전혀 다른 영화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삶의 평범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였고 그에 맞는 분위기였다. 영화 내용도 다 알고 있었지만 내가 생각한 영화와 실제의 영화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이 들었었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영화를 봤고 그 영화가 어떤 영화인지 알고 있음에도 나는 여전히 Calling you를 들으면 숨이 턱턱막힐것같은 여름철을 떠올린다는 것이다. ^^**
처음 들었을때 여름이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