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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애라서...

어린시절 추억팔이를 해보아요.

by 엘아라

글쓰기 싫어서 빈둥대다보니 어린시절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그래서 문득 어린시절 추억팔이를 하나 해볼까합니다.


너무 어린시절은 말고 덜 어렸던 시절..........

지인중에 한분이 과외를 소개시켜주셨습니다. 이게 연결연결된 과외인데 전공에 대한 과외였습니다.

당연히 저는 대학원생이었고 그래서 과외를 소개 받았는데 뭘해달라는지 이해가 잘 안되는 과외였습니다.

자료를 보고 과외를 해달라는데 그게 그냥 그걸 보고 따라하면 되는 것이었거든요.

과외할 껀덕지도 없는 것이었단 말입니다.


그래서 어쨌든 지인의 지인의 지인에게 "도대체 뭘 과외해달라는 건가요? 그냥 이거 보고 따라하면 되는데요"라고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아 그냥 이걸 설명해주시면 됩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진짜 엉?????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니 그냥 따라하면 되는데 설명도 다 되어있던데요"라고 했더니 그 지인의 지인의 지인께서 "아 아무래도 여자애라서 과학분야는 좀 어려워하는것 같습니다."라고 하더라구요.

진짜 그말하나때문에 이 에피소드를 기억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전 여자 아닌가요?"라고 했더니 그 분이 "아 선생님은 오래 하셨으니.."라고 말을 흐리시더군요. 다행히도 그 지인의 지인의 지인에게 전화하기 전에 지인의 지인에게 거절해도 되는거냐고 물어보고 전화했었기에 그냥 마음편하게 거절할수 있었던것같습니다. ㅎㅎㅎ


솔직히 그때 진짜 이해가 안되었거든요. 솔직히 그게 그냥 과외가 아니라 스페셜...인 케이스였는데 정말 짜증이 났던 부분은 그냥 "이걸 이해할 능력이 없습니다"라고 했다면 그저 우리나라 과학계가 암담하군..(물론 내가 할말은 아니지만 ㅎㅎㅎㅎ)이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끝냈을텐데 "여자애라서.."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여자애니까 당연히 그걸 이해할 능력이 없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뭐랄까 아하하............ (예전에 조앤 보퍼트 이야기를 열심히 썼던 것이 다 이유가 있습니다.)



뒷이야기

하여튼 저 전화하고 열받아서 오라버니께 투덜대면서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오라버니 왈 "니가 배가 불렀구나"라고 답변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하하...


좀 덜 어린시절의 저를 만난다면 지금 저는 이러고 싶습니다.

"야 그런 꿀알바를 걷어차는 것은 아니야. 니가 진짜 배가 불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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