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의 오페라 "심청"
작곡가 윤이상은 뮌헨올림픽 개막 축전 오페라를 작곡해달라고 의뢰를 받게 됩니다. 이 작품을 의뢰한 바이에른 국립 오페라단의 총 감독인 권터 네러르트는 윤이상에게 몇가지 요구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동양적인 이야기일것, 다음으로는 단순히 뮌헨 올림픽 개막식에만 쓰지 않고 다른 연주회에서도 연주할수 있어야하기에 이야기를 전혀 모르는 서양의 관객들도 이해할수 있는 내용일것, 현대작품이긴 하지만 사람들에게 너무 생소한 형식은 배제할것 같은 것들을 요구했었습니다.
윤이상은 이런 조건에 맞는 이야기를 찾았고 대본가와 상의해서 "심청전"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들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1972년 8월 1일 뮌헨 올림픽 개막 축전 오페라로 "심청"이 공연됩니다. 이 오페라는 우리가 잘 아는 효녀 심청의 이야기입니다. 효에 대한 이야기는 기본적으로 동양은 물론 서양 사람들도 공감할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심청전의 이야기를 쓰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 직전의 윤이상은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사형판결을 받았으며, 죽음직전에 이르는 극한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경험은 윤이상의 작품에 그대로 스며들게 되는데 이 오페라 심청에도 드러나게 됩니다. 우리가 잘아는 심청전의 주제는 효입니다. 심청이 아버지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했지만 이런 심청에 하늘이 감동해서 심청이 다시 왕비로 환생하고 아버지 심봉사를 다시 찾아온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윤이상은 자신의 오페라 심청에서 이런 심청전에서 강조하는 효사상보다 인간의 실존 문제를 더 치열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철학적 고뇌는 당시 독일이나 아니면 다른 서구 문화권 국가에서 더 잘 받아들여졌을 것입니다.
제19회 대구 국제 오페라 축제에서는 폐막작으로 윤이상의 심청을 2022.11.18일과 11월 19일에 걸쳐서 공연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심청전을 윤이상이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공연을 감상해보시는 것은 어떻까요?
자료출처
윤이상 오페라 <<심청>>에서 합창의 역할에 대한 연구 (전정임,2017,音.樂.學 pp85-114)
사진출처
1.위키 미디어 커먼스
2.대구 오페라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