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역사적 배경 이야기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는 당대 대단히 인기있던 프랑스의 극작가 빅토리엔 사르두의 연극 라 토스카를 오페라로 만든것이었습니다. 이후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는 대단한 인기를 얻었고 원작 연극보다 더 유명한 작품이 되었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공연하는 오페라가 되었습니다.
이 오페라의 주된 내용은 화가인 카바라도시와 오페라 가수인 토스카의 비극적 사랑이야기로 둘 사이를 훼방놓는 스카르피아 남작 때문에 결국 카바라도시는 처형당하고, 토스카는 스카르피아를 죽인뒤 성벽에서 뛰어내린다는 비극적 이야기입니다.
주된 이야기는 이렇지만 스카르피아가 주인공 남녀를 핍박할수 있었던 주된 원인은 바로 카바라도시의 친구이자 정치범인 안젤로티가 도망쳐서 카바라도시에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안젤로티가 정치범이 된 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대 역사적 배경을 알아야합니다.
오페라 토스카의 시점은 1800년 6월 17일에서 18일 사이입니다. 그리고 오페라에서는 나폴레옹이 패배했다는 소식에 기뻐하면서 감사예베를 드린다던가 그 소식이 오보였다는 소식이 오면서 극의 분위기가 반전이 된다던가 합니다. 이때 언급되는 전투가 바로 마렝고 전투로 이 전투 이후 나폴레옹은 몰락할때까지 이탈리아를 장악할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극중에서는 이 프랑스의 승리가 중요한 소식중 하나였습니다.
이렇게 나폴레옹의 승리, 아니 프랑스의 승리가 중요했던 것은 프랑스 대혁명이후 일어난 프랑스 혁명전쟁이 전유럽으로 확산하면서 이탈리아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습니다. 프랑스 혁명전쟁이 일어난뒤 프랑스는 사방에 적으로 포위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렇기에 플랑드르 전선이나 라인 전선 아니면 피레네 산맥 같은 프랑스와 직접적으로 맞닿은 곳에서의 전쟁이 중요한 상황이었고, 이탈리아 전선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전선이었습니다. 하지만 1796년부터 1797년사이 나폴레옹은 이 이탈리아 전선으로 가서 정부의 지원도 제대로 못받았지만 이탈리아내 에서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특히 다른 전선에서 크나큰 승리를 얻지 못하고 있던 프랑스 정부입장에서 보면 연일 승리의 소식을 알려주던 나폴레옹에 대해서 대단하게 생각했으며 프랑스 사람들 역시 나폴레옹과 나폴레옹 휘하의 장군들에 열광하기 시작하는 원인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시기 이탈리아는 현재 통일된 이탈리아의 형태가 아니라 나폴리와 시칠리아 섬을 중심으로하는 나폴리와 시칠리아 왕국,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교황령, 그리고 베네치아 같은 자치도시들과 파르마나 사보이 같이 독립된 통치 군주가 있는 지역으로 나뉘어있었습니다. 특히 북부 이탈리아의 경우 프랑스와 합스부르크 가문이 서로 종주권을 장악하기 위해서 늘 갈등을 빚던 곳이기도 합니다. 프랑스 혁명전쟁 당시 나폴레옹은 이 이탈리아 지역을 장악했고, 이탈리아쪽의 여러 나라들은 결국 나폴레옹에 굴복해야했었습니다. 이때 이탈리아내 대부분의 나라들은 프랑스 공화국을 인정해야했는데 이렇게 되면서 프랑스 대혁명의 사상을 받아들인 많은 이들이 큰소리를 낼수 있었지만 반면, 침략자인 프랑스에 대한 불만 역시 커져가게 됩니다.
당시 로마를 비롯한 인근 지역은 교황의 통치영지인 교황령이었습니다. 당연히 교황령 내에서도 프랑스에 대한 불만이 있었으며 이것은 1798년 당시 로마에 머무르고 있던 프랑스 외교관인 뒤포 장군의
살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뒤포의 죽음은 프랑스가 교황령을 완전히 장악하는 빌미로 작용했습니다. 프랑스는 교황 비오 6세를 잡아간뒤 로마를 중심으로 하는 교황령을 "공화국"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로마 공화국"은 탄생했습니다만 이렇게 프랑스의 압력으로 생긴 로마공화국은 당연히 내분이 심했었으며 결국 1799년 프랑스에 대항하는 전 유럽 국가들이 다시 뭉쳐서 전쟁을 시작하면서(제2차 대프랑스동맹) 나폴리 왕국의 병사들이 로마로 들어오면서 로마공화국은 무너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이었기에 오페라 토스카에서 "로마(공화국)의 집정관"지위를 가지고 있었던 안젤로티는 당연히 정치범으로 위험인물로 여겨졌었습니다. 그리고 1800년 6월 14일의 마렝고 전투에서 누가 승리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한 배경이 되는 것입니다. 또 주인공인 카바라도시 역시 프랑스 대혁명의 영향을 받아서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인물로 나왔으며 이것은 프랑스 대혁명이후 나폴리와 시칠리아 왕국 내에서 혁명 사상을 금지하고 탄압했던 것과도 연결이 됩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이기에 오페라에서도 1막 마지막에서 나폴레옹이 패배했다는 소식에 교회에서 감사의 노래인 테 데움을 부르는 것이기도 합니다.
오페라 토스카는 이렇게 복잡한 역사적 배경이야기를 포함하고 있긴 하지만, 이런 역사적 이야기를 모르더라도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비극적 사랑이야기와 늘 귀에 남는 매력적인 노래들로 가득차있습니다. 그렇기에 토스카는 전세계 사람들이 지금도 자주 보는 오페라중 하나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 이야기를 하냐구요?
다 이유가 있는것 아니겠습니까
대구 오페라 하우스는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시즌 오페라를 공연하고 있습니다. 한번만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주말마다 공연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2023년 시즌에 공연하는 오페라중 하나가 바로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입니다. 3월 한달동안 네번 이 토스카를 공연했고, 4월에도 14일 21일 두번의 공연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주는 비극적 이야기를 아름다운 선율로 묘사한 이 토스카를 보시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
그림출처
1.위키 미디어 커먼스
2.대구 오페라 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