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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아라 Nov 03. 2023

합스부르크 가문 : 1580-1640

포르투갈을 통치한 가문들...열세번째 

에스파냐의 국왕이었던 펠리페 2세는 1580년 포르투갈의 국왕이 되었으며 이후 포르투갈에서는 국왕 필립 1세로 알려지게 됩니다. 펠리페 2세는 포르투갈의 국왕이 된 뒤 포르투갈로 와서 머물면서 포르투갈 왕위를 굳건히 하려했습니다. 하지만 1582년 후계자였던 디에고가 천연두로 사망하면서 펠리페 2세에게는 후계자가 될 아들은 막내 아들인 펠리페 밖에 남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포르투갈에서 에스파냐로 돌아갔습니다. 돌아가면서 그는 조카인 오스트리아의 알브레히트 대공(황제 막시밀리안 2세와 그의 아내인 에스파냐의 마리아의 아들)을 포르투갈 총독으로 남겼었습니다.  이후 에스파냐 국왕들은 총독들을 포르투갈로 보내서 통치하도록 합니다.     


에스파냐의 펠리페 2세, 포르투갈의 필립 1세


펠리페 2세는 포르투갈 외에도 에스파냐와 아메리카 지역의 식민지의 통치자였으며, 펠리페 2세는 광범위한 영지를 통치하기 위한 자치를 인정하는 방식으로 제국을 경영했었습니다. 그리고 펠리페 2세는 포르투갈에서도 이런 방식을 이어받게 됩니다. 펠리페 2세는 포르투갈의 의회를 구성하고, 포르투갈인으로 구성된 내각이 전반적으로 실무를 담당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 내각은 국왕이 파견한 총독의 관리를 받게 했으며, 중요한 문제는 마르리드의 결재를 받게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은 펠리페 2세의 아들이자 후계자였던 펠리페 3세시대에 더욱더 강화되는데 펠리페 3세는 특히 레르마 공작에게 전권을 위임했었으며 같은 방식으로 각 지역의 총독에게 엄청난 권한을 부여했고 총독이 독자적으로 행동할수 있을 정도의 권한마저 부여했었습니다. 이것은 포르투갈 나름 어느정도 합스부르크 가문의 통치를 받아들이는 요인중 하나이기도 했을 것입니다. 

      

에스파냐의 펠리페 3세, 포르투갈의 필립 2세


합스부르크 가문이 통치하던 시기의 포르투갈은 거대한 에스파냐 제국과 하나로 묶인 상태가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포르투갈에 여러모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사실 포르투갈의 무역항로, 특히 동방의 향신료 무역항로는 이미 쇠퇴하고 잇는 중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에스파냐와 하나로 묶이게 되면서 포르투갈의 상인들에게는 매우 큰 기회를 가져오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포르투갈의 상인들에게는 이전에 갈수 없었던 에스파냐 지역이나 아메리카 대륙의 에스파냐 식미지역에 대한 자유로운 무역이 가능해졌기에 이익을 얻을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반대로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영지로만 남았기에 이것은 확실히 포르투갈의 상인들에게 이익이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에스파냐와 하나로 묶인것에 대해서 점차 손해가 더 커지게 됩니다. 가장 먼저 일어난 현상은 포르투갈내 인구 감소였습니다. 당시 에스파냐 쪽에 포르투갈보다 경제단위가 더 컸으며 또 포르투갈 내의 농업이 쇠퇴하는 등의 일 때문에 많은 포르투갈내 사람들이 에스파냐나 포르투갈내 여러 식민지로 이주하면서 결국 인구가 줄어들게 된 것이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면 당연히 국가 수입에도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에스파냐와 하나로 묶이면서 대외관계 역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포르투갈은 무역항로를 두고 사실 에스파냐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나 네덜란드와 경쟁관계였는데, 에스파냐와 하나로 묶이면서 이전에 굳건한 동맹이었던 잉글랜드가 대놓고 포르투갈에 적대적 행동을 했었습니다. 이것은 특히 인도 항로에 잉글랜드와 경쟁관계가 되면서 타격을 입게 됩니다. 또한 신대륙의 무역에도 타격을 입는데 네덜란드는 포르투갈이 장악한 대서양이나 신대륙 지역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그 결과 대서양쪽에서 포르투갈이 영향력을 행사하던 항구를 뺏기거나 포르투갈이 장악한 브라질 지역에 네덜란드인들이 진출해서 포르투갈과 대놓고 경쟁하는 상황을 빚기도 했습니다.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연합 함대과 전투중인 포르투갈의 함대


이렇게 필립 1세가 즉위했을 때 포르투갈에서는 어느정도 경제적 이익을 누렸었지만 점차 에스파냐가 몰락해가면서 포르투갈 역시 따라서 상황이 나빠지게 됩니다. 필립 2세 시기는 어떻게든 버티는 상황이었지만 문제는 필립 3세 시기가 되면서 였습니다.      


1621년 필립 2세(에스파냐의 펠리페 3세)가 사망하고 그의 아들인 필립 3세(펠리페 4세)가 16살의 나이로 즉위합니다. 필립 2세가 레르마 공작을 총애했던 것을 본 귀족중 일부는 필립 3세가 즉위하기 전 이미 의지할만한 측근 인물들을 소개했고,  올리바레스 백작 가스파르 데 구스만이 필립 3세의 최측근이 되었으며, 필립 3세는 그에게 최고의 권력을 부여했고 이제 에스파냐의 모든 정책은 올리바레스 백작이 담당하게 됩니다.     


펠리페 4세, 포르투갈의 필립 3세, 합스부르크 가문 출신의 포르투갈 마지막 국왕


올리바레스는 필립 3세와 함께 에스파냐를 비롯한 통치 영지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게 됩니다. 그는 특히 느슨한 형태로 묶여있는 필립 3세의 여러 영지들을 하나의 강력한 국가로 통합시키려합니다. 사실 이것은 당대 강력한 중앙 집권국가들로 나아가던 유럽의 여러나라들의 경향과 일치하는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여러모로 실패하게됩니다.     


올리바레스의 정책은 포르투갈에 두가지 큰 문제를 야기합니다. 바로 군사적 문제와 세금문제였습니다. 올리바레스는 중앙집권국가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비군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이 상비군은 필립 3세의 통치 지역에서 선발해야했으며 포르투갈에서도 일정부분을 담당해야했습니다. 당연히 포르투갈 사람들은 포르투갈 이외 지역의 분쟁에 포르투갈 군이 참여하는 것에 반발을 했었으며 결국 올리바레스는 포르투갈 사람들은 해외 파병은 제외하는 것으로 입장을 선회했다고 합니다.     


군 문제만큼이나 심각한 것은 바로 세금문제였습니다. 에스파냐는 이미 30년 전쟁에 참전해서 전쟁 비용이 엄청났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 집권화를 위해서 하나의 나라로 묶는 것은 이전에 포르투갈이 감당하지 않았던 에스파냐쪽의 비용마저 분담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했고 세금은 크게 올라가게 됩니다. 당연히 어느시대 어느나라건 세금을 올리는 문제는 사람들게게 큰 반발을 일으키는 것이었으며 포르투갈 역시 이에 대해서 반발을 하게 됩니다. 특히 포르투갈 입장에서는 에스파냐의 전쟁 때문에 네덜란드나 잉글랜드가 대놓고 포르투갈의 식민지를 공격하는 상황이었는데, 이런것도 모자라서 에스파냐의 빚을 위해서 자신들이 돈을 더 내야한다는 것에 반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올리바레스 백작 가스파르 데 구스만, 필립 3세 시기 권력자


게다가 포르투갈의 통치에 협력하던 포르투갈의 귀족들 역시 에스파냐에서 소외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초기 필립 1세는 포르투갈의 통치에 직접적으로 관여할수 있는 고위귀족들을 회유하기 위해 집중했었으며 큰 성과를 얻었습니다. 이런 성과는 그의 후계자들에게도 이어져서 포르투갈의 귀족들 역시 에스파냐와의 협력관계를 유지했었습니다. 특히 포르투갈의 자치가 인정되는 상황이었기에 나쁘지 않은 것이었을 듯합니다. 하지만 올리바레스의 중앙 집권화 시도는 자연스럽게 포르투갈의 자치에 치명적인 상황이 되었으며 포르투갈 귀족들 역시 반발을 합니다. 이에 대해서 올리바레스는 당연히 결혼을 통한 동맹을 이용하는데, 1633년 당시 포르투갈에서 가장 높은 지위의 인물중 한명이었던 브라간사 공작 주앙과 자신의 친척이었던 메도나 시도니아 공작 마누엘 데 구스만의 딸인 루이자 데 구스만을 결혼시키면서 포르투갈 귀족들의 귀족들을 회유하기 위한 바탕을 마련합니다.      


루이자 데 구스만, 올리바레스의 친척, 브라간사 공작부인 후에 포르투갈의 왕비


올리바레스는 중앙 집권 국가를 이룩하기 위한 정책을 지속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아마도 자신의 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확신했을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올리바레스의 정책은 실패했으며 포르투갈은 합스부르크 국왕의 힘아래 하나의 나라로 묶이는 것을 거부하고 독립을 원하게 됩니다. 


그림출처

위키 미디어 커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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