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역사 이야기 다섯번째
마리아 테레지아의 손자였던 테센 공작 카를은 전쟁사에서 꽤나 이름을 날린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프랑스 혁명 전쟁을 거쳐서 나폴레옹 전쟁에서도 활약한 인물이었죠. 그렇기에 보통 테센 공작 카를이라고 불리는 인물은 이 마리아 테레지아의 손자였던 카를을 가리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이 테센 공작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카를에게는 여러 자녀가 있었는데 장남은 알브레히트 대공으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군인으로 살았었습니다. 그는 바이에른 공주와 결혼했었으며 세명의 자녀를 뒀었습니다. 그중 외아들은 일찍 사망했고 두 딸만이 남게 되었었죠. 그리고 이 알브레히트 대공의 딸이 바로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알브레히트 대공의 둘째 딸인 마틸데 여대공은 언니와 함께 나름 괜찮은 외모로 알려지게 됩니다.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유전적 특징인 "합스부르크 립"을 이어받았지만, 마틸데 여대공과 그 언니는 덜했는데 가장 중요한 이유는 어머니가 바로 미남미녀가 많기로 유명했던 바이에른 왕가 출신이었기 때문일듯합니다.
비록 방계가문이었지만 합스부르크 가문이었으며 바이에른 왕가가 외가였기에 마틸데에게는 여러 혼처가 언급되었었습니다. 아마도 마틸데가 계속 살아있었다면 그녀는 이탈리아 왕비가 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탈리아 왕비가 될 운명의 여성은 마틸데가 아니라 몬테네그로의 옐레나 였었죠.
18살 무렵의 마틸데 여대공은 어느 날 극장에 가기로 했었습니다. 극장에 가는 것은 공식적인 자리에 참석하는 것이었기에 여대공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있었죠.
그리고 여대공은 극장에 가기 전 아버지 몰래 담배를 피우기로 결정했었습니다. 하지만 담배를 다 못 피운 시점에서 여대공의 아버지였던 알브레히트 대공이 여대공이 있던 방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놀란 여대공은 담배를 끄지도 않은 채 얼른 자신의 옷 속에 담배를 감추게 됩니다. 화려한 드레스에 담배 감추는 것은 쉬운 일이었죠.
불행은 이때 찾아오게 됩니다. 담뱃불이 여대공의 옷에 옮겨 붙게 되었는데 여대공의 옷은 매우 잘 타는 재질로 되어있었던 것입니다. 결국 여대공의 옷에 불이 붙었으며 여대공은 큰 화상을 입게 되었죠. 그리고 그 화상으로 인해서 1867년 6월 사망하게 됩니다.
작은 담뱃불 하나가 목숨을 앗아 간 것이었죠.
더하기
여대공의 장례식에는 수많은 합스부르크 가문 사람들과 외가 쪽인 바이에른 사람들이 참석하게 됩니다.
그리고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산다고 보통 이런 자리에서 자주 왕족들이 눈을 맞습니다.
마틸데 여대공의 절친이자 어머니가 마틸데 여대공의 숙부와 재혼했었던 오스테리아-에스테의 마리아 테레지아 여대공 역시 마틸데 여대공의 장례식에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녀는 역시 사촌의 장례식에 참석했던 바이에른의 루드비히 왕자와 만났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마리아 테레지아 여대공은 이미 정한 혼처가 있었지만, 돌도 되기 전 아버지가 사망했던 것을 가엾게 여겼던 여대공의 백부가 여대공의 사랑을 승낙하여주게 됩니다.
이렇게 바이에른의 루드비히 3세와 그의 왕비인 오스테리아-에스테의 마리아 테레지아가 만나서 결혼했었습니다.
그림출처
위키 피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