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버터는 가을을 닮은 것 같아.”
“정말이야?”
“응. 낙엽 색깔이 꼭 네 노란 털 같잖아.”
“헤헷. 그거 칭찬 맞지?”
“뭐... 아마도? 아무튼 난 가을이 좋아.”
“방금 날 좋아한다는 말을 돌려서 한 거야?”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더니 어느덧 가을이 성큼 다가왔네요. 더 추워지기 전에 가을 낙엽을 밟고 싶어서 미아와 함께 근처 공원에 나왔어요.
시간은 왜 이리도 빠르게 흘러갈까요. 분명 얼마 전에 미아와 바삭 소리를 내는 낙엽을 밟으며 뛰어놀았던 것 같은데 벌써 일 년이라는 세월이 지나 버렸다니... 갑자기 묘생이 허무하게 느껴지네요. 저도 가을 타나 봐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이 계절을 내년에도 미아와 함께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떠올라요.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다지만 미아와 함께할 수 있는 미래의 시간까지 보장받고 싶은 마음은 아마도 제 욕심이겠죠.
복잡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지금은 제 옆에 있는 미아에게 더 집중해야겠어요. 이 순간이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니까요. 저는 참 행복한 고양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