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의 레벨5 는 최고 등급이다. 유학원의 설명에 따르면, 레벨5까지 마치고나면, 영어로 대학 강의를 들을 수준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레벨5를 시작하고 2주차, 나는 그 말에 심히 의문을 갖게 된다.
일단 내가 교과서에서 읽어야하는 지문은 엄청 길어지긴 했다. 지문만 길어진게 아니라, 지문 안의 문장도 많이 길어졌다. 알지 못하는 단어가 나오는거야 말해 뭐해, 그래서 단어를 찾아 뜻을 적어봤자, 이 긴 문장이 해석이 안되고, 문장이 해석이 안되니 지문이 해석이 안된다.
게다가 프린트물도 많이 나눠줘서 해야할 게 많다. 레벨4 에서는 그래도 열심히 하려고 했었는데, 이건 지문도 너무 길고 할 것도 너무 많으니 그냥 쳐다보기가 싫어진달까... 하기 싫다. 하-
게다가 온라인 숙제도 너무 많다. 온라인 숙제가 너무 많아서 한 번 펼쳐서 끝낼 수 있는게 아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온라인 숙제 안에서도 쓰기가 있다. 언제나 성실한 친구 T 가 온라인 숙제를 이번엔 잘 하지 않고 있다. 너 왜 안해, 물으니, 너무 많아서 하기 싫어, 라고 했다. 하하하하하. 그러니까 너무 많으면 오히려 멀어지게 되어버려..
내가 걱정하는 건, 글을 읽고 쓰는 수준의 향상이다.
단어가 많아지고 문장이 길어지고 지문이 길어졌다는 걸 독해하고 문제를 푸는 데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내가 하는 말과 또 내가 쓰는 글에도 그것이 반영이 되어야 한다. 레벨5 에서도 마찬가지로 쓰기가 있고, 그 수준이 더 깊어졌다. 그걸 내 스스로 써내야 하는데, 내 어휘력이 늘었는가, 하면 단어는 기존보다 좀 늘었지만 전반적으로 늘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대로 정말 괜찮은가, 라는 생각을 하는 가운데, 요즘 최고 고민은 '쓰기' 이다.
어휘력이 늘었다면, 그리고 점점 더 길어진 문장과 길어진 본문을 마주하게 된다면, 나의 쓰기 역시 점차 나아져야 할 것이다. 내가 쓰기에 적용하는 단어들이 달라져야 할 것이며, 문장과 내용 역시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나의 쓰기는 처음 나의 쓰기와 크게 달라진 것 같지가 않다. 여전히 기초수준의 단어들로 여전히 기초 수준의 문장을 쓰고 있어서, 이렇게 영어를 공부하고 또 어려운 수준의 단어와 문장을 접해도 이정도라면 어쩌라는 것인가 싶은 것이다. 지금은 쓰기에 대해 고민이 많다. 조금 더 나은 단어, 조금 더 나은 문장을 쓰고 싶은데, 이걸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머릿속으로 이것저것 생각해보고 있다. 중등 영어 수준이 아니라 성인 수준의 영어를 구사해야 할텐데, 그 점에 있어서 고민이 많다. 영어 공부 열심히 해서 영어로 로맨스 소설 쓰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느새 사그라들고 있다. 쓰기 수준이 너무 제자리라서... 이제 학교에서 공부할 시간은 고작 한 달 남았다. 이 시간을 아주 잘 활용해야 한다.
고민이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