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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May 11. 2023

행복하지만 걱정 많은 삶

에세이

산 중에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 사랑하는 이와 좋은 시간을 보내고 좋아하는 일도 하고 있다. 적당하게 긴장하고 적당하게 풀어져 있다. 그럼에도 걱정은 많다.


행복과 걱정은 세트메뉴다. 행복할 수록, 엄습하는 것들이 있다. 지금 너무 좋아,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어. 라고 해도 삶은 걱정 투성이다. 비싼 초밥을 먹으면서 라면을 끓여 먹고 싶은 마음이다. 그냥 삶에 대한 칭얼거림. 어리광이다. 안타깝게도 좋은 시절은 늘 끝나고 만다.


맞다. 지금껏 좋은 시절을 겪고 나쁜 순간을 맞이했다. 그렇다면 지금 좋은 시절을 겪고 있으니까 나쁜 순간을 대비해야 한다. 비 예보가 있는 날 깜빡하고 우산을 두고 가서 비에 흠뻑 젖은 적이 있다. 그래서 툴툴대는 건 괜찮지만, 다음 번에 또 우산을 들고 나가지 않는 건 내 잘못이다.


두 번째에 어떤 선택을 할지는 내 책임이다. 항상, 두 번째가 중요하다. 그리고 세 번째는 마지노선이다.


행복하지만 걱정 많은 삶을 살고 있다. 마흔에, 쉰에 뭘 얼마나 취할 수 있을지 걱정인 게다. 돈이 많고 적고는 상관없다. 그냥 내 효용가치가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보통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나 역시 내가 쓸모 있는 사람이었으면 한다. 그리고 특히 나의 일이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일이라면 더더욱 좋을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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