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왜 자꾸 나를 밀어낼까?

사랑에 빠진 사람은 몸을 던진다

by 승훈


아내와 한 침대를 쓴 지도 벌써 3년이 넘었다. 약 30년간 혼자 침대를 쓰던 나는 아내와 만난 후 3년 가까이 거의 매일 퀸사이즈 침대에서 함께 잠들고 일어난다. 둘 다 키가 큰 편이라 퀸사이즈 침대가 가끔은 좁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늘 찌그러져 있다.


아내가 내 베개를 한참이나 넘어와 자고 있기에, 나는 벽에 바싹 붙은 채로 잠을 자는 것이다. 벽이 없었다면, 침대에서 몇 번이고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아내는 추위를 많이 타서 사시사철 전기장판을 켜야 하는 사람이었지만, 나와 함께 살면서부터는 겨울에만 전기장판을 찾는다. 그래도 수족냉증이 있는 아내의 차가운 손이나 발이 몸에 닿을 때면, 깜짝 놀라곤 한다.


아내는 잘 때마다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인다. 생각해 보면, 길을 걸을 때도 비슷하다. 아내는 자꾸 나를 옆으로 밀어내고, 나는 길 밖으로 밀려나지 않으려고 버틴다. 몸이 피곤할 때는 나도 모르게 아내를 피하려고 할 때도 있다. 아내는 왜 그러는 걸까? 릴스를 보면, 많은 부부들이 이렇게 사는 것 같아 괜스레 공감이 된다.


사랑을 하면,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던진다.


우리 반려견 베베는 잠시만 외출했다 돌아와도 격하게 우리를 반긴다. 30분 정도의 짧은 외출에도 꼬리를 흔들며 반기고, 만져주면 온몸을 던진다. 5kg도 안 되는 작은 녀석이 온몸을 던지며 우리 손과 다리에 자신의 무게를 싣는다. 이 녀석이 30kg가 넘는 대형견이었다면 꽤나 버거웠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그런 것이다. 자신의 몸을 던져 무게를 전하고, 존재를 알리는 것. 나의 질량과 중력을 상대에게 알리는 것. 나를 알리는 가장 원초적인 방법은, 이처럼 물리적이다.


돌이켜보면 아내는 내 등에 업힌 적이 손에 꼽는다. 무겁다며 한사코 싫다고 한다. 하지만 아내는 이미 여러 방식으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무게를 내게 싣고 있다.


나도 가끔 아내를 괴롭히고 싶을 때, 몸무게를 힘껏 실어 아내 위에 눕는다. 아내는 무겁다며 소리를 지른다. 그러면 괜히 더 무게를 싣고 싶지만, 혹시나 갈비뼈라도 금이 갈까 봐 참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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