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일기
2022년, 지난 1년의 시간을 평가받는 시즌이 왔다.
직장인들에게는 지난 1년을 평가받는 시간이면서 동시에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가장 예민한 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요즘에 회사 사람들과 모이면 이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많다.
"너 올해는 상위평가받을 것 같아?"
"형은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고과 받을 사람들 퇴사하고 몇 안 남았잖아."
"난 대충 면담했는데 이미 플러스알파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기대하지 말래"
리더가 아직 부족하다고 했을 때, 다양한 반응들이 있다.
받아들이는 유형, 분노하는 유형, 오히려 이 정도면 감사하다는 유형 등.
늘 리더들은 "문제없이 진행되는 것은 잘한 것이지만 플러스알파, 너만의 엣지가 필요해"라고 한다.
그리고 "올해 잘했어, 근데 줄 수 있는 사람은 한계가 있어. 내년에는 꼭 챙겨줄게"라고 하기도 한다.
사족이지만 어쩌면 위와 같은 부분 때문에 사람들이 부서를 안 옮기는 것 같다. 부서를 옮길수록 그 부분에 적응하고 처리하기에 바쁘지 플러스알파, 엣지를 만드는 것은 굉장히 어렵기 때문이다. 리더들 입장에서도 옮기면서 성장하는 게 후배를 위해서는 좋지만 지금까지 함께 Sync를 맞춰온 사람이 떠나는 것보다는 붙잡고 싶은 마음에 내년에는 챙겨주겠다는 말로 붙잡고 싶은 줄다리기를 걸어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올해의 나는 어땠을까.
객관적으로 돌이켜 보았을 때,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올해 22년은 후회가 없다.
내 앞의 일에 최선을 다했고 문제없이 해결하려고 했다. 하던 일만 했던 것도 아니고 다양하고 넓은 영역에서의 일을 소화하였기 때문에 그것을 문제없이 처리하는 것도 조금은 힘들었다.
내 할 일을 다 못했으면 늦게까지라도, 주말에 나와서도 했고 그걸 알아달라고 생색내지 않았다.
할 일을 다했다면, 눈치 보지 않고 퇴근하여 운동을 하고 책을 읽으며 나 스스로를 위해 투자했다.
생색내지 않고 눈치 보지 않았으니 어쩌면 바보일 수도 있다. 그게 나의 스타일이었다.
나의 위에는 아직 많은 선배들이 있고 막내인 내가 상위 고과를 가져가는 것도 아이러니할 수 있다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급에 안 맞는 일들을 주셔서 좋은 기회를 얻었고, 좋은 회의에 참석할 기회를 주셨었다.
감사하게 생각하게 되고 리더들도 고민하여 고과 평가했을 부분에 대해 수긍하려고 한다.
이 부분이 불합리하다고 투정 부려도 바꾸기 어려우며 욕심쟁이로 비치는 것보다는 나의 욕심을 숨기고 받아들이고 더 나를 갈고닦는 것이 발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23년에도 22년의 평가와 상관없이 지금처럼 열심히 하려고 한다.
잘 나왔다고 자만해서도 안되고, 못 나왔다고 우울해서도 안된다.
한결같은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글 쓰고 좋은 작가로도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