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ndon in Black & White

흑백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런던의 모습

by 집사가 되고싶다

2013년의 어느 날.

아침 일찍 카메라와 점심으로 먹을 샌드위치를 챙겨서 밖으로 나왔.


늘 그렇듯,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시작하는 여행은

출발 전에 몇 가지 목표를 세우는데,


이 날의 목표는

흑백으로 보았을 때 더 나은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장면을 담아보자.


그런데 컨셉을 흑백으로 정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


평소

꽃과 나무, 하늘 등 고유의 뚜렷한 색채를 지닌 대상을 카메라에 담았던 습관 때문에..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리 카메라 렌즈는 계속 내 목표와 다른 곳을 향하는 상황.


예를 들어.. 이런 사진.


나무와, 떨어진 나뭇잎 사이에

꽃 대신 붉게 핀 쓰레기 봉투같은.


꽃이라고 갖다붙이기엔

참 크기도 크구나.


다양한 색감이 가득한 런던의 모습은

따로 시간을 내어 담아보기로 하고,

이 날은 흑백 그림을 찾아 셔터를 눌러댔.


Canada Water Library


Flying Birds


Rush Hour in London Bridge Station -too fast to catch two legs-


Going down or Going up ?


몇 시간을 돌아다니며 알게된 사실.

런던의 우중충한 Tube(지하철) 역이야말로

흑백으로 표현하기 가장 좋은 장소였던 것.


그리고 사진을 찍다보니 예상 외로 런던은 흑백 그림이 어울리는 도시였다.

이 날 나에게 사로잡힌.. 또는 나를 사로잡은..?

런던의 모습을 몇 장 모아

London in Black & White고 불러보자!


Canada Water Library


Do not ask me where it is because I have no idea where it is


nearby Shakespeare Museum


A dark pigeon at the middle of six seagulls


into the heaven


No one


untitled


흑백으로 찍힌 사진을 한 장 한 장 확인하다보니

마치 돌아갈 수 없는 먼 과거의 일을 회상하며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St. Martin in the field Church


카메라를 움켜쥐고 런던을 돌아다니던 그 시간.

지금은 너무나 그리운 순간들이 되어 정말

말 그대로 흑백 사진으로 남아 버렸.


A couple in a endless pause

그리운 순간.

그리운 시간.


영국 사진첩을 뒤적이다가 우연히 오래 전 런던에 처음 왔을 때 그 시간, 그 때 그 모습 그대로

자유롭게 웃고있는 나를 만났다.



사진이라는 건

타임머신과도 같지 않을까.


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으면 사진 속 순간을 기준으로 잊혀졌던 전-후의 기억들이 떠오는다.


어떤 기억들은 나에게 그런 순간이 있었다는 사실 조차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왔을만큼 기억 저 멀리 깊은 곳에 버려진(?) 것들.


또 어떤 기억은 그 당시에는 세상 무엇보다 소중했지만 한 겹 한 겹 천천히 쌓이는 시간에 묻혀

자연스레 기억의 우선순위에서 멀어진 것들.

그 수 많은 기억과 추억들은

수 년이 지난 뒤에 사진 한 장으로

다시 살아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렇게 버려지고 방치되었던 그 기억들과 찾아

이렇게 방 안에 앉아 다시 런던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본다.


Big-ben and a Double-decker


그리운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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