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집사가 되고싶다 Dec 25. 2017

한 대 때려주고 싶은 영혼의 단짝







눈만 뜨면 심심한 이구름.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부터 톡을 보냈다.


이구름과 나는 벌써 2년차. 사귄다는 건 아니고, 집사들이 내가 외롭다고 느껴졌는지 2년 전 이맘때 즈음 저녀석을 데리고 왔다. 


보리 주인님, 이 녀석을 바칩니다.
부디 받아주시옵소서!


사실 집사라고 있는 인간 2명 모두 아침일찍 일하러 나갔다가 해가 지면 들어오는..

뭐랄까..내가 말을 안해서 그렇지 좀 서운한 게 많은데, 어느 날 이렇게 새 식구라며 털뭉탱이 하나를 투척하면 내가 좋아할꺼라 생각했나보다. 


솔까, 처음에 이녀석은 세상 귀찮은 존재였다.

때려봐때려봐용용죽겠지.jpg

그냥 바라만봐도 얄미운 얼굴에, 항상 세상 모든 게 궁금하다는 저 눈동자.

정말이지 한 대 콕 쥐어박고 싶은 캐릭터..

게다가 얘는 틈만 나면 나에게 다가와서 그렇게 햝아대고 껴안고 만지고..

넌내장난감이잖아.jpg


그런데 눈치코치라곤 1도 없는 이 꼬맹이 털뭉치와 2년을 같이 살다보니 그새 많은 정이 들었다.

무엇보다 집사 녀석들이 외출할 때 나 혼자 있는 날이 단 하루도 없다는 게, 그리고 추울 때 둘이 꼭 붙어있고 가끔 운동이 필요할 때면, 한 대 때리고 도망다니는 맛이 쏠쏠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건..!

집사야좋은말할때이문열어라옹.jpg

정말 꼬리가 말려들어가도록 싫은 병원에 혼자 가지 않아도 된다는 거!ㅋㅋㅋㅋㅋ

함께 겁먹고 함께 고통받고 함께 투덜댈 수 있는 동반자.

  

 게다가 이런 쌩뚱맞은 모습을 보면,  

저런 똘끼도 이구름의 딥매력이 아닌가 싶다.




그나저나 날도 추운데 집사녀석들은 보일러도 안틀어놓고 어딜 간거냐옹.

이구름 불러다가 한 바탕 뛰어놀고 열 좀 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집사가 잘못했네 잘못했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