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지 Jan 17. 2022

사무엘과 다윗의 만남

2022. 1.18. 매일묵상

"겉모습이나 키 큰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 나는 이미 그를 배척하였다. 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 (1사무16,7)


사울에게서 마음을 돌리신 하느님께서는 사무엘에게 이사이의 아들들을 만나보게 하십니다. 그 이사이의 막내아들이 바로 다윗이지요. 사무엘은 주님의 뜻대로 다윗에게 기름을 붓습니다. 앞으로 사울과 쫓고 쫓기는 여정을 하게 될, 바로 그 다윗에게요. 사울과 다윗은 천성적으로도 참 다른 사람이지요. 눈에 띄게 미남이었던 사울과 평범했던 다윗은 그 겉모습도, 그리고 하느님을 섬기는 자세도 모두 달랐습니다. 


그러고보면,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남보다 더 나은 것을 가졌다는 것을 아는 순간, 교만해지고 오만해지는 것 같아요. 남보다 예쁘고 잘생긴 사람은 외모로, 남보다 똑똑하고 많이 배운 사람은 지식으로, 학벌로, 그리고 남들보다 재산이 많은 사람은 자신의 부로 인해 교만해지죠. 교만해졌다는 것조차 스스로 느끼지 못할만큼 아주 자연스럽게 변하기도 합니다. 


사울은 그런 사람에 속했을 것입니다. 아름답고 총명하며 많은 것을 가진, 한마디로 잘난 사람. 보통은 그런 사람이 잘 될 때는 그럴만하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누가 봐도 잘났으니까요. 그러나 하느님의 기준은 다른 것 같아요. 잘생기거나 키가 크거나 총명하거나 하는 것들은 하느님이 생각하시는 절대적 기준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하느님의 뜻을 섬길 줄 아는 자'를 찾으셨던 것이지요.


하느님의 사랑조차도 너무나 쉽게 얻었던 사울이기에, 아마도 진정한 신앙을 가지기 어려웠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잘나지 않았다는 것이, 그래서 더 하느님께 매달리게 되었다는 것이 어쩌면 더 감사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 


저도 한 때는, 신앙보다 하느님보다 현실적인 조건들을 더 많이 갖추고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남들보다 더 아름답고 싶고, 더 부유해지고 싶고, 더 잘난 사람이기를 원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세상 일이 어디 그런가요.. 그래, 그랬던 적이 있었지.. 하는 아주 아련한 기억만 간직한채, 어느새 바쁘게 나이를 먹은 저는 지금은 아주아주 평범한 40대 중반의 아줌마가 되었지요.


그런데요, 저는 지금의 제 모습이 참 마음에 듭니다. 뭐 세상에 이름 석자를 빛낸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척척 1등만 도맡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저는 제가 하느님을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이, 더 늦지 않게 하느님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사무엘기 상권을 읽어나가다 보면, 다윗의 믿음에 대해서 많이 묵상하게 될텐데, 저는 제가 많은 것을 가진 사울보다 겸손하게 하느님만 보고 나아가는 다윗에게 마음을 빼앗겼다는 사실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습니다. 하느님이 다윗을 알아보신 것처럼 저도 다윗을 알아보는 것이니까요... ^^


하느님이라는, 평생의 동반자, 가장 든든한 빽을 얻은 기분이랄까요..


우리가 이룬 것들이 아닌, 우리의 고운 마음만 보시는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내일도 또한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좋은 밤 되셔요.. ^^

매거진의 이전글 사울..실망스럽습니다. 핑계라니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