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카페 이벤트의 첫 변수, 카페 대관

Step 2. 생일 카페에 맞는 장소 찾기 대작전

by El Fanatico

무턱대고 생일 카페를 개최하겠다고 마음 먹으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생일 카페 장소를 찾는 일이었다.


다른 과제, 특히 생일 카페 컨셉을 정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대관을 먼저 진행했던 이유는 빠른 선점 때문이었다. 하나의 카페에는 하나의 이벤트만 진행할 수 있지만, 같은 일자를 기념하려는 주최자들은 매우 많다. 동일한 대상을 위하는 이들은 적어도 카페 대관 단계에서 경쟁자 관계다. 그리고 같은 날에 생일인 이들도 많을 것이고, 무엇보다 대개 한 생일 카페는 2~3일 가량 열리기 때문에 그 날 뿐만 아니라 그 전날이나 그 다음날 기념일까지 감안해야 한다.


게다가 다른 작업들은 아이디어 구상이 선결되어야 했지만 대관 작업은 당장 적절한 카페를 찾는 게 먼저다. 우선 필요한 조건만 추리면 인터넷으로 검색할 수 있고, 직접 현장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 수도 있다. 당연하지만 생일 이벤트를 할 카페 구조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직접 갈 수 없다면 인터넷에 있는 사진이라도 체크해야 한다.


생일 카페 이벤트를 대관해주는 곳들을 찾아가면 모두 다 같은 카페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 다르다. 어떤 카페는 1층에 있고, 또 어떤 카페는 3층에 있다. 심지어 복층을 쓰는 카페도 있다. 큰 카페도 있고, 작은 카페도 있다. 큰 카페라도 마냥 탁 트이지 않을 수 있다. 벽이나 기둥 하나가 카페의 특성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벽이 많으면 그만큼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기도 하지만, 특히 아이돌이 직접 생일 카페에 오게 되면 동선 정리에 복잡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대관은 단순히 공간을 빌리는 절차를 넘어서서 동시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팬 경험을 설계하는 출발점이 된다. 카페 하나하나의 공간마다 특색이 다르고, 고객들의 행동 양식 역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관은 생일 카페 컨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무엇보다 카페의 전시 구역이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생일 카페를 꾸며야 하고, 생일 카페 컨셉도 맞춰야 한다. 또한, 카페에 활용할 수 있는 조명이나 오브제 하나도 맞는 컨셉을 만나면 효과가 배가될 수 있다. 팬들의 기억에도 많이 남고, 그 조합을 사진으로 찍어서 SNS에 올리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여러모로 생일 카페와 그 주인공을 위한 파급력이 이어질 수 있다.


생일 카페도 하나의 팝업 스토어다. 특정 대상을 위해 운영하는데, 기업이 여는 것이 아니라 팬이 직접 여는 것일 뿐이다. 규모의 차이가 존재하나, 생일 카페도 기업이 오프라인 팝업 공간이나 행사를 진행하는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오히려 규모가 작기에, 큰 사이즈의 행사라면 역할이 분담되겠지만, 생일 카페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단계를 주최자가 직접 결정할 수 있다. 일관성을 가지고 오프라인 이벤트가 진행될 수 있으며, 주최자 입장에서도 모든 단계의 역량을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그런 이유로 생일 카페를 하고 싶었고, 이렇게 하게 되었다.


아예 인물 별로 생일카페 현황을 수집하여 알려주는 사이트도 존재한다. (출처 : 덕플레이스)


이번 생일 카페를 열 장소를 선정하면서 기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항은 다음과 같았다.


서울 시내 권역 위치

홍대 근방 - 작은 규모의 카페가 상대적으로 많지만, 그렇다고 넓은 카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카페들이 모여 있어서, 팬들이 여러 곳을 방문하기 쉽다. 워낙 이 지역이 핫플레이스이기도 하고, 생일 카페가 여러 곳 모여 있으면 번잡할 수 있다.

강남 근방 - 큰 규모의 카페가 많아서 다양한 전시를 하기에 용이할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생일 카페들이 모여 있지 않다.

성수 근방 - 홍대, 강남과 함께 서울 시내 생일 카페의 주요 스팟 중 하나로, SM엔테테인먼트 사옥 근처에 있어서 해당 엔터사 소속 가수를 위한 생일 카페를 열기 좋다.

용산 근방 - HYBE 사옥 근처에 있어서 해당 엔터사 소속 가수를 위한 생일 카페를 열기 좋다.


카페 구성

카페가 넓고, 의자가 많을수록 손님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액자를 어느 정도 걸 수 있는지, 전시 공간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팟을 얼마나 / 어떻게 배정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카페의 조명과 디자인에 따라 어울리는 컨셉이 따로 존재할 수 있다. 대부분의 카페는 무난한 조명과 벽, 그리고 오브제 등을 배치하지만, 아닌 경우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리고 많은 카페는 사소하더라도 다른 카페와 차별점을 두려고 한다. 그 차이는 하는 생일 카페 컨셉에 따라 도움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이돌이 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는 해당 아이돌 멤버가 원활하게 생일 카페를 둘러볼 수 있도록 팬들과 아이돌의 동선을 서로 분리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아이돌이 올 수도 있는 상황에서는 아이돌과 더 많은 팬들이 서로를 보고 생일을 축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즉, 공간이 넓을 수록 좋지만, 벽이나 기둥이 그 넓은 공간을 너무 장악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서로 볼 수 없은 공간이 있다면 넓은 게 무의미하다.


카페 메뉴 관련

다른 생일 카페와 차별화할 수 있는 메뉴를 선정할 수 있다. 음료는 크게 차이나지 않을 수 있지만, 쿠키에서 변주를 줄 수 있다. 많은 카페들은 쿠키 디자인의 도안을 생일 카페 주최자에게 요청하여 그 도안대로 쿠키를 제공한다.

각 카페마다 최소 판매 수량 또는 최소 판매 금액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관을 비롯하여 생일 카페 전반적으로 이를 반영해야 한다. 카페의 상황이나 생일 카페의 컨셉 및 특전 규모가 조건에 맞지 않는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에 다시 생일 카페를 한다고 했지만, 그것을 다시 해도 성공할 보장이 없었다. 팬이라 생일 카페를 연다고 했는데 막상 팬 싸인회도 가지 않고, 아이돌 멤버의 일정을 따라가면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도 콘서트나 공연 있을 때마다 나눔 이벤트를 자주 해서 X 계정 팔로워가 있었지만, 영향력이 큰 사람도 아니었다. 그래서 다른 생일 카페들과 같이 들리기 좋은 홍대 근방으로 일찌감치 정했다.


하지만 팬들이 다른 주최자의 것에 비해 인지도가 낮을 수 있는 생일 카페를 방문하고 싶게 하려면 다양한 장치들이 필요했다. 그래서 많은 전시 공간을 설치할 수 있도록 넓은 공간의 카페를 구하는 것이 중요했다. 직감이나 정황으로 봤을 때, 아이돌이 오지 않을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그래도 올 수도 있으니, 벽이 공간의 상당수를 가리지 않는 카페를 선정하는 것도 중요했다.


그래서 홍대 근방을 생일 카페 진행 몇 달 전부터 샅샅이 다니며, 생일 카페를 물색했다. 생일 카페의 입지를 밖에서 파악했고, 그 카페의 내부 구성은 온라인에서 찾아볼 수 있으니 모든 카페를 안쪽까지 둘러볼 필요는 없었지만, 그래도 많은 카페를 리스트에 올려두고 있었다. 그럼에도 쏙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기 쉽지 않았다. 그나마 괜찮은 카페를 찾아도 대관료가 따로 붙거나, 보증금이나 최소 판매 금액이 너무 높다고 판단했다. 생일 카페들이 지나치게 가까이 모여 있어서 혼잡한 카페도 리스트에서 지웠다. 이미 누군가가 선점한 상태인 카페도 많았다.


방법을 선회하여 X(구 트위터)에서 홍대 생일 카페를 연상케 하는 키워드를 검색해보고, 심지어 ‘신상’ 카페도 찾아봤다. 새로 영업을 시작한 카페는 X에서 홍보를 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관 과정에서는 그 프로모션을 온전히 누리지 못했지만, ‘신상 카페’는 생일 카페 유치를 위해 조건을 좋게 내놓기도 한다.


결국 그 ‘신상 카페’ 중에서 생일 카페 이벤트를 열 장소를 선택했다. 그렇게까지 넓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많은 이들을 모을 수 있고, 자리도 많았다. 무엇보다 공간이 매우 쾌적했으며, 아이돌 멤버가 팬의 접촉을 최대한 피하면서 생일 카페를 둘러볼 수 있는 동선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전시 공간의 규모는 적을 수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계산이 되었다. 무엇보다 최소 판매 금액의 조건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생일 카페 이벤트의 흥행이 좋지 않아도 그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생일 카페의 주인공 생일인 8월 1일 금요일에 맞춰 원래 7월 31일 목요일부터 8월 2일 토요일까지 사흘 동안 열려고 했다. 토요일 주말까지 운영하면서 더 많은 팬들이 찾는 게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카페는 요구 조건이 평일과 주말 모두 동일했던 것도 장점이었다. 평일, 주말을 다르게 조건을 제시하는 곳도 많은데 이러면 주말 운영이 수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7월 31일 목요일에는 이미 대관이 잡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8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주말이 우선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너무 아쉬웠다. 31일 왠지 해야할 것 같은데 이 생각이 잔상처럼 계속 남아 있었다.


그리고 진짜 대관을 할 때 31일을 포함했어야 했다.



계획 대변경의 단초


생일 카페를 약 한 달 앞두고, tripleS 완전체가 마카오에서 8월 2일 토요일에 공연을 연다는 루머가 돌았다. 그때 당시 팬들 사이에서는 루머로 취급되었지만, 여러 정황상 마카오 공연이 진짜일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했다. 비상 상황이었다. 생일 카페 주인공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을 감안했으며, 심지어 오지 않는다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고 생일 카페를 준비했기 때문에 진짜 생일 카페 주인공이 오지 않는 것은 아쉽지만 이미 예상 범주 내에 있었다.


그런데 생일 카페를 방문할 수 있는 팬들이 마카오에 가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던 변수였다. 실제로 마카오 공연이 아니었다면 생일 카페에 올 수 있던 팬들이 마카오로 많이 갔다. 이들은 8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여는 생일 카페에 갈 가능성이 거의 없다. 게다가 이 우려 때문에 생일 카페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레이더를 돌리다보니 다른 생일 카페들은 7월 31일 목요일부터 8월 1일 금요일까지 개최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7월 31일에 생일 카페를 열어도 마카오에 갈 팬들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카페와의 연동성을 높이기 위해 홍대 권역을 입지로 선택한 이상, 변경은 불가피했다.


그리고 진짜 마카오 콘서트가 발표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예상하는 생일 카페 방문자 수를 물어봤는데, 현저하게 낮은 답이 나와서 절망스러웠다. 물론 경험상 그 수치보다 훨씬 좋은 성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런 말이 타격을 주는 건 분명했다. 결국 몇 달 간 발품 팔아 준비해서 선정한 카페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그 카페는 31일은 대관이 잡혀 있었고, 31일에 운영하려면 다른 카페를 선택해야 했다. 대관을 취소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물론 그 전에 새로운 카페를 다시 찾으려고 했다. 다른 카페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생일 카페 대신 생일 버거집도 고민해봤지만, 운이 좋게도 7월 31일부터 8월 1일까지 운영할 수 있는 생일 카페를 찾았다. 생일 카페에서 제시하는 최소 주문 금액 조건도 꽤 좋았다. 그렇지만 이미 대관이 잡혀있던 탓에 8월 2일 토요일 운영은 포기해야 했다.


다행히 기적처럼 찾아온 대안


심지어 너무 급한 대관이라 직접 답사를 하지 못하고 사진으로 확인한 후 새로운 카페를 대관했다. 먼저 대안 리스트를 뽑고 카페를 답사해봤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 카페는 그때 운영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당장 해야 했기에 검색해서 사진도 보고, 카페 주인과 메신저로 접촉하여 전체적으로 공간을 확인했다. 실제로 보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손님들에게 주려고 했던 경험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게다가 공간이 다소 넓고, 공간이 전체적으로 탁 트였으며, 전시 공간과 사진 스팟이 많아서 다행이었다. 무엇보다 팬들이 다니기 좋게 카페는 1층이었다.


가장 먼저 하려고 했던 일은 가장 나중에서야 결정되는 일이 됐다. 생일 카페 준비할 때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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