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 4. 생일 카페 홍보 시간
생일 카페를 준비했으면 당연히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생일 카페를 하는데, 알리지 않고 하면 팬들이 절대 그 생일 카페에 갈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가 중요하다. 팬들이 잠재적 고객의 대부분이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가설이자 사실이고, 그렇다면 이들이 자주 보는 플랫폼에서 생일 카페의 존재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전 설명은 케이팝 팬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었고, 생일 카페를 여는 주최자는 당연히 X(구 트위터)에서 생일 카페의 존재를 알린다. 아이돌을 제대로 덕질하고 싶으면 X에서 그 해답을 찾아야 한다. 팬들은 X에 있고, X에 사진을 올린다. 엔터사도 X에 공지를 올리기도 한다. 그리고 케이팝 아이돌로 이런저런 활동을 하는 인플루언서나 크리에이터는 X에서 활동한다. 생일 카페 주최자도 따지고 보면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면 생일 카페 공고도 X에 올려야 한다.
생일 카페의 기본적인 알림은 생일 카페에 대한 간단한 문구와 포스터를 포함한다. 문구에는 주로 이 생일 카페가 다른 생일 카페와 다름을 증명하는 컨셉과 해시태그를 포함하며, 당연하게도 생일 카페가 열리는 장소와 일시를 같이 표기한다.
글자 수가 제한되어 있는 SNS인 X의 특성을 감안하면 더 자세한 내용은 포스터에 담아야 한다. 포스터는 앞서 언급했듯이 생일 카페의 컨셉을 확인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
이번 생일 카페에서는 팬들이 생일 카페 주인공인 정하연이라는 아이돌을 알아가고 기록하는 의미에서 ‘안내서’ 컨셉을 차용했다. 그리고 팬들이 생일을 축하해주는 의미를 같이 담아내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tripleS 멤버 정하연이 팬들과 함께 정한 '개인 팬덤' 이름인 '육각단'이라는 네이밍을 써서 '정하연을 덕질하는 육각단을 위한 안내서'라는 제목으로 최종 결정하였고, '팬들의 정성스러운 마음을 컨셉으로 드러내기 위해 손글씨 서체(네이버 나눔손글씨 등)를 전면에 내세웠다. 직접 온라인으로 외국인들에게 손글씨를 직접 받아 포스터에 집어넣기도 했고 Procreate를 통해 직접 그린 것들도 있었다. 이 컨셉을 포스터로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으며, 사람들에게 홍보하는 포스터가 해당 생일 카페 컨셉을 맨 처음 알려주는 창구다.
포스터는 주로 2개 면으로 제작된다. 첫 번째 페이지에서 주로 생일 카페의 컨셉을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다. 생일 카페의 주제와도 같은 제목이 포함되고, 생일 카페 주인공 사진이 많이 들어간다. 생일 카페의 포스터는 광고 기능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첫 번째 페이지에서 팬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장치들을 포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페이지에서 주로 생일 카페의 정보가 디자인에 맞게 첨부되어 있다. 생일 카페의 장소, 일시가 당연히 생일 카페 포스터에 들어가야 하며, 주로 이 두 번째 페이지에 포함되어 있다. 팬들이 카페에서 주문을 하게 되면 같이 받게 될 ‘특전’도 이 페이지에 들어가야 한다. 만약 럭키 드로우 이벤트가 있으면 이것도 첨가되어야 하며, 기타 안내 사항도 마찬가지다.
기타 안내 사항에 주로 들어가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인 1음료 주문 부탁드립니다: 생일 카페 주인공이 생일 카페에 오는 경우, 생일 카페에 가서 주인공만 본 다음에 나가는 경우도 존재할 수 있다.
특전은 조기 소진되거나 변경될 수 있습니다: 발주 일정 등이 꼬일 수 있기 때문에 주문한 물품이 제때 도착하지 않을 수 있으며, 수요 예측을 한다고 해도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테이블이 만석일 경우, 이용시간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생일 카페에 주인공이 오는 경우, 주인공을 보겠다고 마냥 기다리는 사람이 존재할 수 있는데, 그렇다면 손님을 더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생일카페에 대한 문의는 카페가 아닌 ‘(생일 카페를 홍보하는 X 계정 아이디)’로 부탁드립니다: 카페 장소에 이벤트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생일 카페 이벤트 주최자는 카페가 아니기 때문에 이 공지 내용을 따로 적는다.
이 밖에도 자리가 부족할 경우에 합석을 요청하는 문구가 들어갈 수도 있다.
생일 카페가 열리는 장소를 지도 이미지로 표시하는 경우들도 많으나, 특별히 QR코드를 사용하기로 했다. 해시태그의 경우, 두 번째 페이지에 넣는 케이스가 많으나, 첫 번째 페이지에 언급하는 경우들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세 번째 페이지를 추가로 만들었다. 직접 디자인을 하기 때문에 추가로 페이지를 만드는 것에 부담이 없었다. 그리고 세 번째 페이지에 생일 카페에서 팬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액티비티 내역을 적었다. ‘뭔가 다른’ 생일 카페를 만들어야 했는데 이 세 번째 페이지에 핵심적인 전략을 담았다.
그리고 그중 한 가지 액티비티를 위해서 더 크고 ‘뭔가 다른’ 홍보 활동을 해야 했다.
생일 카페에서 팬들이 포스트잇으로 문구를 적어서 붙이는 활동을 계획했었다. 뻔한 전략일 수 있지만, 뻔하지 않기 위해 포스트잇은 견출지 모양의 리무버블 스티커로 대체했고, 문구는 생일 카페 주인공과 팬들의 관계성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테마로 정했다. 그리고 그것을 빌드업해서 생일 카페 컨셉과 연결시키고 포스터 전면에 내세웠다. 이 액티비티가 생일 카페의 얼굴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이 액티비티가 빛나야 했다.
생일 카페에 찾아온 팬들은 아무 것도 없는 배경에 그 리무버블 스티커를 붙이기 쉽지 않다. 포스트잇에 특정 문구를 적어서 붙이면 될 정도로 간단하고 직관적이지만 아무리 설명이 있어도 뚜렷한 예시가 없으면 시도를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그 수많은 예시를 사전에 만들어야 했다. 그렇다고 직접 수십 개의 스티커에 문구를 일일이 적을 수 없을 뿐더러 그것은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에 많은 팬들의 직접적인 필적이 필요했다. 다행히도 그 많은 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생일 카페를 3주 남기고 서울에서 이틀 동안 콘서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콘서트나 다른 오프라인 행사에서 생일 카페에 대한 홍보 활동을 잘 하지 않는다. 팬과 일일이 접촉하면서 ‘저 생일 카페 열어요’와 같은 말을 하는 케이스를 들어보지 못했다. 어딘가에서는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보편적인 프로모션은 아니다. 이 사례처럼 콘서트처럼 많은 팬들이 모이는 이벤트가 흔하게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그 이벤트 시기와 생일 카페 시점이 인접하기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 이벤트를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던 배경이 있었다. 원래 간단한 ‘비공식 굿즈’ 같은 것을 만들고 나눠주는 것을 좋아한다. 수요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비공식 굿즈’를 제작하려고 노력하지만, ‘비공식 굿즈’에 무관심한 이들도 있기에, ‘비공식 굿즈’에 참신한 아이디어만 집어넣을 뿐, 큰 각오를 하고 만드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그 ‘비공식 굿즈’를 나눠주면서 가지게 되는 과정이다. ‘과정’이라고 해서 안면을 트고 관계성을 가진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 지금 이 굿즈를 받는 사람을 당장 1시간 뒤에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나눠주고 받는 것 자체가 하나의 사회적인 행위다. 각자의 의도가 있겠지만, 아이돌과 관련하여 무언가를 넘기는 ‘나눔’ 행위도 이에 해당될 수 있다. 서로에게 원하는 포토카드를 교환하는 행위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그 행위를 보고 다른 팬들도 그런 액션을 취할 수 있다. 실제로 특정 포토카드를 제작하여 직접 나눠준 적이 있는데, 그 아이디어가 재밌어서 X에 바이럴된 적도 있으며, 그 제작 과정을 재미 있게 본 외국인 팬이 영감을 받아 직접 ‘나눔’ 이벤트를 진행했다고 알려준 적도 있었다. 물론 이런 나눔 이벤트는 어딜 가나 굉장히 빈번하게 이뤄진다.
거창한 전개지만, 인류가 본격적으로 사회적인 활동을 시작했을 때로 거슬러 생각해본다. 과잉으로 보유한 생산물이 있고, 그에 비해 부족해서 필요한 것들도 존재할 것이다. 특히 각자 필요한 물품들을 찾기 위해 서로 모여서 물품을 교환하거나 조개껍데기 등의 화폐를 지불한다. 이렇게 구성원들이 모이게 되면 경제적 행위가 뒤따라온다. 시장이 만들어지고, 교환 등의 상행위가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시장에서 사람들이 모이면 관계성을 형성할 수도 있고, 하나의 커뮤니티 내지 사회가 위력적으로 등장한다. 이 전개는 태초부터 지속되었으며, 지금도 그렇다. 팬덤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케이팝 아이돌이라는 섹터에서 팬덤이라는 커뮤니티이자 사회가 발현된다.
‘생일 카페 홍보’가 이유였기에 콘서트 현장은 최적의 장소였다. 많은 사람들이 대개 하나의 목적을 위해 같은 자리에 있다. 심지어 여기서 MD 상품들도 판매하고 있다. 그중에서 24종 중에서 1종을 무작위로 제공하는 상품이 있었다. tripleS 멤버가 24명이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그렇다면 원하는 멤버가 전면에 있는 상품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그 상품이 나올 때까지 사거나 아니면 다른 사람과 교환해서 그 상품을 찾아야 했다. 서로 원하는 물품을 찾기 위해 대화를 나누고 거래가 형성된다.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교환을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그 커뮤니티 공간이 한두 곳으로 모일 수밖에 없었다. 그 공간에서 ‘교환’이 주로 이루어지지만, ‘나눔’과 같이 다른 행위도 충분히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었다.
그렇기에 이 액티비티가 아니었어도 어떻게든 이 콘서트 현장에서 생일 카페를 홍보하려고 했다. 형태나 방식을 고민했다. 생일 카페와 맥락이 닿아 있지 않은 방법이어서 주저했지만, 생일 카페와 당위성이 맞아서 이 활동을 계획했다.
다만, 무턱대고 팬들을 번거롭게 하면서 요청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그 당시에는 지지부진했던 디자인 작업으로 인해 아직 포스터가 완전히 나오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서 콘서트 현장에서 하는 이벤트는 다른 것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마침 콘서트가 한여름에 열렸고, 팬들이 더운 날씨에 대해 굉장히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런 날씨라면 흔히 콘서트를 주최하는 측이라면 온열 질환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만, 그럼에도 개인적으로 이렇게 준비해서 나쁠 것은 전혀 없었다. 전에 수 만 명이 찾는 대형 야외 이벤트들에 주요 스태프로 참여한 경력이 도움이 됐다. 또한, 예전에 음악 페스티벌을 갔을 때 진행 요원이 소금을 준 기억을 떠올렸다. 포도당 캔디와 소금을 준비해서 나눠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생일 카페 주인공과 연관된 이벤트도 동시에 진행하고 싶어서 비공식으로 만든 포토카드를 주기로 했다. tripleS에게 포토카드는 포토카드 그 이상으로 취급되는데, tripleS의 소속사인 모드하우스는 다른 회사와 달리 포토카드를 실물 및 디지털 NFT 방식으로 제작하고 이 포토카드로 Web 3.0 기반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한다. 팬들도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래도 이 NFT는 다른 상당수 NFT 모델들과 달리 공개적인 시장 거래소에서 거래되지 않고, 회사가 온라인/오프라인의 방식으로 포토카드를 판매할 뿐이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2차 거래되지도 않고, 팬들이 포토카드를 교환하고 싶으면 다른 아이돌 팬들처럼 알아서 바꾼다.
팬들 입장에서도 이 포토카드를 차익 실현의 용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소장용으로 구매한다. 팬 입장에서도 포토카드를 사고 보유하고 교환하는 방식은 다른 아이돌 팬들이 하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는다. NFT라고 크게 인식하지 않으며, 실제로 세간의 NFT 현황과 달리 가치를 담아 팬들이 거래한다. 아이돌 멤버도 이 포토카드 수익을 배정받으니,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는 회사, 수익을 창출하는 아이돌, 그리고 팬들에게 이 포토카드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심지어 이것을 포토카드라고 부르지 않고 오브젝트(Objekt)라고 부르며, 각 오브젝트마다 통일된 형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tripleS의 오브젝트 나눔 이벤트는 다른 팬들의 포토카드 이벤트에 비해 특별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특별하게 인식될 수 있는 오브젝트를 바탕으로 팬메이드 오브젝트를 만들었다. 그것을 나눠주면서 정말 간단한 부탁만 했다. 특정 문구를 써달라고 했다. 물론 팬으로서 콘서트에 온 것이기 때문에 콘서트를 기다렸다. 콘서트 MD로 판매했던 오브젝트 48종(24*2)를 확보하기 위해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노력한 시간들도 있었다. 그렇지만 콘서트 이틀 동안 생일 카페의 존재를 알리고 해야 했던 미션을 수행했다. 당연히 주최 측에서 생수와 음료 등으로 온열 질환 방지 대책을 준비해 와서 포도당 캔디와 소금을 덜 주게 되었지만, 준비했던 것들을 팬들에게 줄 수 있었다. 게다가 준비해 온 물품들이 분명 누군가에게 도움이 됐던 순간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나눔이자 교환이다. 사탕과 비공식 굿즈 등을 주면서 미션을 해결했다.
물론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다. 특정 문구에 ‘한 단어’를 무조건 포함시키고, ‘원하면’ 닉네임이나 출신 도시를 적어도 된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여러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남겨주는 것은 의미가 꽤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닉네임이나 출신 도시를 쓰기 꺼려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가고자 하는 방향성에서 다소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래도 팬들은 그 특정 문구를 왜 받는지 이해했다. 특히 tripleS, 특히 정하연이라는 멤버를 알고 어느 정도 관심 있게 본 팬이라면 그 ‘한 단어’가 왜 나왔는지 알 수 있었다. 실제로 정말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면 그 문구를 알았고 그 문구를 왜 적으라고 했는지 이해했다.
그러나 생일 카페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내용을 포함하여 설명만 매우 간략하게 하고 그게 어떤 형태로 구현될지 사람들에게 상세하게 밝히지 않았다. 그것은 생일 카페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와우’하며 깜짝 놀라는 ‘와우 포인트’였다. 언젠가 이 글의 시리즈에서 그 ‘한 단어’와 형태를 밝히겠지만, 당장 이 대목에서 오픈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 적절한 타이밍에서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