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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제이 Mar 16. 2017

28 꿈을 알아보는 방법

꿈을 알아보는 방법


이번 시간은 꿈에 대해 알아보자

국어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교과서를 모두 꺼내 책상 위에 쌓아라

싫어하는 과목부터 차례차례 빼보자 

한 과목만 남을 때까지


무슨 과목이 남았니?

각자 그 과목에 대해 깊이 고민하여라 

그 과목에 꿈을 찾는 열쇠가 있을지 모르니까.


          - 김미희의 <외계인에게 로션을 발라주다> 중에서 -



어린아이들은 꿈을 꾼다. 

아이의 키가 변하는 만큼 꿈도 변화한다. 

한 자릿수 나이에 꾸었던 꿈보다 두 자릿수에 꾸는 꿈이 현실에 더 가깝다. 

자기 자신과 타협한 결과일 수도 있다. 

자신의 성적과 적성, 돈벌이와의 관계도 꿈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꿈이 없는 아이도 간혹 있다. 

옆에서 지켜보는 부모나 선생님은 뭐든 하나 생각하라고 종용한다. 

어른 세대에 인기 있고 잘 나가는 직업을 꿈으로 삼으라고 강요도 한다. 


어른의 생각을 주입시키지 말고 시인의 말처럼 교과서를 펼쳐놓고 하나씩 과목을 좁혀보자. 

마지막 남은 한 권을 데리고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예전에 라디오에서 부모와 자식에 대한 충격적인 비유를 들었다. 

아이가 운전면허를 취득해서 처음 운전석에 앉았다. 

보조석에는 엄마가 앉아있다. 

차가 조심스레 출발하지만 엄마는 아이가 불안하다. 

실수할까 봐, 다칠까 봐 남들보다 뒤처질까 봐 못 미더워 자꾸 참견한다. 

말로 코치하는 것을 넘어 어느 순간, 엄마의 발이 불쑥 운전석 액셀을 밟는다. 

또 어느 순간 불쑥 들어와 브레이크를 밟는다. 

실수로 아이 발도 함께 밟는다. 

엄마의 손이 핸들을 조종한다.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엄마의 의지대로 차가 쏠린다. 

운전석에는 분명 아이가 앉아있지만, 아이는 꼭두각시처럼 앉아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꼭두각시놀이하는 아이가 있고, 

'운전대를 좀 놔두라'라고 '날 좀 내버려두라'라고 

엄마에게 대들고 싸우는 아이가 있다.


풍경을 상상해보자.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가. 

운전석에 앉혔으면 아이에게 맡겨야 한다. 

거북이처럼 속도가 느려도, 브레이크를 부드럽게 밟지 못해도 

끼어들기에 서툴러도 아이는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만의 운전 스타일을 개발하고 몸에 익혀야 한다. 

평생 써먹어야 할 테니까. 



보조석에 앉은 양육자가 내 모습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일이다. 

아이를 믿고 기다려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답답하고 속 터지지만 아이에게 온전히 맡겨보는 것도 

독립적이고 쓸만한 아이로 키우는 방법은 아닐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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