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엄마, 심심하네. 뭐하고 놀까?"
(나) "글쎄, 뭐하까? 7종 세트 할까?"
(주연) "7종 세트는 너무 시간 오래 걸리고, 오늘은 음~ 3종 세트 하자!"
(나) "3종 세트? 어떤 걸로?"
(주연) "장기, 젠가, 야구게임" "어때?"
(나) "그래? 그러지 머 히히"
장기는 첫판은 무승부. 두 번째 판은 아들의 승리.
이제는 장기가 엄마랑 실력이 비슷비슷해져서 시간이 꽤 걸린다.
자기가 이겨놓고 말을 바꾼다.
"엄마~ 시간이 쫌 많이 걸리네. 이제부터 단판으로 하자. 알겠지? 1대 0이다."
“3판 2 승제인데. 뭐야! 맘대로 바꾸고”
두 번째 게임은 젠가! 먼저 쓰러트린 사람이 지는 게임이다.
게임 중반쯤인데, 아직은 여유 있는 모습이죠.
점점 열기가 더해집니다. 비틀비틀 위기의 순간도 찾아오고요.
번갈아 가면서 서로 한 번씩 하나 빼고 올리고, 하나 빼고 다시 쌓고를 반복한다. 쓰러트리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움직인다. 모든 에너지를 손가락에 집중한다. 이게 뭐라고, 은근히 긴장되네요.
자기 차례를 무사히 넘기고는 여유로워진 아들, 입이 쉬지 않는다.
"휴~ 나 살았어... 흔들거린다. 엄마 조심해~ 데인졀~~ 데인 절~"
"나만 아니면 돼~에! 엄마! 이번엔 쫌 위험한데? 히히히"
"이번엔 주연이 차례~! 조심하는 게 좋을걸~ 낄낄"
"이제 끝난 거 같네"
나도 질 수 없다. 젠가 아래층엔 한 개 아니면 두 개로 위태롭게 버티고 있다. 쓰러지기 일보직전이다.
"으악~! "
갑자기 와르르~~~ 쓰러지는 젠가.
화가 나는지 발로 뻥~ 차는 모습.
조금 있다가 주연이 하는 말~
"엄마~ 짜증내는 거 아냐. 내가 좀 흥분해서 그래! 짜증내는 거 절대 아냐 엄마!" 한다.
한판 더 하기로 했다. 아쉬워서 안 되겠단다.
두 번째 판은 주연이 승리. 1:1 상황에서 끝내 우긴다. 1:2로 자기가 이기고 있는 중이란다.
"뭐야! 단판으로 하기로 했잖아~! 안돼! 안돼! 1:1이야. 야구게임 남았잖아"
주연 군~ 표정 관리 좀 하시죠~!
세 번째 종목은 야구게임이다.
1에서 9까지 숫자 중에 상대편이 정한 숫자 4개를 먼저 맞추는 게임이다. 머리싸움이다. 이 게임은 필요 없는 숫자를 먼저 찾는 게 관건이다.
첫 번째 판 무승부! 두 번째 판도 무승부!
"엄마, 무승부로 그냥 기분 좋게 끝내자! 한 사람이 지면 속상하잖아!" 한다. ㅠㅠ
휴일엔 대부분 이러고 시간을 보낸다. 함께 1박 2일 같은 예능프로를 보거나, 집 앞 공원에 산책 가거나 하면서 하루 종일 붙어있는다. 주말엔 언제나 시간이 짧다. 총알같이 흐른다. 평일에 함께 하지 못한 걸 이렇게 보낸다. 아쉬운 주말이 저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