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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제이 Jun 06. 2017

72 아들에게 칭찬받다

                                                                                      

2011년, 아들은 초등학교 4학년이다.


(나) 나. 오늘 저녁 먹고 가요. 

      이따가 교육받아야 돼!  봉사활동하는 거.

(남편) 아... 그거?  응. 잘 받고 와!  


회사에서 봉사활동 항목으로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을 한다고 해서 얼른 신청했었다. 그전에도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모자 뜨기도 자신 없고, 알아봐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던 참이었다. 이번엔 용기를 냈다.


인터넷 동영상을 보면 자세하게 나와있지만, 교육을 시켜준다니 반가운 마음에  얼른 가서 듣고 왔다.  저녁 6시 조금 넘어서 두 시간가량 모자 뜨는 방법을 배우며 직접 해본다. 교육 시간엔 쪼그만 샘플을 만드는 거였는데, 나를 비롯해 대부분 교육생들이  완료를 못한 채 돌아갔다. 


올해 초인가?  주연이가 방학숙제로 목도리를 떠야 한다고 해서 뜨개질했던  기억이 있지만, 야단맞을 기억력 때문에 또 모자는 떠보질 않아서 교육은  필요했다.


키트를 하나씩 받았는데, 구성품들이 아래와 같다.  (이미지는 GS SHOP에서 퍼옴)

미니모자는 완료 못했지만, 예쁘게 떠야지 하는 부푼 마음으로 퇴근한다.  

주연이에게 이러이러한 이유로 '모자 뜨기' 봉사활동을 하는 중이다 했더니,  대번에 얘기한다.


(주연) "엄마는 100% 천국 갈 거야.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잖아!"  

(나) "그거.. 칭찬이지?"

(주연) "그럼..  엄마 참 좋은 일  한다!  나도 도와줄게"

(나) "아냐. 아냐. 이건 나 혼자 해야지. 내 정성인데. 아! 그럼.  우리 키트 두 개 더 사서 주연이랑 아빠랑도 하나씩 만들래?"

(남편)  "난 자신 없는데. 한 번도 안 해봐서 할 줄  몰라!"

(나) "내가 가르쳐 주면 돼지.  하자!!  같이 하자~!! 생명을  살리는 일이잖어."
       "천국에 같이 가야지~!!  "

(남편) "그러던가. 그럼.  주문해!"


일이 좀 커지나? 싶긴 한데. 함께 동참한다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ㅎㅎ

어제저녁 늦은 시간이었지만, 뜨개질에 빠진 나는 1시간 조금 넘게까지 모자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13단 정도를 떴다. 

한단 한단 뜰 수록 점점 모양이 갖춰질 거라 기대한다.  처음 한 줄은 주연 군이 떠보겠다고 하도 성화여서 허락했다. 99%의 내 정성이 들어갔지만 예쁘게 만들어져라~ 예쁘게 만들어져라~ 주문을 외우면서 떠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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