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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제이 Jun 07. 2017

73 자공이 물었다

                                                                                       

자공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있는데요, 주변 사람이 모두 그를 좋아해요. 그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가 말했다. 

"쫌 그런데?"

"그럼 주변 사람이 그를 모두 싫어하면요? 그 사람은 어떻습니까?"

"그것도 쫌 그런데? 주변 사람 중에서 착한 사람들은 좋아하고 못된 사람들은 싫어하는 사람이 낫지 않겠냐?"


    - <군자를 버린 논어> 공자 저/임자헌 역 중에서 -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고, 나를 못마땅해하는 사람도 있다. 


서로를 향한 호감 짝대기는 양방향일 수도 단방향일 수도 있다. 하나의 짝대기만 허락되는 연인관계가 아니니 여러 개의 양방향 짝대기가 존재할 수 있고 서로를 향하는 양방향 짝대기는 많을수록 좋다. 한쪽만 지목하는 단방향 짝대기는 진심이 느껴지면 언제든 양방향으로 바뀔 수 있다. 


누구나에게 칭찬받을 수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모두에게 칭찬받기를 원한다. 공자의 말에 의하면 쫌 이상한 일이다. 내가 모든 사람을 다 좋아하기 어렵듯이 모든 사람이 내 성격과 취향을 좋아할 수는 없는 법이다. 꼭 공자의 말이 아니어도 가만히 생각해보면 당연한 말이다. 세상 사람은 나와 같지 않다. 생각이 다른 사람은 한 지붕 밑에 사는 가족 구성원에도 존재한다. 


누구나 평판에 예민하다. 미움받기보다는 칭찬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다른 사람의 따가운 시선, 낯선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특히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사람이라면 평판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한 악역의 캐릭터들은 이런 평판에 유난히 집착한다. 자신의 악행이 숨겨져야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기에 '평판 세탁'을 억지로 감행하기도 한다. 평판 세탁은 상대의 입을 막는 일이 대부분이다. 평판을 좋게 하기 위한 수단과 방법은 상대에 따라 달라진다. 돈으로 매수하거나 협박을 일삼기도 한다. 연예인이나 재벌 기업가들의 평판은 생존과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중요도는 더 커진다. 자신의 평판이 나쁘게 달린 악플로 인해 죽음에 이르기도 하니 말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중간을 좋아한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적당한 중간. 너무 칭찬일색인 평판도 부담스럽다. 적당히 때 묻고, 적당히 정의롭고, 적당히 착한 그런 사람 말이다. 교과서에서 배우던 것들과 적당히 타협한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자꾸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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