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아들은 중학교 2학년
재미있는 글을 발견했다. 달걀을 냉동실에 얼렸다가 얇게 썰어서 계란 프라이를 해 먹었다는 글이었다. 헛. 신기하다. 아들과 함께 실험해봐도 될 것 같았다. 계란을 얼리면 어떻게 될까? 얼려도 되나? 계란 프라이를 하면 흔하게 먹는 계란하고 뭔가 다를까? 궁금했다.
“아들, 어떤 사람이 계란을 냉동실에 얼렸다가 계란 프라이를 해 먹었대”
“이게 될까? 계란을 냉동실에 얼리면 어떻게 될까?”
“오~ 신기하겠다. 우리도 해볼까?”
걸려들었다.
냉동실에 달걀 두 알을 얼리기로 한다. 최소한 하루는 있어야 할 테니 내일 해봐야겠다. 두근두근 재미있을 것 같다.
냉동실에 얼려둔 사실을 며칠 잊어버리고 있다가 어느 한가한 주말, 드디어 우리의 호기심을 풀 시간이다. 냉동실에서 꺼내니 세로로 금이 가 있다.
껍질을 먼저 벗겨야겠지?
껍질을 벗기는데 손이 시리다. 손이 시려 껍질을 까다가 잠시 쉬었다 한다. 도마 위에 올려두고 썰어야 한다.
돌덩이처럼 얼어있어서 써는 게 위험하다. 니스를 칠한 것처럼 미끄러운 달걀이 도마 위에서 춤을 춘다. 아들이 해보고 싶어 했지만 위험하다. 나도 위험하다 느꼈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네다섯 번의 칼질을 한다.
사진으로 봐서는 달걀이 여러 개로 보이지만, 정확하게 두 알만 들어갔다. 달걀 두 개로 여러 개의 착시효과(!) 말고는 일반 계란 프라이와 맛이나 모양은 똑같았다.
결론 : 냉동실에 달걀을 얼려도 되고, 써는 게 위험한 것 말고는 특이사항은 없다.
예상한 것 이상의 반전은 없었고, 그저 특이한 계란 프라이를 해 먹었다 정도로 재미있는 실험은 일단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