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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제이 Sep 17. 2017

88 노트 필기법

                                                                                     

다행하게도, 아들은 책을 좋아한다. 


어릴 때는 지식과 정보를 주는 책을 많이 있었는데, 책을 고를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재밌는 소설에 빠졌다. 소설만, 그것도 장르소설만 읽는 아들이 염려되었다. 추리, 판타지, 로맨스, 로맨스 판타지, 잔혹, 공포소설 등 장르도 다양하다. 성장기 어린이가 고루 섭취해야 하는 것이 꼭 음식만은 아니다. 책도 고루 읽어야 한다. 아들의 독서습관은 균형 잡히지 않고,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서 불안했다. 다른 한편으론 소설이라도 많이 읽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말리진 않았다. 나부터도 에세이와 소설로 치우친 독서를 하니 큰 소리 칠 입장은 아니었다. 다만, 아들에게 다른 종류의 책을 읽히고 싶어, 관심을 유도하고 자주 꼬시던 기억이 있다. 


아쉽게도 책 제목은 기억이 안 난다. 자기주도 학습이 몸에 밴,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정리한 노트필기의 사례를 정리한 책이었다. 그 책을 읽도록 설득했다. 사진과 사례중심이어서 그다지 지루하지 않은 책이다. 그 책은 읽고 나면 막 따라 하고 싶어 지게 한다. 쓰기를 싫어하는 아들이었지만, 그 책을 읽은 후 조금 달라졌다. 책을 완독 한 후에 노트필기를 시작했고, 여러 곳에서 흔적이 발견되었다. 




책에서 소개한 사례는 개인차가 있었다. 여학생, 남학생의 성별 차이도 있었고, 꼼꼼함에서도 아이들마다 편차가 났다. 글씨가 예쁜 학생의 노트는 예술작품을 보는 듯 아름다웠고, 마치 프린트를 한 듯 깔끔했다. 


아들은 특정한 사람의 사례라기보다 여러 학생의 사례 중에 자신에게 맞는 것들로 조금씩 차용한 것 같았다. 그림 위주의 정리가 많았고, 색깔 있는 펜을 사용해 컬러풀하게 정리했다. 주요 과목 위주로 정리한 노트를 시험 보기 전날에 반복해서 훑어보며 마무리하곤 했다. 노트필기를 하면서의 장점은 눈으로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쓰면서 한번 더 학습하는 효과가 있다. 


책이 독자에게 주는 것 중에는 감동, 정보전달, 위로, 생활의 Tip 등 다양하게 있지만, 이렇게 행동으로 옮기도록 하는 류의 책도 있다. 책 읽고 실천하는 아주 모범적인 사례라 하겠다. 다만 습관이 들기 전까지는 책 읽은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뭔가를 쓴다는 일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일정량의 희생과 고통을 수반한다. 고통을 감수하면서 힘낼 수 있게 동기 부여해 주는 책들이 있다. 노골적으로, 잔소리처럼 강요하지 않으면서 자발적으로 동참하게 하는 책들이 좋다. 그런 책을 만나는 게 쉽지는 않다. 또 아이가 훌쩍 커버리면 그런 류의 책을 거부한다. 뻔한 내용임을 알기에 저자의 이야기를 들을 생각조차 않는다. 자기계발류의 책도 그렇고 이런 노트필기법 같은 책은 먹힐 때 최대한 써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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