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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Jan 10. 2024

한 입 리더십 _ 주저리

내가 가진 재능 중에 하나는 '나보다 직책이 높거나 나이가 많거나 경력이 화려한 사람에게 꿀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입사원 때 부터 들었던 말 중에 '안 무서워? 안 어려워?'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회사의 선배나 브랜드장, 또는 본부장이나 임원, 대표님들을 만나도 하고 싶은 말은 곧잘 하는 편이었거든요. 사람을 무서워 하거나 불편하게 여기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이나 해야 할 말은 꼬박꼬박 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더라고요. 



직장인으로 살아 갈 때도 그랬고 개인 사업을 하고 있는 지금도 비슷합니다.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의 CEO, 임원을 만나도 제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편입니다. 듣기 싫은 이야기 일지라도 말이죠. 오늘도 오전 대기업 팀장님들과의 대화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고, 오후에 있었던 투자기업의 CEO와 임원분들과의 워크샵에서도 그랬습니다. 



어려운 조직일 것 같아서 저를 추천하셨다는 이야기였죠. 그런데 워크샵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나서 듣게 된 피드백은 '이야기를 다들 잘하시네요. 화기애애하네요. 분위기 좋은데요' 였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될까? 라는 생각을 하다보면 대화를 나눌 때 제 특징에서 몇 가지를 찾게 되더라고요. 



1


저는 '목적'을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목적 보다는 의도라고 이야기해야 겠네요. "제가 지금부터 말씀드리는 내용은 조직이 조금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제 생각입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조직의 성장 관점에서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의도를 명확하게 말씀 드립니다. 



2


장점과 단점, 강점과 약점을 모두 오픈합니다. 한 쪽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양가감정이 들 수 있게 만드는 대화를 하죠. 그리고 나서 제 의견을 이야기합니다. "강점은 속도이고, 약점은 시행착오가 크다는 거에요. 하지만 저는 강점인 속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그리고 나서 제 의견에서 나타나는 리스크를 방어하는 대안을 함께 공유합니다. "속도 때문에 시행착오가 크다는 리스크가 있는데, 이 부분은 중간 피드백을 매주 수요일에 한번씩 진행하면 줄여가려고 합니다." 



4


마지막으로는 '정담이 없다. 더 좋은 답이 있다면 언제든지 의견을 달라.' 라고 말하죠.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라고 말하면서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래야 상대방도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생각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솔직함에 배려가 빠져버리면 그것은 '예의 없는, 존중 없는 꼰대질이나 총질'이 되어버리더라고요. 



제가 생각하는 배려는 '명확한 의도' '중립 대화' '리스크 헷징' 그리고 '정답없다.' 입니다. 이 패턴으로 강의를 하고, 코칭을 하고 컨설팅도 하고 티칭도 합니다. 그래서 제게 컨설팅이라는 방법이 잘 안 맞기도 하더라고요. 뭐 그게 저인데 어쩌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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