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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Jan 23. 2024

한 입 리더십 _ 글태기

글태기

매일 글쓰기를 하다보면 어느 순간 현타가 옵니다. 더이상 쓸게 없는데 무엇을 쓸까? 이렇게 써봤자...라는 두가지 생각 때문에요.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내가 글도 쓰네'라며 뿌듯했었고 링크 공유하며 자랑도 많이 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다 1년 정도되면 글태기가 오더라고요. 다들 그런다고 해서 나는 안그래야지. 라고 자신했지만 꽤 오래 갔습니다.


잘하는 것 같지도 않고, 많이 읽어주는 것 같지도 않고 크게 나한테 도움되는 것 같지도 않은데 왜 이렇게 힘들지?라는 생각 때문이더라고요.


그때를 이겨내지 못하면 습관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을 알지만 쉽지 않죠. 운동 습관도 그렇게 무너졌고요. 그만할까?라는 포기의 순간 조금 더 해볼까? 라는 생각을 갖게 해준 첫번째 행동은 '공부'였습니다. 글쓰기의 주제를 찾기 위해서 이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고, 새로운 책들도 열어보기 시작했죠. 다른 사람들의 글도 읽기 시작하면서 나도 저 질문으로, 저 주제로 써봐야겠다. 라며 글감을 찾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보니 두번째 글태기가 왔는데요. 이때는 좋은 기회로 조금 무난하게 넘어갔습니다. 제게 조금더 난이도 있는 연재 제안이 왔었거든요. 그게 폴인이었습니다. 나와는 다른 패턴으로 글을 쓰는 편집자와 함께 2-3,000자가 아닌 8,000-12,000자의 장편을 5개에서 10개씩 연재하니 또다른 수준을 경험하게 되더라고요. 그때 글의 큰 틀을 잡고, 독자를 정하고 쓰는 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되었죠.


무슨 일을 하든 권태기는 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고 사랑에서도 그렇더라고요. 저도 40대 중반을 넘어서는 이 시기에 권태기가 더이상 새롭거나 도전적이지 않은 편안함이 반복될 때 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삶속에서 이전과는 다른 호기심과 도전적인 목표를 가지려고 노력하게 되네요.


SNS에 글쓰기가 많이 확산되는 것 같아 하루하루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글태기를 경험하며 글쓰기와 멀어지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네요.


글태기는 꼭 옵니다. 몇 번 올거에요. 글태기를 넘어서는 나만의 방법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저랑 수다도 OK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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