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로플 백종화 Mar 04. 2024

한 입 리더십 _ 중립 대화와 중립 질문

중립 질문으로 피드백 해보세요



한번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었습니다. ‘신뢰 관계가 구축되더라도 피드백을 즉시하게 되면 마이크로 매니징이라고 느끼진 않을까요?’ 여러분은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질문을 받고 저는 이런 답변을 드렸습니다. “즉각이라는 단어는 사람들마다 다릅니다. 우선 제가 생각하는 즉각은 right now보다는 '서로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시간 안에' 에 해당합니다. 내일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피드백을 줄 때 행동을 기억하는 시점에 피드백 대화를 나눠야 하는 이유는, leave alone zap 즉, 나눴다가 피드백을 하면 '제가 그렇게 행동했어요? 기억이 안나요.' 라고 말하는 순간 피드백 대화가 연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각적인 피드백을 마이크로매니징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하려면 리더가 '평가하는 피드백이 아니라, 구성원이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피드백' 대화를 해보시면 좋습니다. ‘중립 대화’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팀원이 구성원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부족했던 부분들을 리더가 먼저 이야기하는 피드백 대화’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조금 다르게 질문으로 피드백 대화를 이끌어 가보겠습니다. '지금 발표에서 만족하는 부분과 아쉬웠던 부분은 뭐에요?' 이 질문을 받은 팀원은 자신의 프리젠테이션을 스스로 피드백을 하게 됩니다.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노력했거나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과 함께 부족하고 아쉬웠던 부분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중립 대화의 핵심은 중립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리더가 ‘잘했다, 못했다.’ 라는 판단과 평가를 넣지 않은 질문을 팀원에게 던지고 팀원이 자신의 생각을 온전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조금은 편안한 대화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리더는 팀원의 피드백을 듣고 동의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그 부분에 대해 동의가 되요. 먼저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라고 인정해주면 됩니다.



 만약 팀원의 피드백 속에 리더가 꼭 해주고 싶은 피드백 내용이 빠져 있다면 '내 생각을 공유해도 될까요?' ‘나도 한가지 피드백 주고 싶은 내용이 있는데, 들어 볼래요?’ 라고 말하며 팀원의 동의를 구하는 질문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이 시점에서 '아니요' 라고 답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겁니다.



그럼 리더의 평가와 판단이 배제된 중립 질문을 통해 중립적인 대화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리더가 평가하는 단어를 사용하며 피드백을 전할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A보다 B가 더 나았을 거에요. B로 해보세요.’ 라고 말입니다. 이 대화의 강점은 빠른 시간안에 리더가 기대하는 모습으로 행동이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팀원이 리더의 피드백에 저항할 수 있다는 것이죠. 피드백이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 피드백을 받은 사람의 행동이 바뀌어야 합니다. 



즉, 리더의 피드백을 받고 팀원의 행동이나 일하는 방식 중에 하나가 바뀌어야 좋은 피드백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리더의 평가가 반영된 피드백을 듣고 팀원이 저항을 하게 되면 팀원의 실행율은 떨어지게 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가 반영되었다 하더라도 피드백이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다면 의미없는 시간을 소모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중립 질문을 통한 피드백은 팀원의 저항을 조금이라도 줄이도록 돕는 대화입니다. 물론 중립 질문을 통해 피드백 대화를 하게 되면 대화가 길어지기도 하고, 팀원에게 구체적이고 명확한 피드백 메시지를 전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팀원은 지적 받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상당부분 줄어들게 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조금이라도 더 인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도 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중립 질문을 먼저 사용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그 과정에서 팀원이 자신의 피드백을 스스로 이야기하며 인정할 경우에는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대화를 이끌어 가시면 좋겠습니다. 


반대로 중립 질문을 하며 팀원에게 스스로 피드백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지만 부족함의 원인을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는 등의 변명을 한다면 그때는 리더가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전하는 방법으로 해보시며 됩니다.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먼저 부여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 행동 변화에 기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팁을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바로 마지막 질문입니다. 


피드백 대화를 하고나서 팀원들이 리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이해했을까요? 저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팀원이 가진 지식과 경험, 그리고 그의 입장에서 리더의 피드백을 이해했을 겁니다. 



리더와는 모든 것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하게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피드백 대화를 마치기 2~3분 전에 마지막 질문을 던져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불편한 피드백 대화하면서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지금 대화한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정리해 볼 수 있을까요?’ 또는 ‘어떻게 할 계획이에요?’ 라고 말입니다. 



이 질문을 받은 팀원은 피드백 대화를 통해서 본인이 이해한 부분을 이야기할 겁니다. 그리고 그 내용이 리더의 생각과 맞다면 ‘그렇게 생각해 줘서 고마워요.’ 라고 인정을 해주면 됩니다. 만약 다르다면 ‘아까 제가 중간 피드백 미팅을 하자고 했었잖아요. 이건 언제 하면 좋을까요?’ 처럼 리더가 팀원에게 기대하는 행동을 이야기해주면 됩니다. 마지막 질문의 핵심은 ‘팀원과 리더의 관점을 얼라인 시켜, 향후 리더가 기대하는 행동과 팀원의 변화를 같게하자.’는 것입니다.



중립 질문의 목적은 ‘팀원에게 주도권을 부여하는 것’ 이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 것입니다. 매번 리더가 구체적인 피드백을 전달하게 된다면 팀원들은 스스로 고민하고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하지 않고 리더의 입만 바라보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매번 중립 질문을 통해서 피드백 대화를 이끌어 갈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자주 도전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지금 A4 2.5장을 읽으셨습니다. ^^) 


작가의 이전글 한 입 리더십 _ 누가 S급 인재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