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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Dec 26. 2021

조직문화 큐레이션 _ 잡담도 리더십입니다.

잡담도 리더십입니다.

회사를 이끌어 가는 것은 문화이지만, 문화를 만드는 것은 함께하는 동료들입니다. 


① 제 개인적인 성향은 ‘너는 너, 나는 나‘ 입니다. 

즉, ‘나한테 관심 갖지 마요 나도 당신에게 관심 갖지 않을께요.’ 라는 지극히 개인주의 적인 사람이죠. 그런데 처음 비즈니스를 배웠던 곳은 전혀 반대의 세상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일을 시작하기 전에 팀 구성원 전체가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16년을 그렇게 살았습니다.) 업무 이야기도 하고, 개인의 일상과 고민을 이야기 하기도 하죠. 점심 식사 때도, 일을 하다가 표정이 안 좋으면 커피숍으로 끌고가서 수다를 하고 오고, 옥상에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승진철이 되면 선배들인 승진이 걸려 있는 후배들의 승진 자료를 멘토링 해주기도 하고, 승진에 떨어진 후배들에게 소고기를 먹이기도 하죠. 성과 만큼 동료들간의 의미있는 관계 형성을 중요하게 여겼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학습이 이뤄졌고,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만큼 서로를 잘 활용하는 방법들을 찾아가기 시작 했습니다. 그렇게 저 또한 사람을 이해하고, 모든 사람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 되었죠. 단지 일이 아닌, 사람과 사람의 대화 속에서 말입니다. 


② 우리는 1 ON 1 대화를 너무 힘들어합니다. 

특히, 남자 둘이 모여서 이야기 한다? 시니어 남자 둘이 커피숍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런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기 때문이죠. 선천적으로 대화하는 것을 어려워 했었고, 어릴 적 기억속에서도 아버지나 형과 1 ON 1 대화 나눴던 기억은 손에 꼽을 정도인 저도 ‘조직 문화가 대화인 회사’에서는 훈련이 되고, 익숙해 지더라고요. 그리고 그렇게 쌓인 대화 스킬들이 이제는 코치로서, 리더로서 누군가의 마음을 얻고, 그의 생각을 확장시키는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종화님이랑 대화하면 너무 편해요. 그래서 이 말을 해도 되나? 라고 생각하는 말까지 하게 되요. 오늘 처음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공감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제가 처음 만난 분들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바로 공감해줘서 고마워요. 라는 것이 참 아이러니 하죠. 대화를 훈련해 보세요. 그럼 직장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리고 가족들과의 관계가 달라지게 됩니다. 


③ 피카 fika 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쓰여져 있다고 합니다. 

『스웨덴의 사무실에는 대부분 피카룸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수다를 떨면서 회사 안의 소문과 최근 정보를 주고 받는 중요한 자리가 됩니다. 피카로 인해서 사람들은 한 곳에 모이고, 서로 친밀해 집니다. 어느 날 당신이 집에서 시나몬 카다멈 번을 구워 자랑스레 회사에 가지고 간다면 그 다음 주 쯤에는 누군가 분명 그 호의에 대한 보답을 해올 것 입니다.』 

④ 이케아 광명 점의 구조를 보면 업무를 보기 위해 사무실 내부로 들어가면서 반드시 피카룸을 지나치도록 되어 있다고 합니다. 널찍한 아일랜드 조리대, 신선한 커피를 아무 때나 뽑을 수 있는 커피 머신, 냉장고 안 가득한 피카 먹을거리, 테이블 위의 꽃과 양초, 쿠션이 있는 소파 이렇게 이케아를 회사가 아닌, 언제나 가고 싶은 카페 같은 분위위기 라고 소개하죠. 『피카는 하나의 의식이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농담하고 어울리는 시간입니다. 멋진 아이디어와 중요한 결정 사항은 종종 FIKA를 즐기는 동안 만들어 집니다.』 『편안한 잡담을 권하는 회사. 매력, 자신감, 자발성, 창의성은 피카에서 나옵니다』


‘상하가 없고, 차별이 없고, 눈치 볼 필요가 없는 편안한 잡담‘ 이케아의 피카를 소개하는 저자의 말 입니다. 


⑤ 『스웨덴은 지구상에서 커피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나라입니다. 

누구나 하루에 한 두 번은 반드시 피카를 하죠. 피카는 스웨덴 사람들이 무척 소중하게 여기는 중요한 일과에요. 피카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한숨 돌리면서 커피 한잔과 달콤한 먹거리를 먹으며 가족과 친구와 동료들과 함께 보내는 바로 그 시간을 말하죠. 피카는 자잘한 일상의 순간 순간을 음미하기 위해 속도를 늦추는 스웨덴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대변하는 문화입니다. 스웨덴에서는 이렇게 말해요. ‘스카 비 피카 Ska vi fika?’ 우리 피카 할까요?』


⑥ 우리는 ‘나에 대해 궁금해 하지 마세요. 제 일만 잘하면 되잖아요.’ 

라고 이야기 하는 동료들과 함께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을 감추고, 노출하지 않는 동료를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을까요? ‘그의 강점은? 그가 잘하는 것은? 그가 우리 팀에 줄 수 있는 지식과 경험과 스킬은? 최근에 그가 학습하고 있는 것은?’ 만약 이 질문을 우리가 서로에게 해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스타트업에 있을 때 ‘지가 뭔데 우릴 가르쳐?’ 라고 뒤에서 제 이야기를 했었던 A리더가 있었습니다. 6개월 후 그 리더는 저와 함께 자신의 리더십과 관련된 이슈를 오픈하고, 문제의 원인과 대안을 찾아가는 대화를 했었죠. ‘종화님 한번 찾아가봐. 나도 종화님이랑 코칭 대화를 하다가 비슷한 이슈를 해결했었어.’ 코치가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경험과 경력이 있는지를 모르던 A리더는 자신과 친했던 B리더의 이야기를 듣고, 저를 찾아 왔었습니다. B리더는 이미 저를 알던 전 직장 동료들을 통해 제가 어떤 경험과 강점이 있는지를 알고 있었거든요. FIKA를 조직에서 활용한다는 것은 ‘서로의 지식과 경험, 고민과 정보를 주고 받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롭게 관점이 바뀌기도 하고, 서로를 더 알아가면서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되기도 하죠.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봐야 하지? 도움을 요청하지? 누가 이 일을 해봤지? 잘하지? 우리 모두가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 보면 어떨까요? 


⑦ 잡담하는 문화의 직관 지표는 단 하나 ‘CEO가 지나가는데, 인사하지 않고 잡담을 계속할 수 있는가?’ 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와 잡담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사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의 말에 귀 기울여 주고, 관심 가져주는 사람’ 입니다. 나의 리더가 잡담을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리더가 잡담을 나누자고 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 조직은 어떤 모습일까요? 


[참고 기사]


피카 (fika) 와 함께 : 광명 이케아의 직원 피카, 잡담의 긍정적인 힘을 보다!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6145925&memberNo=7605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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