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 이동을 하는 직원을 응원하는 방법
(부제 : 혼자가 아니에요)
처음 아동복 영업부에서 일을 할 때 '사람의 마음을 얻는 방법'에 대해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아동복 특유의 아기자기함도 있고, 서로를 배려하고 서로의 성공을 응원하는 문화도 있었거든요. 오늘 진행된 컨퍼런스에서 '오프보딩'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과거 생각이 떠오르더라고요.
회사의 아동복 사업부는 크게 3개였습니다. 4BU, 5BU, 6BU 라고 불렀는데요. 4BU는 고참 브랜드이자 매출 규모가 큰 브랜드들이 모여있었고, 5BU는 신생도 아니고, 고참도 아닌 애매한 브랜드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6BU는 하나의 고참브랜드와 신생 브랜드 그리고 M&A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었죠. 같은 아동복이었는데도 이렇게 브랜드별 특징이 다르니 문화도 다르더라고요.
4BU는 고참 선배들이 많았고, 체계적으롭 배우며 차근차근 올라가는 문화였습니다. 성숙기에 들어선 브랜드들이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속한 5BU는 빠르게 성장해야 하는 조직이라 구성원들도 젊은 편이었고, 지식과 경험보다는 주도적으로 도전하고 실행하는 문화가 강했습니다. 그래서 왁자지껄 했었죠. 오후 4시가 되면 브랜드별로 경쟁하듯이 간식을 주문해서 먹으며 수다를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3년 만에 17KG이 쪘습니다. 6BU는 M&A 브랜드들이 주로 있다보니 다양성이 핵심이었습니다. 하나의 방식이 아니라 각자만의 다양한 방식으로 비즈니스를 풀어내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유독 제가 속한 5BU는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고 챙겨주는 문화가 강했습니다. 끈끈했다고 할까요? 승진 대상자가 있으면 동료들이 모여 그 사람의 성과를 만들어 주기도 하고, 특정 업무로 바쁜 모습을 보이면 자발적으로 함께 야근하며 웃고 떠들고 함께 문제를 정리하는 문화였죠. 제가 그곳에서 신입사원 3년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유독 한가지 기억에 남는 문화이자 전통이 있습니다. 바로 부서이동 하는 직원을 응원하는 문화였는데요. 부서이동이라 해봤자 층을 옮기거나 옆 칸에 있는 브랜드로의 이동입니다. 그런데 이동하는 직원에게는 낯선 장소이고, 낯선 사람들이죠. 그래서 부서이동을 할 때 항상 팀장님이 팀원의 노트북과 가방을 메고, 동료들은 이동하는 직원의 남은 짐과 사물함을 이동시킵니다. 이사를 함께 하듯이 말이죠. 이때 도너츠와 커피와 같은 간단한 간식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하죠.
"저희 백종화 대리 오늘 부터 부서이동 왔습니다. 구박하지 말고 잘 부탁 드립니다. 저희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을 거에요" 라고 말입니다. 팀장은 해당 팀장을 웃으며 협박하기도 합니다. "울리면 가만 안둬. 전쟁이야" 라고 말입니다.
저는 3년 동안 한번도 부서 이동을 해본 적이 없어서 언제나 선배님들의 이동을 돕는 역할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제가 리더가 되고 보니 제 부서를 떠나는 팀원들을 응원해 주고 있더라고요. 팀장에게 잘 부탁한다고 협박을 하고, 제 팀원의 사수가 되는 후배에게는 커피 쿠폰을 보내며 '둘이서 맛있는거 마시면서 적응할 수 있게 대화 좀 해줘' 라고 말하기도 하죠.
팀이 하나가 되는 방법은 정말 여러가지가 있더라고요. 같은 목표, 같은 일하는 방식 그런데 제게는 더 강력했던 것이 '동료를 응원하는 것' 이었습니다. 그걸 경험한 사람들만이 느끼는 그것이죠.
만약 부서를 이동하거나, 퇴사를 하는 동료가 있다면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으로 응원해 주세요. "성장과 성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 기억이 나를 다시 찾게 하는 추억이 되고, 내 말의 영향력을 더하는 힘이 되더라고요.
#오프보딩 #부서이동 #팀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