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위기일 때 멈추면 안 되는 것
(부제: 위기가 진짜 위기가 될 때)
위기는 모든 기업에 찾아옵니다. 문제는 위기 자체가 아니라, 그 위기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입니다. 많은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모든 비용 줄이기’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줄이기만 하면, 그 위기는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조직 경쟁력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됩니다.
다음은 제가 여러 기업 사례를 보면서 느낀, 위기 중에도 멈추면 안 되는 여섯 가지 행동입니다.
1. 신입 채용을 멈추지 마라
한 기업은 경영 위기가 닥치자 신입 채용을 5년 동안 중단했습니다.
겉으로는 인건비 절감 효과가 있었죠. 하지만 위기 이후 새롭게 성장하려 할 때, 중간 관리자층이 통째로 비어 있었습니다. 5년의 공백이 그만큼 치명적이었던 겁니다. 반대로 P&G는 불황기에도 매년 신입을 뽑았습니다.
그 덕에 위기 이후에도 인재 파이프라인이 끊기지 않았고, 회복 속도가 빨랐습니다.
2. 리더십 교육을 중단하지 마라
위기 때 교육비를 줄이자는 의견은 늘 나옵니다. 하지만 리더십 교육이 사라지면 리더들은 단기 성과에만 몰두하게 되고, 사람과 문화에 투자할 여유를 잃습니다. A 대기업은 리더십 교육을 전면 중단한 지 3년 만에
신사업 조직의 이직률이 40%까지 치솟았습니다. 반면 B대기업은 리더십 교육을 축소하기는 했지만, 방법을 다르게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집단 교육이 아닌, 핵심인재와 신입리더 교육 중심으로 말입니다. 결과적으로 위기 후 빠르게 회복했고, 핵심 인재의 몰입도도 유지했습니다.
3. 팀웍 활동을 없애지 마라
비용 절감을 이유로 모든 팀워크 활동을 없앤 IT 서비스 기업이 있었습니다. 회의는 여전히 했지만, 사람 간의 관계는 급속도로 무너졌습니다.
협업 프로젝트는 서로 책임을 미루다 실패했고, 갈등은 더 커졌습니다.
반면 넷플릭스는 팬데믹 기간에도 온라인 팀 빌딩과 비공식 네트워킹을 강화했습니다. 서로의 연결을 지키는 것이 위기 극복의 힘이 된다는 걸 알았기 때문입니다.
4. CEO·리더의 소통을 멈추지 마라
위기 때 일부 CEO와 리더는 상황을 공유하는 것을 꺼립니다. ‘말하면 불안만 키운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통이 끊기면 구성원들은 방향성을 잃고, 불필요한 루머만 커집니다. 항공사 B사는 구조조정 계획을 비공개로 두고 부서별로 다른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 결과 혼란과 사기 저하가 심화됐죠. 반대로 에어비앤비는 코로나로 인한 위기 원인과 경영진의 사과, 구조조정의 기준과 계획, 회복 계획을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했습니다. 그 솔직한 대화가 구성원 몰입을 끌어올렸습니다.
5. 외부 환경 변화를 외면하지 마라
위기 상황에서는 내부 문제 해결에 몰두하다가 시장 변화를 놓치기 쉽습니다. 우리나라 게임 업계가 그렇습니다. A사는 자신들이 잘하는 게임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러다 구조조정을 하게 되었죠. 경쟁사인 B사는 고객의 트렌드를 바라봤습니다. 모바일 게임과 함께 다양한 게임들을 즐기기 시작하는 고객들의 변화를 감지하여 게임 제품의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는 전략을 취했습니다. 물론 실패도 많았지만, 기업은 꾸준하게 이익을 내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위기일수록 ‘밖’을 더 봐야 하는 이유는 '이제는 정답이 없는 시대' 이기 때문입니다.
6. 외부 인사이트 유입을 막지 마라
위기 때 해외 전시회, 컨퍼런스, 외부 세미나부터 끊는 기업이 많습니다.
하지만 외부 활동이 끊기면, 새로운 지식과 관점이 들어올 통로도 사라집니다. 한 전자기업은 글로벌 전시회 참가를 중단한 2년 동안 기술 트렌드에서 뒤처졌습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008년 불황에도 외부 파트너 행사와 기술 세미나를 이어가며 클라우드 전환의 기회를 선점했습니다. 임원과 리더 그리고 구성원들의 활동에도 동일한 관점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많은 임원과 리더들은 외부에서 인사이트를 찾지 않습니다. 외부 커뮤니티 참석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 내부 구성원들과의 소통에 집중하죠. 그러다 보니, 새로운 전략을 찾지 못하고 과거의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반대로 글로벌 경험을 가진 임원과 리더들은 외부 커뮤니티, 멘토링과 코칭, 스터디 등을 통해 외부에서 수많은 인사이트를 찾고 공유하며 조직의 변화를 촉진합니다.
위기에서 진짜 잃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위기는 ‘모든 것을 멈추는 시간’이 아니라 무엇을 지켜야 할지 결정하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1) 공동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2) 그 목표를 위해 집중할 행동을 정의하며
3) 그 과정에서 절대 멈추면 안 되는 것을 지켜야 합니다.
비용을 줄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조직의 숨과 맥을 잇는 일입니다. 그것이 위기를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저는 그것이 사람과 지식, 경험과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위기에서해야할일 #위기에서하지말아야할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