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리더십 _ 워라벨은 하루짜리가 아닙니다.

by 그로플 백종화

워라벨은 하루가 아니라 삶에서 찾아야 합니다

(부제 : 워라벨과 커리어와의 연결)


제 글을 좋아해주신 상무님과 식사를 했습니다. 이랜드 선배님이시기도 한 분이시죠. HR, 가치관, 성장, 미래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는데, 10년 선배이신 그분의 배움에 대한 에너지는 저보다 훨씬 강했습니다. 일과 삶의 ON/OFF도 명확하셨고, 그 덕분에 하루하루가 아니라 인생 전체에서 에너지를 잘 쓰고 계시더라고요. 그분이 하신 말씀 중에 한 문장이 기억에 계속 남더라고요.


“워라벨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하루짜리 워라벨을 중요하게 여기면 안 됩니다.”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1. 워라벨의 오해

워라벨(Work-Life Balance)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합니다. 그런데 요즘 직장인들 중 일부는 이를 ‘근무 시간’과 ‘개인 시간’을 1:1로 나누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즉, 하루 8시간 근무 후 남은 시간은 절대적으로 ‘나만의 시간’으로만 쓰는 것을 워라벨이라고 착각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라이프 사이클의 흐름을 무시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삶에는 집중해야 할 시기와 느슨해져도 되는 시기, 몰아칠 때와 쉬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하루 단위로만 워라벨을 계산하면, 성장해야 할 시기에 충분히 몰입하지 못하고 그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2. 워라벨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1) 목표를 먼저 세팅해야 합니다

워라벨은 ‘목표 없는 균형’이 아니라 목표를 위한 균형이어야 합니다. 목표는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 커리어 목표: 현재 회사, 부서, 직무에서 이루고 싶은 성과나 포지션은 무엇인지?

- 삶의 목표: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영향을 남기고 싶은지?


예를 들어, 마케팅 최고 전문가가 되고 싶은 직장인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올해는 디지털 마케팅 프로젝트를 직접 리드하며, 광고 / 콘텐츠 / 데이터 분석 전 과정을 경험합니다. 2~3년 안에는 SEO / 퍼포먼스 마케팅 / 브랜드 전략까지 다룰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야 할 수도 있죠. 이를 위해 매 분기마다 업계 최고 수준의 캠페인을 벤치마킹하고,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며, 사내외 멘토를 찾아 조언을 받습니다. 이런 계획이 있어야 오늘 내 시간을 어디에, 어떻게 써야 할지가 명확해집니다.


삶의 목표는 커리어와 연결되면 좋지만, 꼭 같을 필요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제 삶의 목표는 ‘가정에서 존경받는 남편·아버지’이자 ‘누군가의 성장과 성공을 돕는 사람’입니다. 이 목표는 제가 리더십 코치, 강사, 작가로 성장할수록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습니다. 일을 잘하면 수입이 안정되고, 가족의 삶의 질이 올라갑니다. 동시에 저 자신도 더 성숙한 남편·아버지가 됩니다.


직장은 이런 성장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무대입니다.

그것을 ‘무료 멘토’와 ‘무료 교육’으로 받아들이느냐, 아니면 ‘시간을 빼앗는 구속’으로 여기느냐가 차이를 만들 뿐이죠. 성장의 기회를 스스로 차버리는 사람들을 자주 만나는 이유입니다.



2) 목표에 맞는 시간 계획과 실행

목표가 세워졌다면 이제 중요한 것은 시간 사용 계획입니다. 하루 단위의 워라벨만 생각하면, 매일 8시간만 일하고 나머지는 오롯이 개인 여가로 쓰게 됩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공부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멘토를 만나는 시간을 따로 확보하는 분과의 격차는 불가피합니다.


매일 2시간을 성장에 투자하면, 1년이면 약 700시간, 3년이면 2,000시간이 넘습니다. 이 시간이 쌓이면 커리어·전문성·네트워크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 역시 첫 직장에서 16년 동안 평균 4~5시간만 자며 일을 하고, 공부를 했습니다. 아내가 제가 잘 때 숨을 쉬는지 코에 손을 대고 확인을 자주 했다고 하더라고요. 능력보다 높은 직책과 과제를 맡았기에, 해내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몰아넣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기회라고 여겼거든요.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2년 간은 점심시간과 퇴근 후에 매주 6~7팀의 리더, CEO 그리고 HR 담당자들을 만나 멘토링과 코칭을 했습니다.


그 시간과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더라고요.


그 사이, 딸이 태어나고 아내의 건강에 이슈가 생겼을 때, 딸의 양육을 가족 중 누구도 도와주지 못했을 때는 커리어가 아닌, 워라벨을 챙기려고 노력할 수 밖에는 없기도 했었죠. 커리어보다 더 중요한 것이 가족이라는 것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때의 결정도 이후 내 커리어와 내 성장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비즈니스 22년차인 지금은 시간을 제가 정하고, 고객을 제가 선택할 수 있는 단계에 왔습니다. 워라벨을 ‘하루’가 아니라 ‘삶’에서 찾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 전입니다. 그 전까지는 성장과 기회를 위해 ‘몰입하는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제 결론은 그렇습니다.


‘어려운 목표 = 고생’이라고 생각하시는 분과

‘어려운 목표 = 성장 기회’라고 생각하시는 분의 차이는,


워라벨을 하루 단위로 챙기느냐, 아니면 인생 단위로 설계하느냐에 있습니다.



이번 미팅에서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워라벨은 하루가 아니라 삶에서 찾아야 합니다.”



단지, 삶과 커리어의 목표가 낮다면 하루의 워라벨을 챙기는 것도 즐거운 인생이 될 겁니다. 하지만, 높은 목표와 영향력에 도전하고 싶다면 어쩌면 내 인생에서 성장에 투자하는 시간과 워라벨을 챙기는 시간을 구분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워라벨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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