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리더십 _ 강의를 통해 행동의 변화를 돕는 방법

by 그로플 백종화

리더십 성장을 위한 아주 작은 '의식적인 훈련'


코칭과는 다르게 강의나 워크샵을 하다 보면 늘 아쉬운 순간이 하나 있습니다. 분위기는 좋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도 많았는데, 학습과 배움이 강의장을 나서는 순간 사라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죠. 저 또한 학습과 현실의 구분이 있었을 때가 많았기에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코칭은 반복해서 만나고, 모든 과정은 관점과 의사결정 그리고 행동의 변화를 추적하는 모델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강의를 하더라도 3년, 4년 이상 반복해서 만나는 리더분들의 성장이 조금 더 보이는 이유는 만날 때마다 숙제처럼 현장에 돌아가 해야 할 행동을 정하기 때문이죠. 제가 학습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이 바로 '행동의 변화'로까지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성과 관리'라는 주제로 4번을 방문한 회사 담당자 분과의 대화에서도 이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는 제 성격이 보이더라고요. 파트별로 인사팀이 있는 조직이었기에 다른 파트에서 저와 동일한 주제로 강의를 해주셨던 분이 계셔서 그 강의를 청강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그 파트의 교육 담당자는 8월 제 워크샵을 청강했었거든요. 짧은 3시간 이었는데 가장 다른 점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제가 드린 워크시트는 83page이고, 그 파트는 2page였다고요. 제 워크시트가 많았던 이유는 행동으로 옮기기 위한 사례와 실습용 도구, 실제 구성원들을 기록해 볼 수 있는 자료들을 넣어놨기 때문이었습니다. 3시간이 아니라, 3시간 이후에 사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었기 때문이죠. 실제 3시간 동안 워크시트 중에 20page 정도만 저와 함께했고, 나머지 장표들은 직접가서 실습하거나 읽고 적용할 부분을 찾는 도구일 뿐입니다.


저는 학습의 ‘마무리 방식’을 가장 중요하게 보려고 합니다.

강의를 잘하는 것보다, 강의 이후를 설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코칭은 반복해서 만나기 때문에 이런 준비가 크게 필요가 없지만, 강의는 또 만나기 어렵기에 이 고민을 할 수 밖에는 없더라고요.


그래서 강의를 마치기 전, 참여자들에게 이런 요청을 자주합니다.


첫째, 이번 시간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지식과 깨달음을 정리합니다.

슬라이드 요약이 아니라, “아, 이건 내가 놓치고 있었구나.” “이건 바로 써볼 수 있겠다.” 각자에게 의미 있었던 포인트 한두 가지만 적게 합니다.


둘째, 매주 1번 이상 반복할 수 있는 행동이나 습관으로 바꿔서 기록합니다.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행동이 작을수록 좋더라고요.

예를 들어

- 매주 팀 회의 시간에 내가 먼저 답하기 전에 팀원들이 서로에게 답을 해둘 수 있게 상호 질문 상황 만들기

- 팀원 한 명에게 인정 칭찬 대화를 하고, 메모 남기기

- ‘중립 질문'으로 팀원의 과정을 먼저 물어보고 과정 피드백을 먼저 하고, 결과물을 평가하는 대화하기


이렇게 행동을 구체화하는 이유는 리더십 목표가 아니라, 의식적으로 행동을 변화를 통해 변화를 체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셋째, 옆자리에 앉은 동료와 그 내용을 공유하고, 서로의 행동 계획을 함께 기록합니다. 혼자 적으면 다짐으로 끝나지만, 누군가에게 말하는 순간 약속이 됩니다.


넷째, 연락처를 주고받고, 1주일 동안 실제로 실행한 뒤 서로 피드백을 나누기로 합의합니다. 문자나 카톡 또는 통화와 커피챗 등을 통해 1달 동안 1번씩은 상호 피드백 소통을 해보실 수 있게 스케줄을 잡으시도록 말씀드리죠. 이때 “잘했어요”여도 좋고, “이건 생각보다 어렵더라”여도 충분합니다. 중요한 건 실행해 봤고, 다시 돌아봤다는 사실입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조금씩 웅성웅성 거립니다. 들떠보이는 분들도 계시고, 포기한 듯 웃어버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가끔 시니컬한 표정을 짓는 분들도 계시죠.


한 번은 팀장 교육에서 이런 장면이 있었습니다.

한 팀장님이 선택한 행동은

“회의에서 바로 해결책을 말하지 않고 최소 한 번은 질문부터 하기”였습니다.


교육 다음 주, 짝을 이룬 다른 팀장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내셨다고 합니다.

“세 번 중 두 번은 실패했어요. 급한 마음에 또 답을 말해버렸네요.”

그런데 그 다음 메시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도 한 번은 성공했고, 그날 팀원이 스스로 해결책을 말하더라고요.

그 장면이 계속 기억에 남아요.”


그 팀장님은 다음 주에도 같은 행동을 다시 약속했습니다. 조금 더 잘해보기 위해서요.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은 완벽한 실행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게 하는 힘과 다시 하게 돕는 힘이 엮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행동이 연결될 때 리더의 영향력도 달라지게 되죠.


교육은 사람을 바꾸지 못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관점이자 가치관이기도 합니다. 코칭도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더라고요.


누군가의 변화에는 그 사람의 의지와 행동의 변화가 꼭 따라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두가지가 없으면 성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행동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그 습관이 쌓이면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영향력이 달라지는 것 뿐이죠.


'좋은 학습이란 끝났을 때 박수가 나오는 교육이 아니라,

학습이 끝난 뒤 일주일 동안 한 번이라도 행동이 달라지는 학습이다.' 라고 말이죠. 내가 무엇인가를 배웠다면 그 중에 한 가지를 적용해야 하고, 내가 누군가를 가르쳤다면 그 중에 한 가지를 실행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게 배움과 가르침의 목적이니까요.


이 글을 읽는 이유도 동일할 겁니다.

“이 글을 다 읽고 난 이후, 내가 다음 주에 딱 한 번이라도 다르게 해볼 행동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내 답과 실행이 학습을 기억이 아니라 변화와 성장의 시작으로 만들어 줄 겁니다.


학습을 성장으로 연결시켜 주는 것은 '의식적으로 배운 것을 훈련하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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