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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로플 백종화 May 08. 2022

리더십 큐레이션 _ 이견을 듣는 리더

◆ 다른 의견을 듣는 것은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팀과 조직에게 더 나은 결정을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① 일본 고등학교 야구에서 나온 꼰대 심판의 모습이 가관입니다. 

1)  ‘나를 거스르기 때문에 이렇게 되는거다. 내 뜻을 거역하니 스트라이크도 볼이 되는 것’라고 말하는 심판, 자주 상위권에 올라가는 야구 잘하는 2팀에게 41개의 4사구 판정을 하는 심판, 포수의 스크라이크와 볼 판정에 대한 질문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바깥쪽 공은 아예 스트라이크로 판정하지 않는 심판 등에 대해서 말입니다. 


2) 심판의 스트라익과 볼 판정은 조직의 리더가 가지고 있는 의사결정과 같이 심판만이 가질 수 있는 권한입니다.

그런데 그 의사결정은 리더의 책임과 직책 만큼 조직에 큰 영향을 끼치죠. 이때 리더가 해야 할 것은 의사결정을 자신의 생각과 관점이 아닌 팔로워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반영하라는 것은 압니다. 리더의 의사결정이 조직에 더 나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나만의 지식과 경험 안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몰랐거나 내가 미쳐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더 확장하여 고민하고 더 나은 결정을 하라.’는 것이죠. 


② 한편 망해가던 소니를 다시 최고의 기업으로 만든 히라이 전 CEO는 리더의 필수불가결한 자질로 “이견(異見)을 구하는 리더”의 모습을 제안합니다. 기사에서는 이견을 구하는 리더의 모습을 심리적 안전감의 내용으로 아래처럼 전달합니다. 


1) ‘전자’의 소니에서 대부분의 경력을 음악과 게임 분야에서 쌓은 그는 자신의 부족함을 직시하고, 어느 조직의 리더가 되더라도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고 현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에게 이견을 구한다는 것은 단지 다양한 의견을 듣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서로 충돌하는 다양한 의견이 자유롭게 분출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장 앞에서도 싫은 소리를 할 수 있는 분위기에서 쏟아지는 쓴소리를 들어야 비로소 이견을 구한 것이 된다.


2) 그는 PC 사업을 매각했고, TV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라인만을 남겨두고 모두 정리했다. 반면 플레이스테이션은 컴퓨터가 아니라 게임기라는 입장을 견지해 고사양을 지양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했다. 사내 반발이 대단했고 퇴사한 선배들이 찾아와 항의했지만 그는 뜻을 꺾지 않았다. 그가 확신을 가지고 일을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다양한 의견의 개진과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얻은 결론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회사를 상징하던 부문을 잘라내는 것은 무척 괴로운 결단이다. 그러나 그런 결단을 내리는 것이 리더에게 주어진 임무다. 그리고 그는 ‘결정된 일에 대한 책임은 리더인 내가 진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애당초 ‘의견을 낸 당신의 책임이 아니라 결단을 내린 내 책임이다’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풍부한 이견이 나올 수 있고, 괴롭더라도 현명한 결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3) 그리고 히라이가 선택한 다음 후계자인 요시다 겐이치로 입니다. 그를 영입했던 사례도 기사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계열사 사장이었던 요시다를 히라이는 삼고초려의 정성으로 본사에 데려왔다. 그의 경영 능력에 도움을 받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요시다의 한마디가 히라이에게 더욱 확신을 주었다. “본사에 가더라도 예스맨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아, 이 친구는 내게 서슴없이 이견을 말해주겠구나”라는 생각으로 히라이는 그를 부사장에 임명했다. 요시다는 영업이익 등 실적에서 히라이의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③ 조직문화 스터디 때 읽었던 ‘레드팀을 만들어라‘ 를 쓴 브라이스 호프먼은 ‘리더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 이라는 주제에 대해 몇 가지 인터뷰를 남긴 적이 있습니다. 그 중 3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더라고요.


Q1) 레드팀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쉽게 말하자면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기업의 전략과 계획 등을 분석하고 대다수가 동의하는 사안에 반대 의견을 내는 역할을 하지요.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당연히 성공할 거야’ ‘이 선택이 당연히 옳아’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고 끊임없이 비판합니다.  회사 구성원 대다수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요소를 찾아내고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입니다.  알파벳 등 글로벌 기업 상당수가 레드팀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업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은 아닙니다.  원래는 미국 군대에서 쓰는 방법이었어요.  현재는 일본 국부펀드도 도입했고요.  사기업, 비영리단체, 투자기관, 군대 등 기존 의사결정 방식을 개선하려는 조직이라면 모두 활용할 수 있습니다. 


Q2)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 중에는 레드 팀이 없는 곳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기업에도 레드 팀을 도입하는 것이 도움이 될까요? 


물론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호흡이 잘 맞는 인력으로 이뤄진 집단이라도 항상 합리적인 결정만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기에 실수는 언제든 할 수 있고 실제로 자주 합니다. 경영학, 경제학, 심리학 등 여러 학문에서의 연구 결과가 이를 보여주지요. 객관적인 데이터보다 감정에 의존해 결정을 내리기도 하고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기도 하지요. 결과가 좋으면 과정도 옳았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 특정 사안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은 채 주변 사람들과 비슷한 의견을 내는 사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레드 팀은 이 같은 실수를 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레드 팀이 없는 기업이라면 지금 잘하고 있어도 언젠가는 문제에 직면할 확률이 높아요. 

세상이 빠르게 변한다는 점도 레드 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대기업이 꽉 잡고 있던 시장에 스타트 업이 혜성처럼 등장해 판도를 바꿔놓거나 잘나가던 기업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위기를 맞이한 사례는 많습니다. 레드 팀은 편견, 선입견과 싸우는 조직인 만큼 기업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존재가 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도태되지 않으려면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3) 한국 기업은 수직적인 문화가 강합니다. 상사에게 쓴소리를 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예요. 임원이나 CEO에게는 더욱 어렵지요. 한국 기업에 레드 팀을 도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쉽지는 않지만 리더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앞에 말했듯 레드 팀 전략을 처음 고안해낸 곳은 미국 육군입니다. 

위계질서가 굉장히 강한 조직이지요. 그럼에도 그들은 레드 팀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한국만큼 기업문화가 경직된 일본 기업 중에도 레드 팀을 갖춘 곳이 상당수입니다. 한국 기업에서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전략입니다. 실제로 최근 한국 대기업으로부터 레드 팀을 도입하고 싶으니 도와 달라는 의뢰를 받아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문화가 수직적이고 경직된 기업일수록 레드 팀이 필요합니다. 이 같은 기업은 의사결정구조가 폐쇄적이고 비효율적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지요.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들의 익명성을 보장해주고 불이익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반대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성과를 내기 시작한다면 설득될 것입니다. 


④ 리더가 그 조직에서 가장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구성원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는 과거의 방법과 경험이 정답을 알려주는 시대는 아닙니다. 너무 빠른 변화, 너무 다양한 고객의 니즈, 새로운 경쟁사의 전략 그리고 기술과 환경의 변화가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이 너무 큰 시대이죠.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을 알려주는 슈퍼맨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들의 생각과 관점을 모아 우리에게 가장 적합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현자입니다. 리더십이 이렇게 변화하고 있거든요. 


나는 어떤 행동을 반복하고 있나요? 나와 다른 의견 또는 내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듣고 있나요? 이견을 받아 드리는 것을 넘어 이견을 찾아다니는 리더십이 필요한 지금입니다.   


[참고 기사] 


https://n.news.naver.com/sports/wbaseball/article/109/0004608523 


https://n.news.naver.com/mnews/hotissue/article/020/0003420186?cid=1083422 


https://www.mk.co.kr/economy/view/2019/161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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