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고 싶은 방법을 할 수 있게 해주는 문화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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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직장은 어떤 문화였나?
첫 리더는 어떤 리더십을 보여줬나?
첫 사수와 선배님들은 어떤 사람들이었나?
문득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했었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전락기획으로 합격했지만 아동복 영업부로 배치된 이후 좌절아닌 좌절이 있었고 그 당시 10년 만에 다시 만난 (지금의) 아내는 제가 아동복 매장에서 판매사로 일하는 직원인 줄 알았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만나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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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가 넘는 매장의 매출을 관리하며 처음 해보고 싶었던 것이 '요술풍선'이었습니다. 본사 영업 담당 직원이 요술풍선 배우겠다고 청주로 매주 출장을 갔고, 사무실에서는 요술풍선 만들고 사진 찍고 난리를 쳤죠.
브랜드장님과 선배님들은 그저 '재밌다'는 말과 함께 사진 찍어주는 역할을 담당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역시 아이들에게는 풍선이 최고더라고요. 어느새 제 매장 뿐만이 아니라 전국 180여개 매장에서 풍선을 주문하고 매장에서 풍선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DP하는 매장들이 늘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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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는 '뉴스레터'를 해보겠다고 꼼지락꼼지락 거렸습니다. 주간일보라는 이름으로 매주 월요일 한 주간의 브랜드 정보와 주요 일정, 매출 top과 독특한 상품을 잘파는 매장의 노하우를 정리해서 전국 매장에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선배님들 쫓아다니며 주간일보에 넣을 콘텐츠 달라고 조르고, 선배님이 관리하던 매장에 불쑥들어가 노하우 배워서 공유해버리는데 시간을 많이 썼습니다.
제 뉴스레터가 벌써 오래전 히스토리가 되었더라고요. 작년 한 후배가 그 뉴스레터 본인이 퇴사할 때까지 사용되었다고 했는데 그럼 15년 가까이 된거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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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 교육을 하겠다며 삼성 사장단 양성과정을 이리저리 뜯어보기도 했고, 사장님들께 법인별 사장 후보자들 찾아서 양성하게끔 도구를 드리고 코칭 아닌 코칭을 하기도 했었고,
비서실장을 할 때는 부회장님께 '부회장님. 지금부터는 제가 회장님 보고서를 처음부터 다 쓰고, 결과물만 부회장님께 보고드리는 방식으로 하면 어떨까요?' 라는 발칙한 제안에 '그렇게 해보소' 라며 기회를 주셨던 수많은 리더분들과 함께 했었더라고요.
그냥 첫번째 직장에서 16년을 근무하며 하고 싶었던 것을 마음껏 할 수 있었던 시간을 보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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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에는 막내 직원의 아이디어들은 어쩌면 생뚱맞은 생각 일 뿐이었겠지만, 지켜보고 해보라며 기회를 주고 참아주던 리더와 선배님들이 계셨기 때문에 조금 빠르게 성장할 수 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갖게 되는 오늘입니다.
동료로서 같은 목표를 가진다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해보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만큼 동기부여 되는 것도 없죠.
이랜드와 블랭크는 제게 그런 기회와 환경을 주었던 곳이었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