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아 보여도 가끔은 굴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굴속에 들어가 있다는 걸 눈치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더라고요.
굴속으로 들어가 있는 시간은 방향성을 정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조금 더 생각을 할 수 있는 환경으로 들어가죠.
책을 쓸 때도 비슷합니다. 짧은 글을 쓸 때와 다르게 책을 쓰는 시간은 조금 더 긴 텀으로 생각을 이어가야 하더라고요. 그래야 앞의 글과 뒤의 글이 연결되니까요.
지금은 굴속에 들어와 있는 시간입니다. 이런 저런 생각들도 하고,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설계하는 시간이기도 하죠.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번아웃의 시간도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되었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이전과는 다른 경험, 다른 생각들을 할 수 있었거든요. 모든 것이 계획한대로, 예측한대로 진행되었다면 번아웃을 경험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번아웃을 마주한 그 순간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그때의 다른 생각과 관점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이전과는 다른 성장한 나의 모습으로 말이죠.
굴속에 들어가 있는 그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있는 그 시간이 힘들다고 생각하기 보다, 이전과는 다른 생각과 관점을 갖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내가 하던 대로가 아니라 다른 나를 마주할 때 우리는 또다른 성장을 하게 되니까요.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