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없는 삶, 포기하는 삶
언제나 빠듯하게 바쁜 삶을 좋아했었습니다. 군대에서도, 직장인으로서의 생활에서도, 독립한 지금은 더없이 바쁘게 살고 있고요.
10년 전
아니 처음 취직을 했었던 2004년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선택은 지금이랑 동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그렇게 바쁘게 빠듯하게 살았던 삶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냥 인정하자. 우린 종화 오빠처럼은 못해. 오빤 그렇게 일하면서도 즐기잖아'
새벽 두 시,
자료 준비를 마치고 잠시 거실에서 여유를 부리던 제게 아내가 친구와 제 이야기를 했다고 하더라고요. 둘 다 자신이 하는 일에서 성공하고 싶고, 인정받고 싶지만 일만큼 하고 싶은 것들이 많고 그 많은 것들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이유였습니다.
하고 싶은 게 있다면, 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
그 모습을 잡기 위해서 내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그리고 내가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를 계획해야 합니다.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누군가는 자신이 원하는 명예와 돈을 얻고, 자유롭게 길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행복을 포기했고
누군가는 가족과의 시간을 위해 친구들과의 시간을 포기하듯이
저는 어릴 적 성장을 위해 여유를 포기했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조금 다르게 보이는 부분들이 생기더라고요.
어릴 적 아는 것이 부족할 때는 내 머릿속에 지식과 경험을 넣기 위해 내 여유를 포기했었는데
지금은 빠듯함과 바쁜 삶을 포기해야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공유해 줄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이 드네요.
직장인으로서는 전과 같이 여유 없는 바쁜 삶이 나의 성장이었고 목표였지만
독립한 나의 목표는 내 성장만큼 나와 함께 하는 분들의 성장도 중요하다는 것을 여유를 포기한 지금 느끼게 됩니다.
2021년 독립한 이후의 피드백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어쩌면 '빠듯하고 바쁘게 살았던 제 습관을 포기하는 삶'으로의 전환을 인정하는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