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BANA에서 그리는 소묘#2 바티도스BATIDOS
Lampalila 거리를 걷다가 바티도스를 10페소에 파는 집을 발견
한 잔 달라고 했더니
‘마메이? 과야나?’ 하고 묻는다.
마메이 바티도스라니!! 만일 길을 가다가 마메이가 있으면 살 계획이었는데 뜻 밖의 횡재다.
달콤하고 진한 바티도스를 마시면서 내 텀블러를 꺼내서 여기에 한 잔 더 달라고 하다.
마메이를 처음 먹어본 것은 작년 겨울 멕시코에서였다.
파파야만 한 과일을 잘라서 시식을 해주며 노천에서 팔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일행과 함께 저게 뭘까 궁금해서 앞에 서서 물어보니 답은 안 하고 한 조각 잘라서 준다.
커다란 과일 안에 꽤 커다란 짙은 갈색 씨가 하나 들어앉아있다.
그것은 마치 커다란 감씨와도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한 입 베어 문 마메이는
바로 곶감의 맛이 났다.
함께 간 친구와 동시에 놀라서 마주 보며 이건 곶감 맛이 난다고 웃었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는 워싱턴에 사는 20대의 미국 교포 3세였는데 키가 아주 컸다.
그리고 의례히 동양계 미국인에게서 볼 수 있는 어떤 주눅 듦? 이런 것이 전혀 없었다.
호스텔에 온 다른 나라 게스트들과 아주 스스럼없고 주도적으로 어울리고 금방 친구가 되고 바로 다음날의 동행을 구했다.
한국어가 서툴기는 하지만 통상 한국인끼리만 모여서 노는 한국인 그룹에도 잘 끼어서 식사도 같이 하고 수다도 떨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만나는 한국인들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아름다운 자신감이 있었다.
물론 한국인이라는 느낌보다는 미국인이라는 느낌이 훨씬 강했지만 말이다.
내게 마메이는 덩치 크고 자신감 있는 한국계 미국인 청년의 기억이 연상되는 곶감 맛 열대과일인 것.
마메이 바티도스를 파는 가게 바로 옆 집 앞에 작은 소녀가 앉아있다.
두어 살 되었을까
무엇을 떠올리는지 골똘히 생각 중이다.
옆에는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원숭이 인형이 일행인 듯 앉아있다.
앞에 쭈그리고 앉아 ‘안녕’ 말을 건네자 혼잣말로 뭐라고 뭐라고 한다.
인형을 가리키며 ‘얘 이름이 뭐야?’하고 물으니 ‘루이데’라고 대답한다.
사탕을 들고 줄까? 하니까 동공이 좀 커지며 작은 손가락으로 잡는다.
사진을 찍기 위해 사탕을 주는 것보다는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 친해진 다음에 찍는 게 맞을 텐데.
그 아이의 부끄러움에 나도 덩달아 겸연쩍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