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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Oct 03. 2021

3개월간 순대국 식당 9곳 도전한 후기

서울 선릉 중심

서울 순대국의 지배자. 농민 백암순대.

서울에서 3개월간 체류할 일이 있어서, 3개월간 선릉에 위치한 회사를 다녔다.

그동안 사이드 프로젝트 중에 하나로 '순대국을 많이 경험하고,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미각을 길러보자'라는 것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9 군데를 도전해 보았고,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재방문 의사 있는 곳과 없는 곳으로 나눠보려 한다.


재방문 의사 있는 곳들

1. 선릉에 위치한 농민 백암순대 (http://naver.me/xGOiXFfS)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국물, 순대, 부속고기 세 박자가 완벽하다.

- 순대국을 집중하고 먹어보니, 국물, 순대, 그리고 부속고기 세 가지로 크게 나눠서 볼 수 있다.

- 농민은 우선 국물이 기름져서 고소한 국물류(꾸덕함)와 맑아서 개운한류(맑음)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딱 더도 덜도 말고 중간이라 완벽한 느낌이다.

- 순대는 백암순대 스타일로 피 맛이 강하지 않고 다양한 야채들과 함께 식감이 가벼우면서 풍미는 고소하다.

- 부속고기 역시 적당히 기름져서 부담스럽지 않게 식감을 즐길 수 있다.

- 순대국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방문하셔서 맛의 교과서로 삼으셔도 될 듯.


2. 방이동 개군할머니 토종순대국 (http://naver.me/G14F8Enb)

양평이 본점인 곳이라 서울 순대국이라고 하긴 좀 그렇지만... 필자가 경험한 곳은 방이동 방이역 근처 직영점이었다.

- 국물은 백암에 비해 맑은 류에 가깝다.

- 기본찬으로 간을 주는 것이 특징. 술안주로 좋다.

- 농민과 마찬가지로 순대는 백암 스타일. 적당히 고소하고 식감이 부담스럽지 않다.

- 부속고기 역시 살코기와 지방의 균형이 적당해서 물리지 않는다.

- 농민과 더불어서 서울의 최고 레벨인 것 같다.


3. 르네상스 호텔 사거리 근처 복돈이 가마솥 순대국 (http://naver.me/ForX7J4a)

국물은 깔끔류이고, 순대는 당면순대와 백암순대를 섞어서 주는 정성이 있다.

- 국물 깔끔하고 순대 공들였으나 부속고기가 조금 아쉬운 곳.

- 순대국 사진을 못 찍었는데, 국밥 속 살코기가 너무 적고 지방이 많아서 아쉬웠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기에 재방 의사 있다.


4. 르네상스 호텔 사거리 근처 병천순대 (http://naver.me/GAirFKSf)

사실 여기는 국밥은 안 먹고 순대볶음을 먹었다. 생각해보면 순대국집에서 순대볶음을 파는 집이 많지가 않다.

- 이곳은 친구와 술안주로 순대볶음을 먹은 곳인데, 먹으면서 생각해보니 순대국 전문점에서 순대볶음을 파는 경우가 잘 없다. 왜일까?

- 아무튼 이 집은 순대 전문점답게 순대볶음 안에 순대 외에 부속고기가 잘 들어가 있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 다만 순대볶음에 들어간 순대가 당면 순대인 부분이 가게 이름과 어울리지 않아서 아쉬웠다.

- 주문할 때 부속고기를 많이 넣어달라고 말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반찬으로 주는 간이 매우 맛있다.


5. 선릉 을지순대국 (http://naver.me/Fn2it3fb)

국물 맑은류인데 순대가 당면인 부분이 아쉽다.

- 사실 맑은류 국물에 부속고기도 훌륭하고 파랑 부추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시원한데, 농민 옆에 위치한 점이 큰 마이너스인 느낌

- 농민에 비교하자면 순대가 당면인 점이 아쉽고 부추가 너무 커서 식감을 헤치는 점, 그리고 안에 들어간 느타리버섯 역시 식감을 헤치는 점이 아쉬웠다.

- 그래도 재료들 신선하고 국물 깔끔해서 재방문 의사는 충분하다.


재방문 의사 없는 곳들

1. 낙성대 기절초풍 왕순대 (http://naver.me/G5rQ3PGR)

국물은 꾸덕류이고 부속고기는 일품. 순대가 아쉬웠다.

- 국물, 순대, 부속고기 부분에서 국물, 부속고기는 전부 좋은데, 막상 순대가 아쉬웠던 집이다.

- 순대 껍질이 다른 곳과 다르게 좀 두꺼운 재질로 되어있는데, 다른 곳은 창자가 아니고 여긴 진짜 창자인가? 구체적인 것은 모르겠다. 다만 식감이 질기고 돼지 잡내가 좀 나서 많이 먹기엔 힘들었다.

- 가격도 훌륭하고 맛도 전체적으로 괜찮았지만 잡내가 과락인 것 같다.


2. 천안 병천순대 충남집 분점 (http://naver.me/Fmg21kGU)

- 서울에 살다 보니 대부분 백암순대만 먹게 되어서 병천순대를 경험해보기 위해서 지인 추천으로 찾아간 곳

- 서울에서 먹는 백암순대에 비해서 피가 많이 들어있다. 피 맛이 고소해야 한다고 하던데... 필자 입맛엔 조금 꾸덕함이 지나쳤던 느낌이다. 쉽게 재방문하기 힘들 듯.


3. 선릉역 근처 소공 순대 (http://naver.me/5ncPWQAO)

순대만큼은 맛있는데, 정말 순대만 맛있는 느낌...

- 국물은 얼큰류이면서 기름기가 너무 많은 느낌이고, 결정적으로 부속고기가 너무 비계 비중이 높다.

- 순대만큼은 꽤 훌륭한데, 부속고기에 좀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그럼 국물도 개선될 수도...


4. 선릉역 근처 선릉순대국 (http://naver.me/GlV7G8JI)

선릉에서 오래 일한 친구 말로는 농민 이전에는 나름 먹어주던 곳이라고...

- 오래된 스타일이고, 실제로 오래된 가게이다 (91년부터 영업 중)

- 국물은 맑은류이고 부속고기도 괜찮은데, 순대는 신경 덜 쓴 당면 순대류.

- 무엇보다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비싼데(순대국 특 13천 원), 그 가격을 이해하기 상당히 힘든 구성이다. 근처에 쟁쟁한 경쟁자가 많기 때문에 재방문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종합 한줄평

서울 순대국은 농민과 개군, 개군과 농민.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적어도 저의 2021년 여름은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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