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선릉 중심
서울에서 3개월간 체류할 일이 있어서, 3개월간 선릉에 위치한 회사를 다녔다.
그동안 사이드 프로젝트 중에 하나로 '순대국을 많이 경험하고,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미각을 길러보자'라는 것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9 군데를 도전해 보았고, 후기를 남겨보려 한다.
재방문 의사 있는 곳과 없는 곳으로 나눠보려 한다.
재방문 의사 있는 곳들
1. 선릉에 위치한 농민 백암순대 (http://naver.me/xGOiXFfS)
- 순대국을 집중하고 먹어보니, 국물, 순대, 그리고 부속고기 세 가지로 크게 나눠서 볼 수 있다.
- 농민은 우선 국물이 기름져서 고소한 국물류(꾸덕함)와 맑아서 개운한류(맑음)의 중간에 위치해 있다. 딱 더도 덜도 말고 중간이라 완벽한 느낌이다.
- 순대는 백암순대 스타일로 피 맛이 강하지 않고 다양한 야채들과 함께 식감이 가벼우면서 풍미는 고소하다.
- 부속고기 역시 적당히 기름져서 부담스럽지 않게 식감을 즐길 수 있다.
- 순대국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방문하셔서 맛의 교과서로 삼으셔도 될 듯.
2. 방이동 개군할머니 토종순대국 (http://naver.me/G14F8Enb)
- 국물은 백암에 비해 맑은 류에 가깝다.
- 기본찬으로 간을 주는 것이 특징. 술안주로 좋다.
- 농민과 마찬가지로 순대는 백암 스타일. 적당히 고소하고 식감이 부담스럽지 않다.
- 부속고기 역시 살코기와 지방의 균형이 적당해서 물리지 않는다.
- 농민과 더불어서 서울의 최고 레벨인 것 같다.
3. 르네상스 호텔 사거리 근처 복돈이 가마솥 순대국 (http://naver.me/ForX7J4a)
- 국물 깔끔하고 순대 공들였으나 부속고기가 조금 아쉬운 곳.
- 순대국 사진을 못 찍었는데, 국밥 속 살코기가 너무 적고 지방이 많아서 아쉬웠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기에 재방 의사 있다.
4. 르네상스 호텔 사거리 근처 병천순대 (http://naver.me/GAirFKSf)
- 이곳은 친구와 술안주로 순대볶음을 먹은 곳인데, 먹으면서 생각해보니 순대국 전문점에서 순대볶음을 파는 경우가 잘 없다. 왜일까?
- 아무튼 이 집은 순대 전문점답게 순대볶음 안에 순대 외에 부속고기가 잘 들어가 있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 다만 순대볶음에 들어간 순대가 당면 순대인 부분이 가게 이름과 어울리지 않아서 아쉬웠다.
- 주문할 때 부속고기를 많이 넣어달라고 말하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처음 반찬으로 주는 간이 매우 맛있다.
5. 선릉 을지순대국 (http://naver.me/Fn2it3fb)
- 사실 맑은류 국물에 부속고기도 훌륭하고 파랑 부추도 많이 들어가 있어서 시원한데, 농민 옆에 위치한 점이 큰 마이너스인 느낌
- 농민에 비교하자면 순대가 당면인 점이 아쉽고 부추가 너무 커서 식감을 헤치는 점, 그리고 안에 들어간 느타리버섯 역시 식감을 헤치는 점이 아쉬웠다.
- 그래도 재료들 신선하고 국물 깔끔해서 재방문 의사는 충분하다.
재방문 의사 없는 곳들
1. 낙성대 기절초풍 왕순대 (http://naver.me/G5rQ3PGR)
- 국물, 순대, 부속고기 부분에서 국물, 부속고기는 전부 좋은데, 막상 순대가 아쉬웠던 집이다.
- 순대 껍질이 다른 곳과 다르게 좀 두꺼운 재질로 되어있는데, 다른 곳은 창자가 아니고 여긴 진짜 창자인가? 구체적인 것은 모르겠다. 다만 식감이 질기고 돼지 잡내가 좀 나서 많이 먹기엔 힘들었다.
- 가격도 훌륭하고 맛도 전체적으로 괜찮았지만 잡내가 과락인 것 같다.
2. 천안 병천순대 충남집 분점 (http://naver.me/Fmg21kGU)
- 서울에 살다 보니 대부분 백암순대만 먹게 되어서 병천순대를 경험해보기 위해서 지인 추천으로 찾아간 곳
- 서울에서 먹는 백암순대에 비해서 피가 많이 들어있다. 피 맛이 고소해야 한다고 하던데... 필자 입맛엔 조금 꾸덕함이 지나쳤던 느낌이다. 쉽게 재방문하기 힘들 듯.
3. 선릉역 근처 소공 순대 (http://naver.me/5ncPWQAO)
- 국물은 얼큰류이면서 기름기가 너무 많은 느낌이고, 결정적으로 부속고기가 너무 비계 비중이 높다.
- 순대만큼은 꽤 훌륭한데, 부속고기에 좀만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그럼 국물도 개선될 수도...
4. 선릉역 근처 선릉순대국 (http://naver.me/GlV7G8JI)
- 오래된 스타일이고, 실제로 오래된 가게이다 (91년부터 영업 중)
- 국물은 맑은류이고 부속고기도 괜찮은데, 순대는 신경 덜 쓴 당면 순대류.
- 무엇보다 가격이 말도 안 되게 비싼데(순대국 특 13천 원), 그 가격을 이해하기 상당히 힘든 구성이다. 근처에 쟁쟁한 경쟁자가 많기 때문에 재방문이 쉽지 않을 것 같다.
종합 한줄평
서울 순대국은 농민과 개군, 개군과 농민. 이것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적어도 저의 2021년 여름은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