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인생에 대해서 먈할 때,
"올라가긴 어렵지만 내려오는 것은 쉽다"
라고들 한다.
그렇지만, 음질과 관련된 스피커, 이어폰 같은 음향기기, 맛을 느끼고 즐기는 미각 등의 감각들은 올라가긴 쉽지만 내려가긴 어려운 편이다. (e.g. 한 번 좋은 음질을 들어 본 귀라면 낮은 음질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된다)
이런 현상을 일반화 해보면, 돈을 버는 쪽으로는 올라가기가 어렵고, 돈을 쓰는 쪽으로는 내려가기(규모를 축소하기) 어렵다.
카루이자와 가족여행 중 프리미엄 다이닝에서 오마카세를 즐겼는데, 그 중 나온 도미 초밥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내 인생에서 수도 없이 많은 도미를 먹었는데, 그 모든 도미를 뛰어넘는 급의 도미 맛을 보았다.
이렇게 되면 상당히 긴 시간동안 도미를 통해 감동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슬픈 일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기쁜 일인 쪽이란 것은 알고 있다.
이렇듯 이미 알고 있는 음식의 맛의 스펙트럼의 한계를 깨는 경험은 기쁘다. 2017년 로드트립 중 들렀던 제노아의 한 레스토랑에서 페스토 제노베제를 먹고 감동을 느꼈던 것이 그런 감각의 처음인 것 같다. 이미 숱하게 먹어와서 맛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먹고 나니 그간의 기억이 무색해지는 그런 경험.
막국수라든지, 닭갈비라든지,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음식들에 대해서 언젠간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
한국 요리사들의 수준이 상승하길 기대하면서 나 역시 감각을 키워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올라가긴 쉽지만 내려오긴 어렵다.
올라가는 경험을 더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