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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Dec 25. 2018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차이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이런 말을 발견했다.


'남자들은 맞는 말도 까고, 여자들은 틀린 말도 동조한다.'


이런 류의 이분법에 공감하는 편은 아니지만, 말장난으로서의 재미는 인정하는 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중-남고를 같이 나온 친구들이 모이는 그룹에 가면 엄청난 비난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일상적이다.


스타트업을 다닌다고 말하면 반드시 이런 말을 하는 친구가 꼭 있다.


"그게 ㅈ소기업 아니냐? 스타트업은 ㅅㅂ... ㅈ소랑 스타트업이랑 다른 게 뭐냐?"


라는 반응이다. (성숙한 사회인으로 유하게 작성하자면 "그게 중소기업 아니니? 스타트업은 무슨...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차이가 무엇이니?"라는 말...)



그래서 나름대로 정의 내려 보기 위해 글을 작성하게 되었다.


언제나 그러하듯 스타트업의 정의를 구글에 먼저 찾아보았다.


많은 포스팅 중에서, https://brunch.co.kr/@chaewonkong/8 이 포스팅이 깔끔하게 정리를 해 놓은 것 같았다.


또한 어떤 포스팅에서는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차이로


1) 스타트업은 생긴 지 3년 이하의 신생기업을 말하고

2) 스타트업은 세련된 이미지가 있지만 중소기업은 고리타분한 이미지가 있다


라고도 한다.


아무튼, 다른 것들을 찾아보고 정리하는 것은 독자들이 알아서 하면 될 일이니 나의 정의로 가자면,


"

스타트업이란, 중소기업 중 핵심역량과 사내 문화 두 분야에 걸쳐서 혁신을 추구하고, 이러한 혁신이 기업 내외부적으로 인정받은 회사

"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단지 기술적인 혁신만을 말하자니, 내 친구 아버지가 대표이사로 계시는 1세대 벤처기업 하나가 떠올랐다. 그 회사도 분명히 꽤나 첨단 테크놀로지를 다루고 웬만한 스타트업 못지않게 기술적으로 복잡한 상품을 가지고 있지만 스타트업이라고 불리지 않는다. 왜일까? 단지 20년이라는 역사가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을 필자는 문화적인 혁신 결여에서 찾는다. 아무리 첨단 텍을 다룬다 하더라도 전무님이 주관하는 회식에 부서 필참, 1차 삼겹살 2차 노래방 코스라면 스타트업이라고 불릴 수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굉장히 고전적인 산업(e.g. 소비재 제조업)인데도 스타트업이라고 불리는 케이스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예를 들어서 후배가 이제 막 시작한 인조잉 라이언즈라는 회사는 칵테일 제조 키트를 판매하면서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스타트업 연구소의 지원을 받고 있다.


깨알 홍보. 싼마이 보드카를 우아하게 마실 수 있게 도와주는 키트. google "SLODKA".


이 회사는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일까?


칵테일 키트라는 것은 상당히 오래된 상품이고, 배송하는 방식도 기존의 물류체계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아직 조직원이 많지 않아서 문화적으로 혁신을 추구하는지 또한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아직은 판단 보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상품적인 면에서는 기존의 칵테일 키트와 어떻게 다른지, 혹은 기존의 칵테일 시장이 넘지 못했던 규제의 벽(술은 온라인 결제가 안 된다는 점 등)을 어떻게 넘으려고 할 것인지와 관련해서 기업 조직원들에게, 또 그 기업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게 된다면 그땐 스타트업이라고 부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스타트업은 ㅈ소기업인 것이 맞다. 그렇지만 모든 ㅈ소기업이 스타트업인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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