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롱런하는 가수에 대한 나름의 이론이 있다.
가창력이나 음색도 중요하지만, 롱런(15년 이상)을 위해서는 철학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가창력이나 음색이 뛰어나서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아도, 장기적으로 지향하는 방향성 등을 통해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15년이 지나도 그 음악을 사랑해 줄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이론을 갖게 된 배경으로는 아마 나의 초교시절부터 현재까지를 같이 하고 있는 이적, 김동률이란 가수가 크게 자리 잡고 있지 않을까 한다.
이 둘은 크게 보면 비슷하고 작게 보면 상당히 다른 류의 가수인 것 같은데, 데뷔에서부터 현재까지를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상당히 흥미진진한 일이다.
이번 글의 모티브가 된 이들의 노래들은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이적의 "나무로 만든 노래(2007)" 앨범의 12번 트랙 '무대'라는 노래와, 김동률의 "Monologue(2008)" 앨범의 10번 트랙이다. (공교롭게도 두 노래 모두 각 앨범의 마지막 트랙이다)
이 두 노래 모두 가수로서 본인들이 음악을 대하는 감정에 대해 서술한 노래라는 점이 공통점이다. 구체적으로는 조금씩 다르지만...
아무튼, 여기까지가 서론이고 본론은 나도 내가 글을 대하는 태도를 정리해보고 싶었다는 점이다.
singer-songwriter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내용을 노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미약하지만 나도 내가 하고픈 말을 글로 써서 출판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또한 싸이월드 꿍시렁, 페이스북 근황토크로 이어져서 현재의 브런치까지, 많지는 않지만 고정된 독자들도 있다. (매우 감사드린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본인이 잘하는 것을 취미로 키우고 싶어 한다. 호윤이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이 그렇고, 원숭이한테 농구가 그렇고, 문구한테는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그런 것 같다.
나도 점차 시간제약과 신체 제약 등에 맞춰서 많았던 취미들을 정리하고 있는데, 우선 음악 감상과 독서 감상이 사라졌다. 또한 축구도 횟수가 많이 줄었고, 게임도 시간을 많이 줄였다(아내는 믿지 못하겠지만...).
반면에 요즘 새로 태어나고 있는 취미가 글쓰기이다.
왕년에는 좀 더 자유롭게 좀 더 가볍게 적는 것이었다면 요즘은 좀 더 신경을 써서 글을 적고 있다. 물론 더 신경을 쓴다고 더 좋아진 것은 아닌 것 같다. 너무 신경 써서 적으니까 재미가 없다 내지는 나의 색깔이 묻어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더 잘해지기 위해서는 개선해야 할 내용이겠지만, 취미의 본질은 역시 하는 사람의 만족인 것 같다. 조슈아가 말하길 "타인이 보길 원치 않는데 인터넷에 포스팅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는 하지만, "타인이 보기는 원하지만 타인의 비판을 수용해서 더 개선하려는 노력까지는 하기 싫은" 정도의 수준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는 취미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다음 글은 나의 20대 때 명작선에 들어갈 꿍시렁 중 하나인 "경험과 선입견"에 대해 다시 써 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