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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Aug 17. 2022

시를 쓰는 수필

중학생 때인지 고등학생 때인지, 교과서에서 윤동주 시인에 대해 누군가가 작성한 수필을 읽은 기억이 있다.

전체적인 글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윤동주 시인이 "풍화작용하는"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개선을 하려고 고민을 했다는 부분만은 기억에 남는다.


현대의 음악 작사가와 과거의 시인들이 비슷한 작업을 거치지 않았을까 싶다. 풍화작용과 같은 것을 어떻게 운율에 맞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작업이 그들의 일인 것 같다. 필자는 예술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일을 하고 있지만, 며칠 전 꿈에 나온 문장이 마음에 들어서 그 문장을 활용해서 시를 작성해 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시를 시 만으로 덩그러니 내놓는 담대함이 필자에게는 없어서, 수필의 형식을 빌어서 시를 써 보려고 했다. 짝사랑이란 제목이면 좋겠지만 너무 식상한 것 같아서 외마음이라는 제목으로 작성해보려고 한다. 아무튼 남기고 싶었던 것은 시니까, 잽싸게 한 편 남겨본다.



외마음

by Elia Rho


혼자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그러므로 내 마음은 사랑이 아니다


내 마음을 키워가는 것 만으로도

그녀의 삶에 흠집을 내는 기분이다


나는 내 마음을 멈추거나, 크기를 줄이거나, 방향을 돌려야만 한다

그녀를 생각하자니 그 편이 옳다


오늘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한다

맞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를 모질게 몰아넣는다


그런 생각을 하며 그녀를 스쳐지나간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난 오늘도 너의 눈을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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