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말 하지 말고 들어가서 공부나 해라"
"그 친구는 쓸데없는 말을 너무 많이 한다"
라고 할 때의 "쓸데없는 말"의 뜻은 화자의 발언으로 인해서 화자가 득 볼 것이 없는 말을 말한다.
필자도 나름 많이 사용하는 단어인데, 어느 날 곰곰이 생각해보니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 말인 것 같다.
A가 B에게 "쓸데없는 말 하지 마라"라고 했다고 치자.
B가 한 말이 정말로 B에게 득은 안 되고 해만 되었다고 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B는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고, 그 말을 했기 때문에 욕구의 해소라는 이득을 이미 본 것이다. 물론 B가 그 말을 뱉자마자 후회했을 수도 있다. 욕구를 잘못 인식하고 내뱉어 버려서, 정말로 말하고 나서 이득이 제로이고 마이너스만 많은 수도 있다.
B가 뱉은 말을 B가 후회했는지 아닌지는 B 밖에 모르기 때문에, 쓸데없는 말이라는 평가는 말을 한 본인 외에는 할 수 없는 것이다. B가 "쓸데없는 말을 했네요 죄송합니다."라고 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A가 "너 왜 쓸데없는 말을 하냐"라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쓸 데가 있는지 없는지 A는 평가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쓸데없는 말이라고 말한 A의 발언이 쓸데없는 말인지 아닌지는 역시 A밖에 모른다.
그러므로 아무 말할 자격이 없는 필자는 황급히 글을 마무리지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