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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ia Jun 02. 2024

미국 아빠일기 41편: 23개월이 되니까 감격이 드물다

23개월 차, 드디어 친구와 의사소통을 한다.

아기가 23개월이 되었다.


이제 곧 두 살이다.


이렇게 잘 자라는 것과 반대로, 브런치에 글을 쓰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 싶은 정도의 감격을 느끼는 빈도는 줄어든다.


아마, 인간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정도의 작은 생명체가 인간화되는 모습에 감격을 느끼다가, 점점 인간의 형상을 하고 나서부터는 나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것이니 감격일 것 정도는 아니다,라는 느낌이 아닐까 한다.


당연한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조선시대의 육아일기인 양아록을 봐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록의 빈도가 점점 낮아지는데, 아마 비슷한 이유에서 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는 정말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냈다. 보다 잘 걷고, 보다 잘 먹고, 보다 잘 자고 잘 말한다라는 개념 외에, 최근에 처음으로 친구와 의사소통을 하면서 잘 놀게 되었다.


아기들이 놀이터에서 땅파기 놀이를 하거나 돌을 줍거나 꽃을 따거나 등의 놀이를 하는 걸 시작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친구와 둘이 놀면서 5분 이상 필자를 찾지 않았다.


이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것인지 육아의 경험이 있는 독자들은 공감하리라 생각한다.


이 5분이 10분이 되고, 15분이 되고, 30분이 되고, 아마 AI의 발전처럼 지수적으로 증가하리라 생각한다.


AI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AI를 인간의 배움과 유사하게 설계했기 때문에 당연한 말일 수는 있지만, 하나의 두뇌 발달이 AI 학습과 유사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예컨대, 하나는 아직 잔디 위에 있는 개똥과 나무껍질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개똥을 건드리려고 하면 지지, 지지하면서 겁을 주었기 때문인지, 땅바닥에 놓인 나무껍질을 보고 먼저 지지 지지를 외치고는 한다.


그럴 때마다, 아니야, 그건 나무껍질이야 라고 알려준다. 학습을 시키고 있는 셈이다.


아마 학습이 반복될수록 뉴런들의 연결이 보다 긴밀해져서, 어느 순간 최적화가 이루어지는 순간이 있는 것이 인간 두뇌의 성장이겠지, 싶다.


Overfitting을 피하기 위해서 다양한 경험을 시켜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의무이리라.


아무튼, 23개월의 아기는 여전히 잘 성장 중이다.


두 돌을 맞아서 다시 칸쿤 여행을 계획해 놓았다.


다음 육아일기는 칸쿤에서 작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육아일기 41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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