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8화.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사람

세 가지 시간에 피어난 무지개를 담다

by 기록하는 엘리

1부. 과거 ― 기억이라는 비눗방울 (Day 1~10)

6~10일 : 기억에 남는 인연

Day 8.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사람


— 칠흙같은 어둠 속의 등대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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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울게 한 사람이 나를 단단하게 만들었다면, 지금 생각해도 고마운 그 사람은 내가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해준 '마음의 지지대'였다.


살다 보면 누구나 인생의 겨울을 만난다. 겨울에는 모든 것이 얼어붙고, 내가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조차 알 수 없을 만큼 눈보라가 치는 시기이기도 하다. 수족냉증인 나에게 따스한 온기를 건네주었던 '고마운 사람'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다.


함께 매일의 삶을 지속해 나가는 관계,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배우자(남편)을 가장 존경한다.


완벽하지 않지만, 서로를 바라보며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애쓰는 사이이다.


배우자와 함께하는 하루하루는, 내가 살아 있는 이유를 매일 새롭게 써 내려가는 시간이다. 오랜기간 동안 나를 가장 솔직하게 드러내게 하고, 그 모습마저 사랑해주는 유일한 공동체다.


배우자가 나에게 보여준 따뜻한 시선은 내 자존감의 뿌리가 되었고, 나중에 내가 타인을 대할 때 가져야 할 태도의 표본이 되었다. 고마움이란 단순히 무언가를 받았다는 느낌을 넘어,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싶다'는 선한 의지로 이어진다는 것을 나는 그를 통해 배웠다.


나는 2011년부터 남자친구와 연애 7년, 결혼생활 7년으로 14년동안 함께 동거동락하고 있다. 대학교 1학년인 20살부터 함께해온 사람이어서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세월을 함께 보내왔다. 내가 산 인생에 있어 약 41%를 함께해온 셈인데, 100%에 수렴할 때까지 더 많은 삶을 함께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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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 11년전(2014년) 남자친구에게 연애 3년차에 보냈던 손편지 원문




[스물 셋, 11년전(2014년) 남자친구에게 연애 3년차에 보냈던 편지내용 중 원문 일부]

평범한 일상까지도 함께 있었기에 특별할 수 있었어.


나의 20대는 자기(남자친구)와 함께한 일상들이고,

그 과거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기뻐.

나와 자기의 기억이 동일할 테니까.


순간순간의 스쳐지나가는 상황들과 그 때의 감정을 꺼내보았을 때,

같은 시간, 같은 공간, 서로에 대한 기억으로 행복해 질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행복한 거 아닐까 싶어.


앞으로 우리가 함께 걸어갈 길과 그걸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하지 않아?


지난 날 다툰만큼 앞으로도 분명 많이 다툴거야.

그래도 묵묵히 받아들이고 고쳐나가고, 또 많이 배우고,

반성도 하고, 개선도 하고 그러면서 성장하겠지.


두려워하지는 말고 겪고 나서의 자신의 모습을 예상하면

풍파에 직면하는 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난 다툼의 시간과 혼냄의 시간을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서로를 위해서도 반드시 겪어야하고, 또 필요한 시간이라 생각해.


시간이 흘러간만큼 나도 많이 변했고, 또 변할거야.

그래야 자기를 현명한 방법으로 올바르게 이끌어 줄 수 있으니까.


난 자기의 현명한 조언가이자

함께 즐거움과 슬픔을 나눌 동반자이자,

행복을 함께할 사람이고 싶어.


그러면 어떤 위기가 오더라도 함께 이겨낼 수 있지 않으까?

그런 날이 언젠가 꼭 올거라고 믿어.

자기를 보듬어 안아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꼭 지켜줄게.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우리 서로 아끼고 사랑하자. 고맙고 사랑해.


(편지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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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3년차 남자친구에게 쓴 편지

[나를 행복하게 해주는 배우자를 만난다는 것은]

어떤 이는 말보다 행동으로 사랑을 보여준다.

내 배우자는 그런 사람이다.


지쳐 있는 날에도, 내가 웃도록 애쓰고

내 기분을 먼저 살핀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따뜻함을 먼저 내어주는 일은

어쩌면 가장 어렵고도 존귀한 사랑일 것이다.


그 사람을 보면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태도'라는 말을 떠올린다.

존경이라는 단어는 그 사람 앞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방황하는 나에게 진심을 담아 내 고민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주었고, 내가 스스로를 포기하고 싶을 때 내 편이 되어주었고, 매 순간 섬세한 배려의 행동을 해주던 사람이었기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길치인 나는 인생이라는 여정에서도 배우자와 함께 걸어나간 덕분에 길을 잃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말보다 행동에서 오는 배우자의 다정함이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배경이 되어주었고, 변함없는 신뢰와 사랑에 진심으로 고맙고 사랑한다.


배우자에게 사랑을 담아 최근에 보냈던 메시지를 짧게 써보자면 아래와 같다.


"해야할 일들에 치여 치열하게 앞만 보며 사느라 숨이 가쁜 자기야. 올해 많이 수고했고, 새해에도 바쁘겠지만 행복한 한 해 보내자. 부족한 모습이지만 늘 아껴주어 고맙고, 시간이 흘러도 언제까지나 널 사랑해 ♡♡♡


2025.12.25(목)

너의 곁에서 사랑을 가득담아, 기록하는 엘리가"

언제까지나, 행복하기를, 고마운 마음을 평생에 걸쳐 전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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